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40일째(1)
Amalfi, Italy
어제 수만개의 별빛이 쏟아지는 한 여름 밤의 꿈 같던 시간들이 지나가고
아침 일찍 서둘러 포지타노를 떠날 준비를 했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 하루만 더 놀다가 올라가고 싶었지만
이미 우리의 기차표들은 오늘 내일을 너머 3일 뒤의 오스트레일리아 행 표까지 예매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포지타노와 작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아아...포지타노의 해변은 가보지도 못했단 말이에요...흙.
바다가 탁 트여있던 별 5개 만점에 별 10개짜리 테라스
대략 이런 감동의 풍경.
-Positano, 잊지 못할꺼야. 다시 한 번 와보고 싶어"
이 멋진 해얀 절벽의 경치를 더 감상하고저,
포지타노-아말피-살레르노-로마의 루트로 올라가기로 했다.
이렇게 해서 우린 다시 아말피행 Sita버스 타고 슝슝
사실 오늘 하루는 일정이 넉넉해서
좀 더 놀다가자고 땡깡을 좀 피워보고 싶었는데
편두통이 있는 주영오빠 표정이 썩어가고 있어서
나혼자라도 더 있다가 가겠다고 억지를 부릴까...
애써 입술을 잘근잘근 씹으며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이탈리아 남부의 모습을
손으로 눈으로 가득가득 담았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나의 마음을 알아차렸던 걸까?
아말피에서 살레르노로 가는 버스를 환승하려고 했는데 다음 살레르노행 버스가 2시간 뒤에 출발이란다.
마침 정오를 맞은 아말피 해변에는 칙칙했던 어제와 달리 활기차고 신나는 해수욕장이 펼쳐져 있지 않은가!!!!
와아아아아아우우우우우우!!!
그래서 우린 정말 시간이 남아서, 내가 절대 땡깡을 피운게 아니라,
시간이 남아서 아말피에서 한 시간만 놀다 가기로 했다.
오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호....................!!
아말피 해수욕장. 저 뒤의 파란 하늘을 보라!!
주영오빠와 시은언니 |
오홍홍홍 |
머리가 아파서 죽어갈 것 같던 주영오빠도 정신을 좀 차렸는지
말도 안통하는 이딸리아노 아저씨들이랑 흥정해서 정말 싼 값에 파라솔이랑 플라스틱 침대(?)를 대여해왔다.
아...오빤 진짜 어디 내어놓아도 잘 살아갈 꺼 같아....극강인한 생존력.!!
나의 눈 앞에 펼쳐진 이 황홀한 이탈리아 지중해의 모습 !!!!!
바르셀로네따 해변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아말피 해변은 진짜 끝내준다.꺄!
지금봐도 감동의 눈물폭풍.
뒤의 구름이 정말이지 그림같다. 요 앞의 빈 침대 두개와 파라솔이 우리 자리!
아말피에 동양인은 우리 셋뿐 |
완전 신났던 우리들! |
그리고 물론 수영복 따위는 벤쿠버에서 한국으로 짐 부칠때 이민 가방에 고이 접어 나빌레라....가 아니지,
고이 접어 항공편으로 부쳐버렸다.
아...근데 벌써 유럽와서만 바닷가가 세 번째야..............................................................-.,-
비키니를 언더웨어처럼 입고 다니며 해만 뜨면 술렁술렁 벗는 이 유럽에서 수영복도 없이..............................
(조금 부끄럽지만, 다들 여행객이니 이해해줄꺼라 믿으며 ㅠㅠ) 우린 그냥 ....입수!!!!!!!!!!!!!!!!!!!!!!!!!!!!!!!!!!!!!!!!!
꺄아아아아아아 @@! 투명한 바닷물!
유럽여행 내내 단짝처럼 지낸 시은언니랑 ♥
정말이지 바닷물이 너무 깨끗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바닷물중에 가장 깨끗했다고 장담할 수 있다.
어젠 저녁에 와서 물이 깨끗하다는 느낌보다 검고 칙칙하고 차갑다는 느낌이었는데
오늘 이 햇빛이 쨍쨍한 낮에 돌아와 보니까 바닷물 바닥의 모래알들이 다 보일만큼 깨끗하고 투명한 바닷가였다.
물 속에서 그냥 둥둥 떠있는데 파도도 없고 뜨거운 햇살때문에 물도 따뜻해서 정말 그냥 둥둥 떠있는 그런 느낌!
그냥 이 지중해 바닷가에 나만 홀로 동동 떠다니는 그런 편안한 느낌이었다.
(생각해보니까 해안가에서 한참 바다쪽으로 헤엄쳐가서는 혼자 동동 떠있었구나;;)
그렇게 (이탈리아의 작열하는 햇볕에 타는 줄도 모르고) 사진찍고 헤엄치고 놀다가 버스 시간에 맞춰 씻고
살레르노행 버스를 탔다.
사실 살레르노행 루트를 짰던 이유가 아말피에서 살레르노로 넘어가는 절벽 해안이 완전 절경이라는 말 때문이었는데
우린 다 해변에서 놀다 지친관계로 살레르노까지 거의 꿈 속'만' 헤메다가 살레르노에 도착해버렸다....ㅠㅠㅠ
(여기서 떠오르는 스위스에서 알프스 등정 후, 루체른까지의 골든뷰를 꿈으로 대체했던 기억이 오버랩되네...-.,-)
캬!!!!! 보기만 해도 시원한 아말피!
여차여차해서 한 숨 푹 자고 난뒤 도착한 살레르노는 .....아말피보다도 더 외진 곳인가보다.(시골이란 말은 아니고)
정말 외국인도 없어보이고 사람들이 힐끗 힐끗 처다보기까지 한다.
그래도 물어물어 기차역에 찾아가 로마행 기차표를 시간 넉넉하게 사두고
어제 저녁부터 쿠키 몇 조각 먹고는 지금까지 제대로 먹은것도 없이 해수욕 2번으로 기진맥진한 우리들은
모던하고 깔끔해보이는 어느 피자가게로 들어갔다.
조각으로 먹을까,,,한 판으로 먹을까 고민하면서 스몰싸이즈 한 판 크기가 얼마나 되냐고 물어봤는데
카운터에 언니가 씨익 웃으면서 우리나라 라지싸이즈보다 큰 피자판을 보여준다.
근데 피자 한 판 값이.....로마에서 손바닥만한 피자 2조각 값보다 덜해!!!!!!!!!!!!!!!!!!!!!!!!!!!!!!!!!!!!!!!!
어제부터 거의 4끼를 굶은 우리들은 눈이 뒤집혀서 피자 두 판과 시원한 하이네켄 병맥을 시켰다.
살랑살랑 바람부는 야외 파티오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데 방금 화덕에서 구운
마르게리따와 카프리초사 피자가 등장했다. 감동눈물폭풍!!!!!!
먹을 꺼 앞에두고 정말 행복 그 자체 ♡
마르게리따와 카프리초사를 시켜 하이네켄과 함께 배부르게 먹고
로마로 돌아오는 3시 41분 기차를 탔다.
그 어느 날보다도 햇살 좋고, 바닷가에서 신나게 놀았던 오늘.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방금 구운 정통 이태리 피자와 하이네켄을 먹던 그 시간,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내 인생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감히 생각해본다.
-2008. 06. 09. travel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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