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밤 - "Night time in HK"
2박3일의 홍콩여행이니 물리적으로 홍콩의 밤을 볼 기회는 2번밖에 없어서
하루는 침사추이쪽에서, 하루는 소호에서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
원래 계획대로라면 리츠칼튼 호텔의 오존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야경을 보기로 했지만,
어쩌다보니 먼저 침사추이의 스타의 거리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곳 침사추이쪽에서는 홍콩섬의 북쪽야경을 볼 수 있는데
저녁 8시가 되면 심포니오브라이트라는 레이저 쇼를 한다네요.
워낙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이지만
유난히 날도 흐리고 안개가 자욱했던데다가
사실 이미 서울의 야경도 충분히 화려한 덕분에
홍콩의 야경이 명성만큼 황홀한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소호(SOHO)
둘째날 저녁에는 짬을 내어 소호지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첫날 점심을 먹으며 잠깐 훑어보았던 소호지역의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꼭 다시 와보고 싶었는데요.
토요일밤이라서 사람이 많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한산한 분위기였어요.
저녁이 되니 소호는 확실히 이태원 같은 분위기가 되더군요.
SOHO_PMQ
가파른 언덕과 일방통행 차도, 그리고 좁은 인도.
소호지역의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낮에왔을 때만해도 좁은 인도에서 사람들에 치여서 불편했는데
조금 한산해지니까 훨씬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었어요.
SOHO _ Les fils a maman
소호지역을 걷다가 우연히 네온사인을 보고 들어간 골목길에서
잠시 잊어버렸던 여유의 공간을 만났습니다.
다정한 이야기가 가득찬 골목 깊숙한 곳의 작은 프렌치 레스토랑,
그 앞을 비추는 커다란 가로등,
잠시 홀로 나와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그 모든게 참 자연스럽고 여유로워 보였어요.
사실 이 곳만 보면 이 곳이 홍콩인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또 소호의 매력인가 싶어요.
여기 이 주변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당시 상황상 들어가볼만한 여력이 없었어요.
내일 오전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역시 한 번 놓친 기회는 다시 잡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음 날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돌아오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다음에 홍콩에 갈 일이 있다면, 꼭 이 소호의 분위기 좋은 펍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싶어요.
그게 침사추이의 호텔Bar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것보다도 저와는 이곳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
SOHO _ kau kee restaurant
9시가 훨씬 넘은 시간인데도 이 곳 소호의 맛집인 카우키 레스토랑 앞에는
점심떄 못지 않게 긴 줄이 늘어져있네요.
즐거운 토요일 밤, 친구들과 만나 가볍게 맛있는 국수 한 그릇 후루룩 후루룩 먹고
이 골목의 또 다른 흥겨운 곳으로 놀러가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 불이 켜진 어느 집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내가 홍콩사람이었다면 어떤 토요일 밤을 보냈을까 상상에 빠져봅니다.
이 곳에서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가족은 누가 있을까, 이런 토요일 밤에는 주로 어떤 일을 할까.
은근히 이런 상상하는게 재미있어요.
SOHO _ HOMELESS
카우키 레스토랑 건너편의 Homeless의 네온사인이,
밤이 되니 캄캄한 배경에서 더욱 빛이 나네요.
네온사인은 괜시리 낭만적이에요.
호텔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를 타는 침사추이의 미들로드 입니다.
홍콩의 가장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빅토리아 피크에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줄이 너무 길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어떤 한 단편적인 장면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직접 그 골목을 걸으며 밤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었어요.
비록 아주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이국적인 분위기의 소호의 가로등 아래
작은 펍과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과 흥겨운 대화소리를 엿들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니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은 전혀 없었어요.
다음에 홍콩에 또 오게 된다면 저는 꼭 소호에서 많은 시간을 머물고 싶네요. :)
다음 편은 2박 3일간 다녀본 [홍콩의 맛집]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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