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난 주에 약 10주간 준비했던 시험이 끝났습니다. (야호)

낮에는 일하랴, 저녁에는 공부하랴, 주말에는 학원다니랴...(..)

도저히 여행기를 쓸 시간이 없었는데 이제 틈틈이 남은 핀란드 여행기를 써야지요.

핀란드 여행부터는 귀찮았는지 피곤했는지 일기가 없...어서 10개월 전의 기억에 의존하면서 쓰게 생겼네요.

그나저나 비행기와 숙소까지 다 결제해놓은 여름 휴가가 굉장히 불확실해지고 있어서 마음이 굉장히 불안합니다.

제발 무사히 여름휴가까지 잘 다녀와서 계속 여행기를 쓸 수 있기를!

 

 

 

 

어제 오후 (.............무려 10개월 전 이야기를 '어제'라고 쓰니까 엄청 어색하네.....-_-)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헬싱키까지 고속열차(알레그로)를 타고서 핀란드 헬싱키에 도착했다.  

고속열차로 고작 3시간 30분 거리.

상트페테르부르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헬싱키 중앙역에 내리자마자 청량하다 못해 차가운 공기가 여긴 또 다른 세상임을 온 몸으로 깨닫게 해주었다.

 

 

중앙역에서부터 예약해둔 에어비앤비까지 멀지 않은 거리라 택시를 타려고 했는데

중앙역 앞에서 대기 중엔 택시가 모두 검은색 벤츠다...

대박 벤츠택시...

간지난다....

그런데 왠지 탈 엄두가 나지 않아...

우리나라 모범택시일것만 같아....

게다가 여긴 북유럽이야...5분가는데 요금이 5만원일 수도 있는 나라야...

(그러나 후에 우리는 택시가 아니라 엄한데서 어마어마한 물가(?)를 실감했다.)

 

 

결국 쫄보 셋은 벤츠택시에 지레 겁먹고 에어비앤비까지 걸어가고야 말았다.

그렇게 도착한 날은 일단 짐을 풀고 쉬면서 3일간 헬싱키에서 무얼 할지 고민하다 

아무 대책없이 잠이 들었다.

 

 

러시아 여행은 준비를 꽤 했는데 헬싱키는 가이드북 1개도 읽어보지 않았다.

말그대로 무계획, 무정보, 무대뽀로 도착한 헬싱키.

3일 동안 이 곳에서 무얼하게 될지 새삼 (이미 알고있지만) 궁금해지네.. 

 

 

 

 

 

 

모두들, 굿모닝! Hyvää huomenta!

라고 쓰고 뭐라고 읽는지는 모르겠으나 구글에 돌려보니 알려줍니다. 히바아~후아멘다~

이게 바로 혹시 휘바휘바?

 

 

삼無 (무계획, 무정보, 무대뽀) 정신의 헬싱키 여행은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히에타라하티 마켓 (Hietalahden tori)에서부터 시작했다.

히에타라하티 마켓(Hietalahden tori)은 헬싱키에서 열리는 유명한 벼룩시장 중에 하나인데

정작 우리는 아무 정보가 없어서 우리 숙소 앞이 바로 히에타라하티 마켓인지도 몰랐다는 거!

다만, 아침에 창문을 열어 보니 이른 아침부터 주차장에 사람들이 주섬주섬 물건을 꺼내놓고 있어서 장이 서는 정도를 눈치챘을 뿐. (ㅜ.ㅠ)

게다가 우리도 너무 일찍 나오는 바람에 아직 물건을 꺼내놓은 상인도 몇 없어서 무얼 구경할 수도 없었다.

 

 

 

 

 

오, 그런데 바로 히에타라하티 마켓 옆에 눈에 확 띄는 노란색 자전거들이 줄지어 서있었다!

 

나와 K가 샌디에이고에서 만끽했던 자전거!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자전거 대여소도, 자전거 타는 문화도 아니어서 차마 즐기지 못했던 그 자전거!

바로 헬싱키의 따릉이 같은 공용자전거, City Bike 였다!

역시 자전거의 천국 헬싱키.

(그러나 나는 자전거의 천국이 나를 지옥으로 끌고갔다....)

 

헬싱키의 City Bike는 신용카드와 인터넷만 되면 외국인도 손쉽게 이용할 수가 있다.

검색해보니 Daily pass가 24h 5유로였다.

5유로? 헬싱키 대중교통 1day pass보다 싸잖아?

값도 싸고 자전거도 타고 이렇게 좋을 수가!

신난 우리는 Daily pass를 3개 결제했고, 각자 마음에 드는 노란색 자전거를 하나씩 골라들었다.

북유럽아이들의 평균신장 때문에 자전거 안장이 허리춤을 넘는게 다반사라 깔깔거리며

우리에게 닥쳐올 카드값은 꿈에라도 생각지 못한 채

기쁜 마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는 조금 더 꼼꼼하게 규정을 읽어봤어야 했다.

서울시 따릉이도 1시간에 1천원이지만 30분마다 1천원씩 추가되는데

이 살인적인 물가의 북유럽에서 자전거 1대를 하루종일 5유로씩만 받고 빌려줄 리가 없잖아?

자세한 이야기는 지옥이 펼쳐질 때.... 

 

 

 

 

 

정말 헬싱키는 자전거의 천국이었다.

날씨는 화창했고 공기도 쾌청했다.

콧노래가 절로 났다.

우리는 항구를 끼고 남쪽으로 달려서 요트 정박지에 도착했다.

 

자전거가 타고다닐 땐 좋은데 사실 실내에 들어가 있으려면 주차시켜놓는게 조금 번거롭다.

근처에서 City Bike 정류장을 찾아서 반납하고 나중에 다시 대여할 수 있었지만

우리는 굳이 그러지 않았다.

그 이유는 여기 북유럽 애들이 맞춰놓은 안장 높이가 어마어마하게 높아서....(-.-)a

주차할 때마다 반납하고 다른 자전거로 바꿔서 타면 매번 안장을 낮추기가 귀찮을까봐

우리는 우리의 아담한(?) 키에 맞춰진 우리 자전거를 사수하기로 했다.

우리의 키가 아담했던 것이 이 모든 지옥의 시작이었달까.....

 

우리는 헬싱키 시민들의 대쪽같은 양심(?)을 믿고

자전거를 어디 한 구석에 묶어놓고서는

근처 카페로 들어갔다. 카페 이름은 카페 카루셀 (Cafe Carusel)

 

 

 

 

나는 라떼를 주문했다.

헬싱키의 물가를 처음 맞닥뜨리는 것이었는데

에, 생각보다 커피가격이 우리나라 커피가격이랑 비슷해서 안심이 되었다.

커피 한잔에 막 1만원, 2만원 할 줄 알았는데 한 5~6천원 정도?

 

 

라떼를 들고서 창가에 앉았다.

한 모금. 라떼를 마셨다.

아이씨. 천국이 따로 없다.

 

 

 

" 라떼의 첫 맛은 조금 쌉싸름하지만 따뜻한 스팀밀크에 섞여들어간 커피맛이 깊고 풍부하다.
한국을 떠나고 열흘만에 느껴보는 깊은 커피맛이다.

지금 내가 앉은 자리에서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서 조금은 슬픈 마음까지도 든다.
청량한 공기, 쾌청한 하늘, 파란 바다와 녹음짙은 나무와 잔디밭.
이런 풍경은 세상에 밴쿠버뿐인줄로만 알았는데 그 세상 반대편에 이런 곳이 또 있다.

이 곳도 너무 맑고 깨끗하고 아름답다.
사람의 마음을 한 순간에 사로잡아버린다.
오래도록 이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을만큼. "

2016. 08. 11.
Helsinki, Finland

Travel note

 

 

 

 

창 밖의 풍경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도저히 실내에만 있을 수가 없었다.

우리는 야외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았다.

아, 정말 이리보아도 아름답고 저리 보아도 아름답다.

어느 쪽을 바라보고 앉아도 아름답다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런데 여기 이렇게 앉아서 황홀해하는 사람은 나와 K와 J밖에 없다.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하는 여기 사람들은 이 풍경이 너무나 당연한가보다.

 

 

날씨가 허락한다면 3일 내내 여기만 와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이렇게 맑고 깨끗하고 아름다운데 커피까지 맛있는 곳이라면

여기에서 한달 정도 머무르면서 이 청정한 자연과 아담한 도시와 맛있는 커피를

내 삶의 일부처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솟구친다.

 

 

러시아도 좋았지만, 여기 헬싱키는 환호성을 지를만큼 좋다.

러시아는 여행하기에 좋은 곳이라면, 헬싱키는 살기에 좋은 곳 같다. (살아보지 않았지만)

 

 

 

 

 

마음같아서는 천년만년 여기 바다풍경을 보고 싶었지만

아무 계획 없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 우리 계획이기에

일단은 자리를 털고 다시 자전거를 끌고 해안가를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자전거 타면서 한 손으로 찍은 사진 후훗.

보다시피 자전거 도로가 아주 잘 되어 있다.

 

그런데 자전거로 달리면서 깨달은 건데 -

여기 헬싱키 진짜 작다?........

솔직히 자전거만 있으면 대중교통 탈 필요도 없을 정도고,

어디 멀리 안다니고 골목골목 탐험할 생각이면 맘만 먹으면 걸어서도 다 다닐 수 있어....(내가 그랬음)

 

어쨌든, 달리다보니 15분도 채 되지 않아서

우리는 가장 유명한 마켓광장 (market Square), 카우파토리(kauppatori)에 도착했다.

일단 또 근처철망에 아담한 높이의 안장이 장착된 자전거를 잘 세워두고 카우파토리를 둘러봅시다.

 

헬싱키의 카우파토리는 배에서 가져온 갓 잡은 생선이나 주변에서 재배한 신선한 농산물이 주로 거래되며,

모여드는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기념품과 먹거리도 함께 판매된다.

시장은 매일 오전 6시반부터 오후 2시까지 열리며, 5월~9월 사이의 여름철에는 야시장이 열린다. (네이버 지식백과)

 

 

 

핀란드의 상징물인 '발트해의 아가씨'라고 불리는 조각상과 분수대.

 

 

 

아침에 만난 히에타라하티 마켓보다 훨씬 더 규모가 크고 관광명소의 느낌이 강한 카우파토리.

야채, 과일 뿐만 아니라 각종 핀란드 기념품, 수공예품도 팔고 시장답게 맛있는 길거리 음식도 다양하게 팔고 있다.

 

 

 

 

이렇게 거대한 연어를 즉석에서 지글지글 굽고 있다!

밖에서 사먹어도 되지만 우리는 옆에 있는 마켓홀 건물로 들어갔다.

 

 

 

 

마켓홀 안의 아기자기한 상점들.

바깥에서는 팔지 않는 식료품들, 빵이나 햄, 치즈 같은 식재료를 다양하게 팔고 있었다.

우리는 돌아다니다가 싱싱한 연어가 올려진 샌드위치에 끌려 마켓홀 가운데의 가게로 들어갔다.

 

 

 

 

 

역시 북유럽이야.

연어의 살결이 쫄깃쫄깃해....

나 같은 연어덕후는 어떡하라구....

(10개월 전엔 갸름했군..............내일부터 다이어트...)

 

마켓홀에서 배를 채우고 나오니 바로 옆에 에스플라나디(Esplanadi) 공원이 있었다.

화창한 날씨 아래 다소 북적이는 관광객들.

나는 근처 가게에 아이쇼핑을 간 K와 J를 기다리며 에스플라나디 공원을 가볍게 걸었다.

공원 한 켠의 레스토랑 테라스에서는 사람들이 음식을 기다리며 햇살을 즐기고,

반대편에는 밴드가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아침의 평화로웠던 카루셀도 좋았지만

낮이 되니 활발한 에스플라나디의 분위기도 좋은걸? :)

 

 

 

 

에스플라나디 공원 한 켠의 여유로운 테라스

 

 

 

으앙 저 노란 자동차 너무 귀여워.....

 

 

 

 

공연을 준비중이던 한 밴드.

아무리 기다려도 공연시작이 아니었는지 계속 튜닝만 해서 끝내 노래 한 곡 듣지 못하고 자리를 일어나야 했다.

 

 

자, 이제 또 아무 계획이 없이 자전거를 타는 오늘의 계획을 따라

또 다음 장소로 움직여 보겠습니다!

 

 

오전 일정 정리 : 히에타라하티 마켓(숙소) → 카페 카루셀 (10분~15분) → 카우파토리&마켓홀 (15분~20분)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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