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8. Sat.

3박 5일 무모한 미국여행  

 San Diego  (1)

 

 

 

 

두어 번 밤잠을 설치고서 아침에 가까운 새벽에 일어났을 때, 창밖으로 보이는 화창한 하늘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일기예보와 다르게 아주 맑은 하늘이었다.

왜 항상 떠나는 날은 날씨가 맑은지. ㅜㅠ

 

 

나는 서둘러 샤워를 마치고 아주 잠깐의 틈을 타 밖으로 나왔다.

상쾌한 아침 바람 향기에 머리 끝까지 싱그러워지는 그런 기분을 느끼며 종종 걸음으로 해변가 쪽으로 걸었다.

어제 저녁에 갔던 Boundin과 고작 2블럭 거리었는데 저 엠바르까데로(Embarcadero) 쪽에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맞은 편에 요트와 배 너머로 골든 게이트 다리의 빨간 기둥이 얼핏 보였다.

 

 

 

어쩔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는 거야.

 

 

 

from SFO to SAN

 


광활한 태평양 연안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

우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오전 10시 40분, 예정된 시각에 샌디에고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거의 10년 전,

밴쿠버에서 미국 서부를 여행할 때 별로 볼 것 없는 작은 도시라는 이유로 과감히 뺐던 도시, 샌디에고를 -

심지어 오로지 햇살을 즐기겠다는 포부만으로 한국에서부터 3박 5일 일정으로 날아오다니.

그 사이에 샌디에고에 새로 즐길 볼거리가 엄청 많아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건 아마, 샌디에이고에 가보고 싶은 새로운 이유가 생겨서이겠지.

어느 누군가가, 샌디에고를 너무 추천했기 때문에라고나 할까.

물론, 나는 그 누군가를 보러 가는 것은 아니었지만.

 

 

비행기는 서쪽 해안을 따라 한 시간여를 날다가 서서히 고도를 낮추었다.

비행기 창 밖으로 샌디에고의 모습이 보이는데 생각보다 도시가 낮고 넓게 퍼져있고

(나 샌디에고를 너무 과소평가 했나?)

최근에 어느 영화(시카리오)에서 보여준 어느 멕시코 도시의 모습 같기도 했다.

 

 

그런데 보통의 공항들이 도심에서 멀찍이 떨어져 건설되는 것과 달리,

샌디에고의 SAN 공항은 도심 바로 옆 해변에 위치해 있고

비행기는 도시의 건물들 지붕위를 낮게 날면서 가정집과 차 위를 지나 사뿐히 SAN공항에 착륙했다.

(정말....부드러운 Landing이었다. 일기장에 말 그대로 "부드러운 landing"이라고 적어놓았다.)

 

 

야자수가 곧게 뻗은 이국적인 샌디에고에 도착! 약간 제주도공항과 비슷한 분위기 후후.

 

도심의 주택가 위를 날아 착륙하는 비행기와 그보다 높이 솟은 야자수 :)

 

 

 

드디어,

야자수가 가로수인 곳.

샌디에고에 도착했다.

남부지역답게 공항 밖으로 늘씬한 야자수들이 뻗어있고, 햇살은 따뜻하다 못해 살짝 따갑기까지 했다.

 

 

그리고,

모두들 한여름 옷차림이었다!!!!!!

샌프란시스코가 초가을 분위기었다면 여긴 초여름의 활발한 느낌이 났다.

 

 

우리는 우버를 불러 예약해둔 에어비앤비에 찾아갔다. (에어비앤비에 대한 자세한 얘기는 다음 편에)

일단 짐을 두고 집을 살짝 둘러본 뒤, 우리는 남은 하루 반나절 동안,

샌디에이고의 약간 북쪽에 위치한 라호야 (La Jolla) 해변에 가기로 했다.

 

 

2월에 만난 샌디에고는,

그야말로 내가 상상했던 샌디에고 그 자체였다.

서울은 폭설이 내린다던데, 이 곳은 20℃가 넘고 햇살이 화창하기 그지 없다.

그래, 이런 햇빛을 쬐고 싶어서 샌디에고를 골랐지!

 

 

라 호야(la Jolla) 가는 길, 내가 상상했던 미국의 모습을 보았다.

 

 

 

버스를 타고서 라 호야(La Jolla)까지는 1시간 여정도 걸리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들이

정말 내가 어린 시절 티비를 통해보았던, 상상해왔던 그런 미국의 모습이었다.

사실 미국이 워낙 커다란 나라라서 지역마다 그 특색이 모두 다르긴 하지만

어린 시절에 형성된 내 머릿 속의 미국이라는 이미지는

이렇게 드넓은 잔디와 파란하늘,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캘리포니아의 모습이었다.

미국에 여러 번 다녀왔지만,

이제서야 내가 생각했던 미국의 모습을 만난 것만 같아 마음이 조금 설렜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걸려 La Jolla Shores에 도착했다.

기린처럼 시원하게 쭉쭉 뻗은 야쟈수를 따라 걸어내려가니, 탁 트인 바닷가가 나타났다.

(La Jolla Cove도 있는데 La Jolla Shores에서 내렸다.)

 

 

드디어 La Jolla Shores 근처에 도착!

 

제주도에 있는 야자수와는 비교도 안되게 키 큰 야자수들

 

저 멀리 바다가 보이고, 잔디밭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 부럽다!

 

웃음이 절로 나지요 :)

 

 

 

 

 

아무리 햇살이 따사롭지만, 아직 2월이고 바닷가라서 찬 바람이 조금씩 부는데

이 곳 사람들은 마치 한여름인것 마냥 비키니를 입고서 태닝도 하고 수영도 하고 해변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었다.

모두들 이 라 호야(La Jolla)를 "즐기러" 온 가운데, 이 라 호야(La Jolla)를 "보기" 위해 온 것 우리 밖에 없는 것 같았다.

 

 

 

 

라호야 해변의 한가로운 풍경.

 

 

으앙. 탁 트인 이 해변.


 

바닷가에서 걸어나오는 연인들 ♡

 

물 웅덩이에 물을 주고 있는 귀여운 꼬마.

 

서서히 해가 지는 라 호야의 해변

 

 

 

 

우리는 해변을 따라 파도소리를 즐기며 여유롭게 산책을 하다가,

서서히 저물어 가는 노을을 보며 모래사장 끝에 걸터 앉았다.

 

 

 

이렇게 한 것도 없는데 노을이 지지요오.

 

 

저 앞 바다에서 쏟아지는 파도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소리를 시원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싶지만,

정말 시원하게 들리니 이렇게 밖에 말할 수 없다.

 

 

2월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만큼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는 곳.

마치 초여름 바다처럼.

가족들과 친구들이 햇살을 즐기며 뛰노는 곳.

따뜻하고 건강하다.

세계 곳곳의 아름다운 해변을 많이도 보았지만, 아름다운 것보다도-

부럽다.

 

 

아름다움 그 이상이다.

이 곳에는 삶이 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물놀이를 하고 모래성을 쌓는다.

누군가는 서핑보드를 타며 파도를 즐기고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잡고 거닌다.

또 누군가는 강아지와 함께 이 멋진 뛰어가고

친구들은 럭비공을 던지고 덤블링을 연습하며 여기,

La Jolla를 즐기고 있다.

 

 

부럽다.

이 햇살도,

이 해변도,

이 건강함도.

여기서 나고, 자라고, 사는 이들이 너무나도 부럽다.

 

- 2016. 2. 27. La Jolla, San Diego에서.

 

 

 

태평양 너머로 해가 떨어진다.

 

장관을 연출하면서 먼 이 곳까지 온 우리에게 따뜻함을 건넨다.

 

이제 저 해는 태평양을 너머 한국에서 떠오르겠지.

 

 

 

저 태평양 너머로 노을지는 멋진 하늘을 감상하고서 뒤돌아 걷는데

풀밭냄새와 함께 아이들이 아빠와 함께 까르르 웃으며 뛰노는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해는 이미 져서 어둑어둑해지는데.

이 어둑함과 이 풀냄새가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한 때는 나도 해가 져가는 때까지, 엄마가 저녁먹으라고 부를 때까지,

원없이 걱정없이 뛰어놀던 때가 있었지.

요즘 우리나라 아이들은 이 시간에 놀이터가 아니라 학원에 있지 않을까.

씁쓸하다.

 

 

갈 때는 한참인 것 같던 길이, 돌아오는 길은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 것 같다.

우리는 힐크레스트(Hill Crest)에서 저녁을 먹고,

샌디에고의 다운타운격인 개스램프 쿼터(Gaslamp Quater)로 나갔다.

뭔가 저녁에 Gaslamp가 켜져서 엔티크하고 로맨틱할 것 같았는데

그냥 Hip한 거리였다.

젊은 사람들이 늦은 시간인데도 레스토랑과 펍에서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토요일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었는데

뭔가 활동적이고 생기넘쳐 보여서 나름 나쁘지 않았다.

 

 

여기, 샌디에고는 현지에 친구가 한 명 있으면 딱 좋을 것 같다.

낮에는 해변에서 함께 뛰어 놀고, 저녁엔 이쁘게 차려입고서 인기있는 Pub에 가서 밤을 보내는.

우리는 그저 곁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어 조금 안타까웠다.

북적이는 개스램프 쿼터(Gaslamp Quarter)를 뒤로 하고서,

우리는 조용하고 평화롭고 심지어 밤에는 불빛조차 적은 힐크레스트(Hill Crest)로 돌아왔다.

어쨌든, 밤늦도록 노는 게 부러워도 여행할 때는 안전이 최고다!

 

 

 

여기가 Gaslamp Quarter.

 

 

자, 내일은 샌디에고에서의 (오늘 왔는데 벌써) 마지막.

내일은, 발보아 파크와 코로나도 섬에 갈 예정이다.

내일도 이렇게 햇살이 반짝하길 바라며 벌써부터 두근두근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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