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08월 11일 (3)
붉은빛 이스탄불
갈라타 타워, 크루즈
다리 건너 가야 하는 갈라타 타워!
타워를 올라가다 만난 어린냥이
해가 조금씩 기울어지는 오후,
이른 저녁을 먹고서 향한 다음 행선지는 베이올루 지역의 갈라타 타워.
에미뇌뉘에서 갈라타 다리를 건너서 언덕을 올라가면
이스탄불을 내려다 볼 수 있는 갈라타 타워가 있단다.
8월 한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는 조금 가셨지만
갈라타 다리를 내리쬐는 태양빛은 여전히 뜨거웠다.
갈라타 다리에선 "숙스!숙스!" (내 귀에는 그렇게 들림;;)
하며 얼음물을 파는 젊은이들이 열심히 물을 판다고 외쳤다.
땡볕에서 하루종일 큰소리로 외치는게 고된 일일텐데
그들이 안쓰러워보이기보다
왠지 모르게 열심히 산다는 느낌을 받았다.
건강하게 땀흘리며 열심히 살아간다는 그런 뜨거운 마음이 들었다.
베이올루 지역은 또 다른 느낌이었는데, 언덕을 향해 열심히 올라가니
이스탄불에서 제일 높은 언덕위에 자리잡은 갈라타 타워가 눈 앞에 나타났다.
갈라타 타워의 9층에 360도 회전하면서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테라스가 있다는데..............
읭......줄이 초큼 길다...............?
까잇거. 사실 줄 좀 서도 되는데 무겁다고 숙소에 두고 온 여행책자에,
갈라타타워 근처에 거의 엇비슷한 경관을 가진 레스토랑이 있다는 구절이 생각났다.
그/런/데/.......
그, 레스토랑 이름이 생각이 안나....OTL
그래서 휘휘 둘러보니 갈라타 타워 근처에 옥상테라스에서 술을마시고 있는 사람들을 포착!
야심차게 올라가서 BAR에 왔다고 하니깐.....
뒷구석 테라스에 우리를 앉혀줬다....ㅠㅠ
거기서 좋은 뷰를 보려면 식사를 해야했다.............밥을 먹으면 앞좌석. 술을 마시면 뒷구석.
뒷구석 테라스에는 우리처럼 낚여서 얼떨결에 자리잡은 관광객들이 이미 드글드글.....낚였다. 낚였어. 파닥파닥.
다들 갈라타 다리가 있는 뷰가 보고 싶었을텐데...ㅠㅠ
그래도 갈라타 타워랑 같이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온게 아쉬워서 테라스에서 비싼 칵테일을 시켜먹는 된장질을 좀 하고서
8시 크루즈를 타러 다시 쫄래쫄래 걸어내려왔다.
나중에 가이드북 찾아보니, 갈라타 코낙 카페.......코낙카페라고 완전 이정표도 다 써있었는데...ㅠㅠ
역시 미리 준비 해가지 않은게 여기서 이렇게 티가 난다.
여러분, 혹시 이스탄불에서 갈라타 타워를 가거들랑 갈라타 코낙 카페에 한번 들러봐주세요. 후기 남겨주기?
갈라타 다리를 건너며.
다시 에미뇌뉘 선착장까지 왔다!
이제 8시에 출발하는 크루즈만 타면 되는데,
으잉...도통 크루즈를 타는데를 모르겠다 모르겠어 @@!
점점 시간은 8시를 가리키는데 (8시에 타는 크루즈가 석양을 보기 때문에 추천이 많았다.)
급한 마음에 어제 가이드를 따라 바푸르(연락선)를 탔던 선착장으로 뛰어가보았다.
잉....
근데 바푸르만 있고, 크루즈가 없엉....
이렇게 우리의 크루즈 계획은 그대로 사라지는건가영........@@....훠...
살짝 사색이 된 얼굴로 선착장을 휘휘 둘러보는데
갑자기 왠 호객꾼(?)이 다가와서 크루즈를 찾느냐며....우리 크루즈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돌아 어쩌구 저쩌구...
여기서 셔틀을 태워서 선착장까지 태워주겠다며.....
갈라타 다리를 사이에 두고 크루즈와 바푸르 타는 위치가 다르다.
........사기꾼 같아.....어느 책자에서도 셔틀태워서 선착장으로 데려다준다는
글은 못읽었다구!
나와 찐찡이는 정색하며 단호하게 NO!를 외쳤다. (단호함)
어랏......조금뒤에 왠 한국인 여자 무리들이 그 아저씨를 따라가는거 아닌가?
- 응?
설마 저거 진짜 크루즌가?.....(마음이 약해짐)
2분전 정색하던 자존심은 어쩌고, 슬그머니 우리도 그 여자무리 행렬에 붙어서는
아쟈씨...우리도 크루즈 태워주세요....(비굴해짐)
하며 따라 셔틀까지 올라탔다.
- 서..설마 납치하는건 아니겠줴.....
알고보니, 갈라타 타워를 중심으로 한 편에서는 바푸르 (연락선) 선착장이고,
반대편은 크루즈들이 출발하는 선착장이었다.
셔틀 안탔으면 8시 크루즈는 백번 놓쳤을뻔!!!!!
안심하며 일단 크루즈에 타서 가장 좋은 자리를 찾아 앉았다.....
왜 출발을 안하는거시냥. -_-
분명 우리에게 8시에 출발한다고 해놓고....노을은 지는데 출발을 안해.
보아하니, 열심히 배의 정원 수 만큼 바푸르 선착장에서 셔틀로 사람들 실어다 나르는 중....ㅠㅠ
결국....배에 사람들이 그득그득 차고나서 (노을 거진 다 지고) 출발했다는 슬픈 이야기. (눈물좀 닦고..ㅠㅠ)
붉은 노을과 봉긋 솟은 모스크.
그 날의 아름다움이.
노을은 언제나 옳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초자연 현상. 빛이 저렇게 세갈래로 나뉘었다.
이층 통통배에 사람들을 그득그득 실은 배는 드디어 (노을 거의 다 지고) 선착장을 출발했다.
서울사람들이 한강에서 유람선 안타듯, 여기도 터키사람들은 크루즈를 안타나벼...
히잡을 두른 다수의 사람과 동양인들과 몇명의 백인이라는 쉽게 만들기 어려운 다양한 인종을 한 배를 탔다.
나름 교양있는(?) 크루즈를 기대했지만, 배는 시장통 같았다.
시작도 하기 전부터 셀카를 200장은 찍어대고 일어섰다 앉았다 이리 찍고 저리 찍고.....
그렇게 시끌벅적해진 통통배같은 크루즈는 어스름이 깔릴 때가 되어서야 보스포러스 해협을 향해 출발했다.
오늘은 더 선명한 슈퍼문.
바푸르가 유럽과 아시아를 좌우로 가로지른다면,
크루즈는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보스포러스 제 1대교까지 남북으로 가로지른다.
매번, 깨닫는 것이지만
아무리 8월의 땡볕여름이라고 해도 배를 밤에 타면 바람때문에 레알..춥다...
다들 신나서 이스탄불의 야간경치를 즐기는 사람들과 달리
어제 바푸르를 타고 엇비슷하게 달려서일까.
조금은 시큰둥하게 앉아서 보스포러스 해협을 돌았다.
돌바바흐체 궁전도, 베일레르베이 궁전도 아닌 알 수 없는 건물이지만 멋진 조명을 받았다.
1시간 30분을 달린다던 배는 1시간만에 다시 선착장에 돌아왔다.
선착장에 돌아와 다시 트램을 타고 술탄아흐멧역까지 가니 어느새 밤 10시가 넘었다.
첫째날보다는 여유를 부렸지만, 그래도 밤까지 꽉꽉 채운 하루였다.
피곤하다아- 내일은 이스탄불을 떠나니 미리미리 짐을 싸야지.
여러분 굿나잇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