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형사소송법전 ♡ 민소법전도 있다.




다음 주에 다시 사법연수원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번 과목은 형사. 더 정확하게는 형사소송법.
아직 형사소송법을 안배웠기 때문에, 민사와 형사 사이의 일주일 사이에 형사소송법을 혼자 예습했다.

이재상 형사소송법 책을 혼자 읽고 있는데, 처음엔 너무 따분하고 지루하고 재미가 없었다.
앞에서 민법3를 공부하고 있는 송가에게 재미없다고 했더니 "절차법이잖아 ㅜㅠ"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래, 확실히 실체법보다 절차법이 따분하고 재미가 없는 것 같다.

그렇게 따분한 과목을 꿋꿋이 공부하다가, 문득 교과서 안에 내용이 다 써있다는 이유로 (더 정확하게는 귀찮아서)
 법전 한 번 안펴보는 나를 발견했다.
교과서나 수험서로 공부하다보니 자꾸만 법전을 안들쳐보게 되던데
연수원에서 교수님들이 항상 무엇보다도 법전을 가까이하고 법전을 꼼꼼히 읽어보라고 하셨던 말씀들이 생각났다.
게다가 이건 절차법인데 법전 한 번 안펴보고 책만 읽는건 공부하나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시험용 법전은 한문때문에 거부감이 많이 들고, 그러다보니 자꾸만 안 읽게 되고 악순환의 반복인지라
작년 프리세션 때 사뒀던 한글 법전중에 형사소송법만 뜯어서 얇은 나만의 형사소송법전을 만들었다.
그리고 교과서를 읽다가 법조문 표시가 있으면 무조건 그 부분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제일 재미있었던 증거법 부분 조문들




사실 지금까지 나는 법전보는 버릇을 못들였다.
법전이 무섭(?)기도 하고 왠지 성스럽게(?)느껴지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재미도 없고...(...)
민사소송법을 공부할땐 좀 뒤척뒤척 들여다 보았는데,
형사소송법을 공부하기까지 이렇게 법전을 자세하고 꼼꼼하게 뜯어본적이 없었다.

이번에 형사소송법을 공부하면서, 책 내용에 법조문 표시가 있으면 무조건 그 부분 조항을 찾아가서 내용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책을 읽었다.
그렇게 책 내용과 법조문을 번갈아가면서 공부하다보니, 책을 읽는 속도는 무한으로 늘어났지만 (;;;;_
그렇게 따분하고 재미없던 소송법교과서가 마치 법전 설명서 같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한 조문안에서 주체와 대상과 효과를 나눠서 보게 되고
한 조문 안에서 각 항마다 비교하면서 그 내용이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면서 보게 되었다.

그동안은 조문을 읽어도 그냥 스윽 무슨 내용인지 훑어보는 그런 정도였는데
이렇게 법조문을 하나하나 뜯어가면서 비교하면서 읽다보니,
법조문들이 그물망처럼 짜임새있게 짜여져있고, 조문과 조문이 서로 연결되면서 조건이 되고 효과가 되고
마치 보물지도의 힌트들을 찾아가는 그런 재미!


요로케요로케 책 읽고 법전한번 찾아보고, 법조문 구절을 이해하면 된다.



 이렇게 재미있게 공부한 김에 복습까지 했다면 좋았을테지만
오전, 저녁으로 운전학원이랑 핫요가 다니느라고 그날그날 배운걸 복습까지는 못했지만
어쨌든 일주일동안 형사소송법 법전을 꼼꼼히 뜯어서 읽어보면서 교과서도 한 번 읽었고,
무엇보다도 법전 포비아를 물리쳤다는 게 너무너무 기분이 좋다.
왜 연수원 교수님들이, 법전 하나만 있으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다고 하셨는지, 그 말이 깊이 와닿기도 했고. 

어느새 새로운 과목의 법서를 혼자 읽는 것에도 겁내지 않고,
하루에 수십~백페이지씩 혼자 읽어나가는 것도 이젠 부담도 안되는 걸 보니
그래도 1년 간 법학공부에 매달린 효과가 이렇게 나오는구나 싶다.
조금씩 속도와 자신감이 붙어가는 것 같다. 좋다.

내일 공판절차까지 읽으면 형사소송법 1회독하고 연수원 들어간다.
이렇게 혼자 독학한 형사소송법을 연수원에서 어떻게 단단히 다지고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


아, 결론!
절차법을 재미있게 공부하려면 -
교과서를 읽으면서 그 내용을 한 번 이해하고 그 조문을 찾아가서 읽으면서 그 법조문의 내용과 구조를 이해하면 된다.
히히

'■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잊지 못할 2011년 2월 8일  (1) 2011.02.09
롯데월드  (0) 2011.02.02
夜밤생각  (0) 2011.01.21
내 생에 특별한 일주일  (0) 2011.01.16
07/ Jan/ 2011  (0) 2011.01.06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