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31일 (1)
Mexico City, Mexico.
아침일찍 일어나서 나갈 준비를 했다. 오늘 무려 130mpx정도 돈을내고 가이드 투어를 신청했기 때문!
피라미드를 보러 가는데, 그런 역사 유적지는 혼자 가서 보고 오는 것보다
가이드와 함께 가서 역사적 이야기를 듣는게 훨씬 유익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1층 레스토랑에서 토스트와 바나나를 아작아작 먹고 있으려니 저기서 우리 이름을 부른다.
우리의 투어를 맡은 가이드는 '아이삭'
멕시코시티 근교에 있는 피라미드 투어를 신청한건데 바로 피라미드로 가지 않고 다른 역사적 유적지에 먼저 도착했다.
도심 한 가운데 서있는 커다란 성당.
시커먼 돌땡이로 지어서 시커먼 성당 -_-
소깔로에서 본 유럽풍의 성당과 달리 시꺼먼 돌땡이로 만들어 놓은 이 성당
역시나 또 지반침하로 가라앉고 있단다.
그런데 여기 아주 슬픈 역사적 사실이 숨겨져 있었다.
이 사진의 앞쪽에 제단처럼 보이는 곳은 스페인 침략 전의 아즈텍들의 피라미드였다.
그런데 멕시코를 정복한 스페니쉬들이 이 피라미드를 헐어서, 피라미드에서 나온 돌로 뒤에 보이는 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멕시코 지질을 생각치 않고 유럽식으로 성당을 짓는 바람에 지금 스페니쉬들이 세운 성당들은
역사적 보존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다 지반침하로 무너져 내리거나 기울어가고 있다고.
게 중 몇 개 성당은 10년 ~15년 사이에 무너질꺼라고 건축학자들이 말한다고 한다.
정말이지 자업자득이다..
성당 내부의 예수님상
멕시코 시티의 성당내부의 예수님 상을 잘 들여다보면 우리나라의 예수님상들과는 조금 다르다
바로 피를 흘리고 있다는 것. 가이드 말에 의하면 원래는 이렇게 피흘리는 예수의 상이 아니었는데
깨끗한 예수의 상을 세웠을 때보다 피 흘리고 고통스러워 하는 예수의 상을 세웠을때
사람들이 더 죄책감을 느끼면서 헌금을 더 많이 내기 때문에 이렇게 피흘리는 예수상을 세운단다; 헐.
성당 내부의 모습.
희생자들의 이름을 새겨넣은 탑.
아, 1년전 얘기라 자세한 내용을 다 까먹긴 했지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20년전쯤, 멕시코의 독재정권 시절에 젊은 학생들이 독재정권에 반발하여 데모를 시작했다고-
그리고 시내 어디선가 (여기였던듯) 무차별하게 총살을 당했는데, 독재정권의 나팔수였던 언론들이 단 한 글자도
그 시위와 피해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그 날의 시위가 역사속에 숨겨진 채로 지나갔다고.
후에 이 그때의 희생자를 기리는 이 기념탑을 세워서 그 날의 일을 기억한다고 했는데
들으면서 너무나도 우리네의 역사와 닮아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그리고 모든 시위의 시작은 우리의 숙소가 있는 소깔로라고 한다.
거기에서 모여서 시위를 시작한다고
그래서 시위대가 모이지 못하게 하려고 그 광장에다가 박물관을 짓고 아이스링크를 운영하고 있단다.
하 ...
그 다음으로 간 곳은 과달루페 성당
노란 돔형식의 지붕이 왠지 이슬람 형식 같기도?
이 또 과달루페 성당에 전해져 내려오는 옛 이야기를 잠시 소개해보자면
(1년전에 그것도 영어로 들은 이야기라 솔직히 확실하지 않다....-_-;;; 궁금하신 분은 네이버를 검색해보시기를;)
옛날옛날 어떤 수도자가 현재 과달루페 언덕에 올라갔다가, 성녀 과달루페(멕시코의 성모같은 분)을 보고 내려왔다.
그런데 그 일을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고 정말 과달루페를 봤다면 그 증거를 가지고 오라며 그 수도자를 다시 언덕에 올려보냈다.
그 수도자는 다시 한 번 과달루페를 만나게 되었고, 과달루페에게 내가 당신을 만났다는 증거를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자 과달루페가 그 수도자에게 옷 끝자락을 들게끔 하고 거기에 장미꽃을 한아름 뿌려주었다고.
장미꽃 한송이도 떨어지지 않게 옷으로 품고 내려온 그 수도자가, 사람들 앞에 나가 꽃송이를 다 털어냈더니
꽃을 담고 있던 그 옷자락에 과달루페의 모습이 물들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그 언덕에 과달루페를 기리기 위한 성당을 세웠다고.
무너져가는 성당을 대신해 새로 건축한 과달루페 성당의 내부. 위의 조명은 장미꽃을 형상화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과달루페 성당에 들어갈 때 유심히 보지 않아도 사람들이 저 멀리서부터 무릎을 꿇고 기어들어오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그렇게 무릎을 꿇고 소원을 빌며 과달루페 성당에 들어가면 그 소원이 이뤄진다는 설이 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이 성당에 과달루페 형상이 물든 옷자락이 있는데, 사람들의 손이 닿지 않도록 저 위에 걸어놓고
사람들은 워킹벨트위에 서서 움직이며 그 사진을 관찰하게끔 되어있었다.
멕시코 국기위에 보이는 성녀 과달루페
그 설이 진짜인지 이 그림이 진짜인지 아닌지 알수 없지만 그렇다고 믿자!
이 과달루페 성당에서 나와 한참 언덕을 올라가면 성당이 하나 또 나온다.
이게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진짜 과달루페 성당일 것이다. 앞에 들어갔던 성당은 새로 지은 과달루페 성당.
사진은 바르게 찍었지만 사실 한참 기울어져 있다.
과달루페 언덕에서 내려다본 멕시코시티의 전경. 노란 돔지붕이 예전 성당, 초록색 천막모양지붕이 새로지은 성당
과달루페 언덕에 올라가니 멕시코 시티의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어찌 이 화창한 날을 12월 31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가이드 아이삭이 말하기를 멕시코 시티의 매연이 꽤 심해서 가시거리가 좋지 않다고 그랬다.
그러면서 가장 여행하기 좋은 달은 4,5월쯤이라고.
그 때쯤 멕시칸들이 휴가를 떠나기 때문에 멕시코시티가 화창하게 날이 개인다고 한다
이 베레모를 쓴 남자가 이 날의 가이드 아이삭
12월 31일에 반팔티를 입고 돌아다니는 나.
성당은 다 거기서 거기겠지만 또 이렇게 성당 내부에 들어가보았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성당 내부는 무너지는 건축물을 지지하기 위해 대나무 지지대를 수없이도 받쳐놓았다.
아 이 슬프고도 잔인한 현실이여.
왼쪽에 얼핏 보이는 지지대와 화려한 샹들리에
쩝.......가운데 달린 저 별모양 장식은 멕시코에서 연말이면 달아놓는 장식이라고 한다.
사실 성당은 이러코롬 기울어가고 있었다. 무너지기 전에 봐서 다행이야.
서론이 길었다. 자 이제 진짜 피라미드를 보러 떠난다. 고고!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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