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ep Cove 에서 카약을 탔다.
무려 7년전부터 나의 wish list에 있던 것 중에 하나였다.
아쉽게도 혹시라도 물에 젖는 대참사가 발생할까 싶어 핸드폰과 카메라를 모두 육지에 두고 가는 바람에 사진한장 찍지 못했지만

뭐랄까.
밴쿠버는 밴쿠버고 캐나다는 캐나다랄까.
푸릇푸릇한 침엽수림의 산계곡 사이에
깊고도 넓은 - 넘실거리는 호수가 있고
그 호숫가마다 개인 선착장을 가진 별장같은 집들이 들어서 있다.

쨍하지만 뜨겁지 않은 햇살 아래
투명하지만 무겁게 느껴지는 물을 저으며
아- 여기가 캐나다구나.
이 자연풍경이 캐나다구나.
캐나다에 와서 처음으로 캐나다답다는 생각을 했다.



한시간 반가량의 노젓기로 돌아오는 길은 무척이나 피곤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렇게 좋은 곳도- 결국에는 현실이라고.
여기 사는 사람들도 결국은 현실에서 살고 있는 거고
지지고 볶고 살면서 웃고 울고 하는거라고.
그리고 내가 아무리 떠나와도
결국 나는 내 삶으로 돌아가게 되어있다.
그게 내가 거진 10년가까이 매년 여행을 하먼서 깨달은 가장 큰 생각이기도 했다.
삶은 여행에서 끝나지 않는다.
결국은 나의 삶, 나의 고민으로 돌아간다.
아주 잠시 잊어버리고 지낼 수 있을 뿐.



그렇다.
그러니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적어도 살아있는 동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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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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