2008년 6월 2일
세계여행 제 33일 째 (2)
Lauterbrunnen, Switzerland




"현아는....아닌데요^^;;;"


그랬다. (당시)25살의 건강한 (?) 대한민국 청년 주영군은 그렇게 우리 앞에 등장하셨다.
우리와 정 반대루트로 프라하에서 독일을 거쳐 스위스로 흘러넘어온 주영오빠는
프라하에서 예상에 없던 스카이다이빙으로 프라하 하늘에 돈을 뿌려서 예산에 허덕이고 있었으며
스위스에 온지 3일째나 되었지만 편두통때문에 융프라요흐에도 못오르고 이렇게 그저 휴양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인이란 것 때문에 극 경계를 보였던 나였지만
그저 DSLR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사진찍기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경계1호를 해제하고
또 얘기를 나눠보니 착하고 순수해보이고 마쵸니즘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경계2호를 해제했다.
그리고 계속 둘이서만 여행하느라 슬슬 지루해질찰나에 새로운 대화의 상대가 생겨서 흥미가 발동하기도 했고.^^

다행히 오늘은 편두통이 많이 나았다는 주영오빠와 함께 주변에서 장을 보고
라우터브루넨 마을에 있는 폭포로 구경 나왔다.



시원하게 떨어지는 폭포수


아직은 거리감이 느껴지던 첫 만남.



폭포 뒤에 가려진 동굴로 들어갈 수 있는 계단.


폭포수 너머로 보이는 라우터브루넨의 아기자기한 모습



잠깐 폭포를 보고 다시 호스텔로 돌아왔는데, 라우터브루넨 이 작은 마을은 정말 할게 없는거다.
계획이라고는 패러글라이딩 하나였는데 그것도 예약이 꽉 차서 내일로 홀랑 넘어가고,
그렇다고 이렇게 오후 내내 호스텔에 앉아서 시간 죽이는 건 정말 싫어! 난 그렇게 못하겠어!!
....라고 생각한 나는 과감하게 우리 방 창밖에 보이는 언덕에 혼자 놀러갔다 오겠다며 나갈 채비를 했다.
날씨가 흐렸기 때문에 혹시라도 비가 올까봐 나의 만만준비 우비 착용!!
약 한달전 나이아가라의 폭풍우에 맞서줬던 용감한 나의 캐네디언 우비!!!

우비 입고 신나서 깡총깡총 뛰는 나...



아....근데.....빗물에 젖은채로 접어놨더니 어디선가 꼬리꼬리한 냄새가 나....ㅠㅠ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통!
어쨌거나 혼자 디카들고 필름카메라 들고 룰루랄라 신나게 나갔다.
그럼 모두들 나와 함께 라우터브루넨의 언덕에 올라가 볼까요???!!


앗, 뭐라고 쓰여있는지 알 수 없어요...ㅠㅠ

알프스 자락의 아기자기한 라우터브루넨..

구름보다 높은 산 융프라요흐가 잠시 모습을 드러냈다.

가는 길에 달팽이를 만나서 카니발의 '달팽이'도 흥얼흥얼



그야말로 고요함과 평화로움, 여유로움...이런 수식어는 다 갖다붙여도 좋을 그런 라우터브루넨이었다.
처음, 시은언니가 라우터브루넨에 호스텔이 좋다고 예약하자고 했을때만해도
듣도보도 못한 작은 동네라서 내키지 않았는데..
뉴욕, 런던, 파리, 바르셀로나...사람들이 바글바글 한데 있다가 갑자기 평화로운 산 속으로 들어오니
그동안은 느끼지 못했던 그런 여유까지도 느껴질 정도였다.
오길 잘했다. 오랫만에 사람들한테서 벗어나 쉴 수 있다니.

노란 기차가 덜컹덜컹 달려옵니다.

한적한 철로...

귀여운 동물모양의 (도)자기들 :)



못다한 이야기는 다음편에서....:)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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