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javu

■ 삶 2010. 3. 20. 00:26



나는 그 말을,
무려 5년전에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일부러 기억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고, 되도록이면 잊고 싶은 말이었는데
나는 그 말을 너무나도 또렷하고 또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을 5년뒤에 전혀 연관성이 없는 사람에게 또 들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상처받는 말들은 모조리 가슴속에 새겨두고 기억해두는
못된 무의식적인 버릇때문에 나는 뒤끝처럼 두고두고 그때 그 말들을 기억해내곤 하는데
그렇게 상처준 사람들을 원망해서가 아니라
그 때 내가 왜 그 말에 제대로 대응을 못했나,. 바보같이 굴었나...하는 생각들 때문에
자다가 하이킥하는 마음으로 그 때 그 말들을 곱씹어보고 - 내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
하고...혹시나 또 다시 반복될지도 모르는 그 상황을 대비해 연습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연습도 부질없었던 건가.
나는 그 순간 너무나도 똑같은 발언에 소름이 끼칠정도로 정신이 쭈뼛섰는데
그리고 꽤 오랜시간 동안, 나는 혹시 반복될지 모르는 5년전 그 상황의 대처를 연습해왔는데
아무리 연습을 해봐도 나는 나인걸까 -
나는 5년전 그때와 똑같이 행동해버리고야 말았다.


모든것이 되돌이표처럼 다시 다 돌아가버릴까봐
나는 그 모든 연습들을 다 물거품처럼 날려버리고
내가 그토록 후회했던 그 순간 순간들의 나처럼 행동해버릴까봐
조금, 걱정이다.
조금 - 아주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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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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