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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1.29 [11] 크로아티아 여행의 시작, 자그레브!

2014년 08월 13일 (1) 

여름휴가 4일째

자그레브

 

 

 

From Istanbul to Zagreb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터키항공을 타고서 드디어 크로아티아의 첫번째 도시, 자그레브(ZAGREB)에 도착했다.

자그레브 공항에 내렸을 때 뜻밖의 (?) 쌀쌀한 바람에 흠칫 놀랐다.

태양이 작렬하던 이스탄불보다도 자그레브는 훨씬 더 북쪽에 있다는 것을,

자그레브에 도착해서야 나시티와 햇팬츠 차림으로 깨달은 것이다.

 

 

 

추운 날씨 탓인지 입국수속을 하는데 늑장을 부리며 일하는 입국심사대 여직원 때문에 조금 짜증이 났다.

하지만 친절한 셔틀버스 아저씨 덕에 마음이 조금 누그러졌고,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자그레브 버스터미널에 내렸다.

그곳에 바로 내일 로비니(Rovinj)에 가는 버스티켓을 사고 이승기가 6번정도? 를 외쳤던 트램 6번을 타고 옐라치차 광장에 내렸다.

 

 

이스탄불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었다.

마치 3년 전, 니스 밤거리에 내렸던 그 느낌이랑 비슷했달까?

니스만큼 북적거리며 정신 없지는 않았지만 골목골목을 메운 노천 장막 아래 수많은 사람들이 맥주와 와인을 마시며 흥겨운 여름 밤을 보내고 있었다.

약간의 생소함? 낯섦을 느끼며 옐라치차 광장에서 숙소를 찾아갔다.

 

 

이미 날은 캄캄한 밤이었고, 낯선 지명때문에 잠시 막히기도 했지만

금세 숙소를 찾았고 방이 조금 작긴해도 깨끗하고 모던한 트윈룸이

추위와 긴장감에 한껏 피로한 나와 찐찡이를 반겨주었다 .

 

그래도 우리 돈 벌고 여행한다고

(호텔은 아니지만) 이런 깨끗하고 편한 트윈룸 잡고 다니다니.

5년전 대학교 막 졸업할 때 스페인여행하면서는

호스텔 6인실 도미토리도 감지덕지 했었는데.

왠지 모르게 흐뭇하네.

 

 

푹 잘 수 있을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춥고 바깥이 시끄러워서

잠들었다 깼다가를 반복하니 어느새 아침이 되었다.

오늘은 반나절만 자그레브를 구경하고 떠난다!

 

 

 

 

반나절 안에 자그레브 구경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아침일찍 짐을 싸두고 돌라츠 시장찾아나섰다.

워낙 도시가 작고 숙소가 옐라치치 광장에서 가까워서 찾는건 어렵지 않았다.

수많은 블로그에서 읽어본 것 처럼 아기자기하고 활기찬 아침시장을 기대했는데

구름 가득낀 날씨 탓일까? 아니면 아직 장이 완전히 들어서지 않은것일까?

청과물을 파는 이 아침 시장이 썩 이뻐보이지가 않았다. ...ㅠㅠ 

 

 

 

청과물이 좌판에 깔리기 시작하는 돌라츠 시장. (구름이 가득한 날씨였기에 최대한 사진을 밝혀보았다.)

 

 

돌라츠 시장의 동상. 머리에 광주리를 얹은 모습이 흡사 우리나라 농촌아낙들 모습과 닮았다!

 

 

 

약간(?)의 실망을 안고 우리는 아침겸 점심을 먹으러 전날 인터넷으로 찾아본 한국 블로거들의 추천 맛집! 녹뚜르노 (Noktruno)를 찾아갔다.

작은 골목길들을 뒤지고 뒤져서 겨우 찾았는데, 분명 인터넷에선 아침 8시부터 연다해서 왔는데

오전 10시가 넘었는데도 왠지 영업을 안하는 분위기?!;;;

당황해서 멍-@@ 때리며 두리번 거리고 있으니 갑자기 가게에서 커다란 백인 아저씨가 나와 불쑥 말을 걸었다.

 

 

 

"너네 배고픈거지? 제대로 찾아왔어."

 

"여기가 녹뚜르노야?"

 

"응. 근데 도대체 무슨일이 있는거지? 어제도 아침 9시에 배고픈 한국 여자애 2명이 찾아왔는데 오늘도 너네가 찾아왔어"

 

"ㅋㅋ 여기가 한국인들한테 유명한 레스토랑으로 소문났어."

 

"아하. 당연하지. 내일은 멜깁슨도 올 기세야"

 

 

위트있는 종업원의 안내를 받아 골목길 한가운데 자리한 노천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인터넷에서 봤던 오징어 요리와 피자를 한 판 주문했다.

 

 

음식을 기다리는데 날씨가 거짓말처럼 화창하게 갰다. 럭키 >_<

 

 

블로그에서 추천받아 먹은 Grilled Squid. (도대체 둘이서 다 먹을수 있을까?)커다란 피자도!

 

 

 

크로아티아에 와서 제대로 먹는 첫 끼 식사였다.

내친 김에 대낮부터 크로아티아 레몬 맥주도 시켰다.

이미 크로아티아 음식이 짜다고 소문이 자자했던 지라 각오를 단단히 했는데

음식이 짜긴 짰지만 그렇다고 입맛에 안맞을 정도는 아니었다. (심지어 나는 한국에서 저염식으로 먹는대도!)

가격도 합리적이었고 맛도 괜찮았다. :)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서 이제 제대로 된 자그레브 구경을 가야지!

 

 

 

꾸리꾸리했던 날씨와 달리 화창하게 날이 개었고, 꽃들이 햇살을 받아 한껏 화창한 분위기를 돋구었다.

 

훨씬 활기차진 돌라츠 시장에서 :)

 

 

 

 

 

돌라츠 시장에서 이동한 곳은, 카프톨 언덕에 있는 성모승천대성당

1102년에 지어져서 1217년에 성모 마리아에 헌정된 성당으로, 자그레브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랜드마크라고 한다.

 

카피톨 언덕의 황금빛 성모마리아 상. 대성당과 마주하고 있다.

 

 

황금 성모 마리아 상과 함께.

 

 

성모승천대성당. 한쪽 탑은 수리중이었다.

 

 

성모승천대성당 앞에서 인증샷.

 

 

 

성당내부에도 들어갔었지만

성당안에서 조용한 시간을 좋아하는 찐찡이랑은 달리

화창한 날 실내에 있는걸 좋아하지 않는 나는

성당 주위를 둘러보러 홀로 밖에 나왔다.

 

 

 

나와보니  성당 왼쪽편에

잠겨있진 않은데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문을 발견하고서

슬그머니 들어가보았다.

성당의 안뜰같은 곳 같았는데

사람들도 없고 마치 비밀의 공간을 찾은 것 같아서 괜시리 기분이 좋아졌다.

 

 

 

성당 뒷편에서 바라본 모습

 

 

 

이스탄불만큼 따사롭지는 않으면서

적당히 화사하고 화창한데

바람마저 시원해서 상쾌하기까지.

파란하늘 아래 붉은 지붕들이 반짝였고

가로등마다 걸어놓은 꽃들이 이 작은도시를

더 아름답게 해주는 것만 같았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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