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

■ 삶 2009. 1. 21. 23:53


엄살피우고 싶지 않지만 어쨌든 갑갑한 빌딩속에 12시간동안 갇혀서 지내는 스트레스도 만만치가 않다.
일하다 가끔 답답하거나 짜증이 날때면 잠시 눈을 감고 추억속으로 날아간다.
그 때 그 때 떠오르는 순간들이 다르지만, 하나같이 즐겁고 행복한 순간들만 떠오른다.


그 때의 날씨, 햇살, 바람, 소리, 기분 모두 다 아주 잠깐이지만 순식간에 추억의 환상속으로 빠져들어서는
마치 영화를 보듯이 그 속에 있는 나를 다시 바라보고 그 때의 기분을 잠깐이나마 떠올려본다.
즐거웠던 과거속의 기억으로 도피하는 것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잊어버릴까봐 겁이 나기도 하고, 그 때가 그립다고 떼 쓰는 것도 아니니까 이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 식사다운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하루종일 땡볕을 걸어다녀야했고
너덜너덜 닳아버린 신발뒷창에 스며드는 빗물을 밟으면서 덜덜 떨기도 했고
20키로가 넘는 짐가방을 들고 거대한 캠퍼스를 누비기도 했으며
혼자된게 무서워서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고 새벽환승시간을 놓칠까봐 1시간에 한번씩 기차에서 홀로 깨기도 했지만
나는 그때 참 행복했다.

그 순간에도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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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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