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06. 13
세계여행 제 44일 째 (2)
Halshtat, Austria

 


광산마크가 또렷한 할슈타트

사실상 소금광산 내부 관광보다는
방한복을 입고 우리들만의 개그쑈를 펼친
소금광산 투어는 그렇게...사진만을 남긴채 끝이 났다. =_=

소금광산은 케이블 카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높은 산 중턱에 있어서
그 곳에선 호수를 끼고 있는 작은 할슈타트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난 왜 그렇게 시은언니가 이 곳에 오고자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사실 스위스와 별 다를 바 없어보였다
높은 산에 둘러싸인 한적한 산골 마을
.

산과 호수에 둘러싸인 자연경관 좋은 할슈타트

할슈타트를 대표하는 경관이랄까. 저 산과 산 사이가 파란 하늘이었다면 더 예뻤을텐데.

hanmin in Halshtat, Austria.



사실 할슈타트는 '잘츠카머구트의 진주'로 선사시대부터 바위 소금을 채굴해온 것으로
무려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는 도시로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관광지로 급 부상하고 있는데
마을은 작지만 깨끗하고 맑은 호수가 있어서 여름엔 사람들이 호수에서 수영도 하고
작은 마을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어서 사진찍으며 구경하기 좋다.
특히 사진찍기 좋아하는 한국인들은 자연경관+아기자기한 마을때문에 좋아할만한 도시!


저기 골목길 사이로 보이는 시계탑은 할슈타트의 상징!

장미꽃이 이쁘게 핀 어느 집 앞에서 :D


마침 비도 그치고 해서 마을을 좀 더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싶었지만
우리는 당일치기로 할슈타트에 왔기 때문에 서둘러 빈으로 돌아가야했다. ㅠ
급하게 기념사진만 몇 장 찍고 얼른 할슈타트 역으로 고고씽!


저렇게...수건을 뒤집어 쓰고 있었던....-_-



춥고 배고팠던 할슈타트에서의 짧은 여정이 끝나고 빈으로 돌아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몸도 피곤한데 다행히도 아무도 없는 1등석에 편히 앉은 우리들,
그런데, 정말 거짓말처럼 우리가 할슈타트를 떠나기 시작하자마자
갑자기 날씨가 싸악 개더니 햇살이 짱짱 나기 시작했다;;;;;;


아 제발........................이러지 말자고요...............정말 내가 비를 몰고 다녔단 말인가!!!
여기서 잠시 되짚어보는 나의 수중여행.
토론토(비)-나이아가라(폭우)-몬트리올(비)-퀘벡(해)-뉴욕(비)-워싱턴(비)-필라(비찔끔)
-런던(해)-파리(비)-바르셀로나(해+비)-스위스(해+비)-이탈리아(해..)
.......................해뜬날보다 비온날이 더 많았던 나의 세계여행...아 정말 내가 비를 몰았나봐....

갑자기 쨍하고 맑아진 하늘;

갑자기 맑아진 하늘에 어이없어 허탈해진 나..;

돌아오는 기차안에서는 일기장에 아주 길고 긴 나의 '인연'에 대한 회고의 글을 썼다.
그때 뭐가 그렇게 쓸말이 많았는지..내 인생을 천천히 되돌리면서 내가 만난 사람들과의 인연을 정리하며 글을 썼었다.

빈으로 달리던 기차가 잠시 기차역에 멈췄는데, 아 창밖으로 보이던 노을의 모습이 어찌나 강렬하던지
나는 카메라를 들고 기차에서 뛰어내려 기차 끝까지 미친듯이 달려가서 떨리는 손으로 셔터를 눌러댔다.
온 하늘을, 그리고 그 기차역이 있던 세상을 붉은 빛으로 가득 메웠던 노을이 너무 멋져서.

입을 다물지 못하며 정신을 놓고 노을을 바라보는 내 옆에서
차장 아저씨가 내게 엄지손가락을 들며 씽긋 웃었다.
비록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아름다운 노을앞에서는 말의 통하고 통하지 않음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냥 씽긋 웃는 그 눈빛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2008. 06. 13. 어딘지 알 수 없는 오스트리아에서.



어쩔 때 사진은 보이는 것보다 더 아름다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정말 눈물이 날만큼 - 가슴이 벅차 두근거릴만큼 아름다운 것들은
 아무리 열심히 담아도 사진속에 담기지 않는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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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3일
세계여행 제 44일 째(1)
Halshtat, Austria



1등석칸을 전세낸 유럽여행의 간지녀들ㅋㅋ

어제 하루로 빈 관광은 끝을 내고
아침일찍 일어나서 (여행다니면서 늦잠을 자본적이 없다;;)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할슈타트행 기차를 탔다.
사실 난 자연경관 구경하는건 좋아하지 않아서
할슈타트에 가기 꺼려졌지만
그래도 언니랑 따로 다니는 것보단 나을 것 같아
그냥 덥석 (귀찮은) 할슈타트 여행에 나섰다.

점심때쯤하여 할슈타트에 도착했는데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었다.........제에길.
난 맨날 이렇게 자연경관만 보러가면 비가와....
기차에서 내리면 배를 10분(?) 정도 타고 할슈타트로 들어간다.
배에서 내리면 케밥을 파는 가게가 있는데
가벼운 점심식사 한끼로 괜찮다 :)


그런데...문제는...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웠다는 거다.
햇빛 짱짱한 이탈리아보다 위도가 한참 높은 오스트리아는 그 자체로 날씨가 서늘한데다가
나는 감기기운에 우산도 없이 비도 맞고 옷도 얇아서 그야말로 이를 덜덜덜덜 떨어댔다.
참고로 추위를 끔찍히도 못견디며 끔찍히도 싫어하는 내가
이 상태로 산속의 할슈타트를 비맞으며 구경한다는건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소금광산으로 올라가는 케이블에서 내려다본 호숫가의 할슈타트


그런데 여기가 또 관광지인지라 물가가 너무 비쌌다. 옷 가게 같은건 보이지도 않고 그저 기념품 샵뿐...
옷을 한번 살까 했는데, 이제 더 이상 입을 일도 없을 옷을 10만원씩이나 주고 사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이렇게 덜덜 떨면서 관광했다간 나 진짜 내일 체코는 커녕 민박집에서 앓아누울 것이 뻔했다.
그래서....그래서......그래서.....생각해낸게.................................
편의점에 들어가서.....................................................................
아주 크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은 타올을 하나 사서..........................
반을 갈라서 망토처럼 뒤집어썼다....................................................................
(우리가 타올을 사자마자 점원에게 잘라줄 수 있느냐고 했더니
나이가 좀 지긋한 여성점원은 친절하게 그리고 열심히 타올을 잘라주었다. 우릴 안쓰럽게 바라보며..........)

우리를 추위에서 구원해준 얼룩말망토.

아자아자아자! 추위따위! 감기따위!



그래. 난 괜찮았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이보다 더 한 일들도 많았다.
이런 망토따위, 내가 지금 얼어죽기 일보 직전이라는데 따뜻하기만 하면 됐지. 창피할 건 하나도 없었다.
그런데....................28살의 번듯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시은언니는 심히 부끄러워했다.ㅠㅠㅠㅠㅠ

그렇게 소금광산견학을 하러 케이블을 타고 산중턱의 소금광산 안내소로 찾아갔다.
매 시간마다 투어가 있는데 동굴 안은 춥다며 우리에게 방한복을 주었다 얏호!!!

근데.....생김새가....죄수복같았다..........................OTL


호잇호잇. 자주색입은 나

아기공룡 둘리라고 해도 믿을것 같은 시은언니

안내소의 사진자료들을 둘러보고 있는 같은 투어조의 할머니들.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투어 집결지로 모였는데
사람들이 광산에 관한 사진들을 관람하고 있었다....
그때 우리는 너무 춥고 배가고프고 수건을 뒤집어쓰곤 정신이 나가있었던 걸까.
갑자기........................사진들과 놀기 시작했다.

반가워요. 나이스 투 미츄:)

처음뵙겠습니다. 꼬레아에서 온 시은이에요.

무거워요 얼른 끌자고!!

으아아아아아아 드릴이 날 뚫고 있어!!

아저씨 눈부셔요1111

단체사진 :D


지금 이렇게 사진으로 보면 하나도 안웃긴데
그땐 정말 무슨 웃음가스라도 마셨었나보다.
처음 한장 찍을땐 그냥 웃겼는데, 두장, 세장 찍다보니까 정말 배를 움켜잡고 눈물을 흘릴만큼 웃겼다;
그야말로 나는 웃음보가 터져서 계속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하고 쭈구리고 앉아서 계속 큭큭큭큭 거리며 웃었다.
투어 시간을 기다리던 할머니들이 처음엔 재미있어 하시더니, 나중엔 걱정을 하시더니, 급기야 미쳤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 너무 웃겨, 키득키득키득..(근데 나 왤케 노랗누;)



우여곡절끝에 겨우겨우 투어를 시작했다; 가이드를 따라가며 소금광산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소금광산이 발견되었고 언제까지 개발이 되었고 무슨 사고가 있었으며 등등등.

광산 내의 미끄럼틀!! 타고 내려가야 한다 ㅎㅎ

끝....이 안보이는 미끄럼틀..; 어디까지 내려가는건지 몰라서 무섭다;;;

영어, 독어, 불어 3개 국어로 능수능란하게 설명하던 가이드..인재로군요.


가이드를 따라 동굴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동굴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또 소금광산에 대한 영상이나 인형극;;도 보고 나면 마지막으로 광산내부를 오고가는 기차를 탄다.

광산 내의 철로.

왠지...사악해보이는 웃음은 뭐지...?;;;


혹시라도 이 여행기를 읽고, 오스트리아의 할슈타트 소금광산에 놀러가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사진들과 함께 놀아보시기를 아주 적극 강력 추천드리는 바이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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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2일
세계여행 제 43일 째 (2)
Wien, Austria.


참으로 오스트리아에서는 감흥이 없었나보다.
없었나보다..가 아니라 없었다 사실. 지금 아무리 글을 쓰려고 해도 쓸만한 이야기가 없다는게,
아무리 일기장을 뒤적뒤적해보아도 뭔가 써놓은 글이 없다는게 날 참 슬프고 괴롭게 한다.
오스트리아를 스킵할까하다가.  그래도 꾸역꾸역 써본다.
 

사실 우리가 빈에 도착했던 이 날은 유로 2008이 한창 진행중이던, 그것도 오스트리아와 폴란드가 붙는 날이었다.
그래서인지 마치 우리의 2002년 월드컵때처럼 빈 시내가 유로2008분위기에 흠뻑 젖어있었고
(게다가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모두 빨간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거의 2002년의 한국과 흡사했다;)
시내 중심지에는 각 국의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기를 든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뭔가 흥겨워보이기도 했지마 빈의 그 모습자체를 보고 싶었던 나로서는 조금...실망.......많이...실망....

훤칠한 오스트리아 아이들,

요 아이들은 크로아티아, 왼쪽에 폴란드(Polska)인도 합세! 어디든 사진찍는건 다 좋아한다.



신기한건 빈 시내를 걷고 있으면 폴란드 젊은이들이 와서 그렇게 사진좀 같이 찍어달라며 접근하는 거다.
폴란드에는 동양인 여자들이 별로 없는건가? .............그렇담....이 곳이 바로 제 2의 멕시코?!
이미 멕시코에서 단단히 훈련되어있는지라 나는 쏘 쿨~~하게 사진을 찍어줬는데
사진을 찍어주고 나면 요 응큼한 녀석들이 볼에 뽀뽀를 해달라고 한다. ㅋㅋㅋㅋㅋ
나중에 폴란드 한번 원정 가야겠구나. 캬하하하하하하하하하..............................


또 어디 갈만한 곳이 있을까...싶어 책자를 뒤적뒤적 거리던 나.


어쨌든,
폴스카 청년들의 이쁨을 듬뿍 받고 우리는 오페라가 시작할 시간까지 남은 시간을 그냥 빈의 옛시가지를 걸으며 시간을 보냈다.

어 왠지 이사진은 유럽답다. 좀 모던한 유럽.

그렇게 길을 타박타박 걸으며 유로 2008의 열기로 후끈해진 빈의 도심 한가운데서 아주 수상하게 생긴 녀석을 발견했다.
알록달록한 그림들이 잔뜩 그려진 바로 이것!!


에...이게 뭐지? 읽을 수가 없다;;


호기심에 돈을 넣고 손잡이를 당겼더니...


에엥....읽을 수 없는 독일어로 된 편지가 나왔다. ㅠㅠㅠㅠㅠ뭐지. 행운의 편지인가?!



저렇게 길거리에서 할 일 없이 돌아다니다가 오페라극장의 표사는 시간이 되서 얼른 국립 오페라 극장으로 고고씽!

웅장한 건물의 오스트리아 국립 오페라 극장!

여기는 오페라 극장 내부. 스탠딩 석에 우리 자리를 표시해놓고 잠시 밖으로 나갔다.

곧 있을 경기 얘기에 (?) 열심히 토론하는 오스트리아 축구팬들.!


잠시 노을이 지는 걸 구경하다가 다시 오페라 극장으로 슝슝!
괜히 오페라 극장안에서 기념사진도 찍고..

..사실 아파서 표정이 무표정이다....ㅠ



재미없어!!

아아 아픈몸을 이끌고 스탠딩 석에 서있는데
오페라가...너무 음침하고 별로 신이 안났다.ㅠ
무슨 시칠리아 섬 사람과 프랑스 군 과의 갈등,
사랑하는 연인과 아버지와의 관계..
여자 주인공은 노래를 잘 했는데
남자주인공은 멋도 없고 성령도 작아서 오케스트라에 다 묻혔다 ㅠ
즐겁지 못한 공연은 차라리 안보느니만 못했던 것 같다.
나름 돈아까워서 계속 보고 있었는데
지루하기만 했다.
(이럴때 경제학에서는, 어짜피 비용을 지불했으면 그건 매몰비용이니
그 시간에 차라리 나가서 다른 즐거운 한 일을 하라고 가르쳤으나......)

 어쨌든 중간에 .......아마 끝날때쯤 그냥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제는 진짜 너무 오래 된 일이라 기억이 가물가물가물치 ㅠㅠ
너무 늦으면 지하철이 끊길 것 같아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을 걸어가는데 축구경기가 이미 끝났는지 생각보다 시내가 조용했다.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물어보니 1:1로 비겼다네?
그래도 오스트리아에 있는데 오스트리아가 지지 않아서 다행이다.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론
역사적으로 마치 한국과 일본처럼 오스트리아보다 약소국인 폴란드에 동정심도 생겨서 은근히 폴란드가 이기기도 바랐다.

클림트의 키스............


지하철 역 내부벽면에 크게 그려진 클림트의 키스를 다시 만났다.
벨베데레 궁전에서 함께 하지 못했지만 이렇게라도 키스와 다시 마주쳐서 너무 반가웠다.
아무리 그날의 빈이 내게 매력적이지 못했을지라도, 키스가 그곳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빈은 내게  must visit place임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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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6월 12일
세계여행 제 43일째 (1)
Wien, Austria



결국....도착해버렸다.
오스트리아 빈에.

뜨렌이딸리아에서 역무원한테 삥뜯기고 열받아서 메스트레역에서 남은 유로를 탈탈 털어 생맥주를 샀었다.
그리고 분한 마음에 벌컥 벌컥 들이키고는 야간열차 내내 그냥 한숨 푸~~~욱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오스트리아였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난 분명 넉넉하게 빈에서 이틀, 뮌헨에서 이틀, 프라하에서 이틀 그리고 벨기에에서 이틀을 보내야 하는데
중간에 이탈리아 일정을 최대한으로 늘리는 바람에 빈과 뮌헨을 통틀어서 2일밖에 여유가 없어져버렸다.
그렇다고 하루는 빈, 하루는 뮌헨을 갈 수도 없고....둘 중 하나를 포기해야하는데
클림트의 키스냐 (빈), 아니면 월트디즈니성의 모태, 노이슈반스타인성이냐(뮌헨), 고것이 문제로다.

...빈에 도착하자마자 발견한 강렬한(!!) 옥외광고 판. 오스트리아와 독일의 강렬한 노골적인 키스.



시은언니는 확실히 빈에서 하루, 그리고 다음날 할슈타트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나는 빈에 도착해서까지 마음을 못잡고 갈팡질팡했다.
바로 여기서 뮌헨으로가는 기차를 탈까, 아님 빈에서 하루 머물다가 내일 당일치기로 노이슈반스타인 성에 다녀올까.....


....고민하는 사이, 빈 역에서 여행객들을 끌어모으는 적극적인 민박집 아저씨 손에 이끌려(;;;;)
나도 모르게 얼떨결에 짐들고는 민박집으로 들어가버렸다.; 민박집에 들어가면서도..이건..아닌데....를 외쳤으나
붙잡혀들어가서는 뛰쳐나올 용기가 없는 관계로, 나는 그냥 원래 빈에 오기로 했던 목적,
바로 클림트의 키스가 오스트리아에서의 이틀을 보상해주기만을 바라면서 결국 그렇게 빈에 눌러앉았다.



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이제 지치기도 했고 이탈리아에서 별별일들로 힘을 너무 많이 뺀데다가
사실 오스트리아에 대한 기대가 거의 없어서 시큰둥하게 민박집을 나섰다.



이 장엄하 대문은 클림트의 키스가 있는 벨베데레 궁전이랍니다.



이탈리아에 이어 오스트리아도 날씨가 좋았다.
다만 위도가 상당히 높아져서인지, 이탈리아는 뜨거웠는데 오스트리아는 갑자기 춥게 느껴졌달까.

바로크양식의 벨베데레 상궁. 19~20세기 미술품을 소장한 미술관으로 쓰이고 있다.

벨베데레 궁전 정원의 커다란 석상.



오직 클림트의 키스 원작을 보겠다는 일념하나로 들어온 벨베데레 미술관.
궁전으로 쓰이던 곳이어서인지 미술관 내부는 굉장히 화려했다.
보통 유럽이나 미국의 많은 미술관들이 사진촬영을 허락해주는데 반해,
이 벨베데레 미술관은 안타깝게도 사진촬영을 허락해주지 않았다. ㅠㅠ

화려한 내부의 벨베데레 미술관 내부.



클림트의 키스는 정말...
세기의 명작 천지창조와 모나리자를 볼때보다도 더 큰 감동이었다.

오스트리아 나라 자체에서 클림트의 키스 작품을 샀다고 하는데 강화 유리같은 것 안에 넣어놓았다.
진짜 모작으로만 보다 진짜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작품을 봤을때의 그 감동이란!!!

...그러나 역시나 사진촬영불가....ㅠㅠ
사실 몰래 도촬을 하려다 걸려서 혼났다..........................................ㅠㅠ
단한번도 어글리코리안인 적이 없었는데 진짜 내 평생의 소원인 클림트 키스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ㅠㅠ


그리하여 우리는 벨베데레 미술관의 관람을 끝내고 슬렁슬렁 빈 시가지로 걸어나왔다.

제법 도심분위기가 나는 빈

왠지 명동 삘이 나는 ..;



같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나라들인데 어쩜 이렇게 나라들마다 느낌이 다를까.
그러고 보면 확실히 이탈리아는 우리가 생각하는 유럽의 모습, 앤티크하고 유니크한 그들만의 모습을 간직했달까
분명 차들과 오토바이로 도로가 넘쳐나고 큰 현대식 기차역이 있었지만
도시들 자체는 대부분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었다. 마치 중세시대 같은 그런 느낌.
높고 반짝거리는 현대식 건물도 보지 못했고, 지금 생각해보니 스타벅스도 구경을 못한 것 같다.

그런 곳에서 일주일을 있다가 오스트리아로 넘어오니 갑자기 현대로 시간여행을 넘어온 것 같은 그런느낌?
사실 그 때 당시에는 뭔가 오스트리아가 매력적이지 않다고만 생각했는데
그건 아마도 이미 내가 너무 익숙한 현대 도시들의 모습이 너무 많이 묻어나서였나보다.

St. Stephansdom. 슈테판 사원


빈의 옛 시가지 안에 빈의 상징물이라 할 수 있는, 오스트리아 최대의 고딕 양식의 슈테판 사원이 있었다.
미술 책에서만 보던 직선적이고 삐죽삐죽한 고딕양식 건물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던 순간이었다.

이거슨 기념사진.


후후, 점심시간이라 슬슬 허기가 진 우리들은 가이드북에 나온 음식점을 찾아나섰다.
빈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한다는 슈니첼! 돈까스처럼 생겼는데 굉장히 얇게 썬 쇠고기 튀김이란다.
우리는 가이드 북 제일 첫 페이지에 소개된 <피그뮐러>에 들어갔다. ...그 곳에 이미 한 무리의 한국인들이...-.-

슈니첼은 언제 나오는거야...배고파

이게 지름 28cm의 슈니첼 한 장.;




가이드 북에 보면 슈니첼 한 개 지름이 28cm나 되니까 꼭 둘이서 하나를 시켜서 나눠 먹으라고 했는데
우리는 차마 둘이 와서 하나만 시키기는 민망하다는 핑계로 두 개를 시켰다,
한참 노닥거리는데 슈니첼이 하나 나왔는데 진자 어마어마하게 크길래
우리는 2개 시키니까 2개를 하나로 이어서 크게 만들어준건가보다 ....하고 둘이서 나눠먹고 있는데
곧이어 똑같은 크기의 슈니첼 또 등장이오.,,,,,,,,,,,,,,,,,,!;;;;;;;;;;;;;;;;;;;;;;;;;;;;;;;;;;

앞으로 가이드 북의 말을 꼭꼭 지키도록 합시다.
그러나 저러나 이탈리아에서 거의 기아 수준의 극기 여행을 했던 우리들은
크거나 말거나 맛있게 잘 먹었다는 :D


이제사 조금 유럽같은 빈의 시가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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