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

■ 삶 2011. 3. 22. 00:21


지금은 집에가는 버스 안.
사실 "하교" 가 맞는 말이지만 왠지 오늘은 "퇴근"을 하는 느낌이다.
오늘 입은 포멀한 옷차림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법문서 작성시간에 소장 하나를 뚝딱 써내고 나와서일까.
평소같으면 공부하다가 집에 돌아가는 느낌일텐데 오늘은 일- (내가 아마 앞으로 할 일)을 하고 집에 들어가는 느낌.

오늘 수업에서 소장을 쓰게될 꺼란 건 알았지만 대충 기한을 주고 쓰게 시키겠거니 했는데
나이스한 우리 교수님은 40페이지쯤 되는 기록을 나눠주시고 웃으며 말씀하셨다.

"11시까지 제출하도록 하세요. 오늘밤 11시입니다."


!!!


그때부터 다같이 미친듯이 기록을 찾아보고 소장예시들을 찾아보고 교재를 뒤적거려서
3시간 반만에 채무부존재확인 청구 및 대여금 청구의 소장을 써냈다.

두번째 쓰는 소장이어서 그런지
첫번째 연수원에서 쓸때보다는 덜 막막하긴 했다.
비록 데드라인에 쫓겼지만 ㅜㅠ


그렇게 잽싸게 제출하고 막차 놓칠까봐 하이힐을 신고 뛰어가면서
왠지 모르게 이게, 아마 내가 앞으로 아주 잘 풀렸을때 - 매일같이 하고 살아야 하는 내 미래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머릿속으로 생각만 해오던 그 미래가 갑자기 불쑥 현실이 되어 내 옆으로 다가온듯 했다.


그런 현실, 이런 일-
좋지도 나쁘지도 않을 것 같다.
어쨌든 지금은 내 힘으로 소장을 쓸 수 있다는게 신나는 것도 같다.


자,

"다녀왔습니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변신  (2) 2011.03.24
Chagall  (2) 2011.03.23
이상한 법나라의 하늬H  (0) 2011.03.20
햇살 좋은 금요일 ♬  (1) 2011.03.18
let's  (0) 2011.03.16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