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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26 68. 하이디의 고향같은 뮈렌동산(?)에 오르다!

2008년 6월 3일
세계여행 제 34일 째 (2)
Murren, Switzerland



패러글라이딩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주영오빠가 일어나 주섬주섬 짐을 챙기고 있었다.
원래 우리의 계획은,바로 융프라요흐로 올라가는 것이었는데 라우터브루넨역의 웹캠으로 산정상을 보니..
하얀 눈보라만..........휘몰아................역시,,,,나는 자연경관의 목격과는 거리가 먼 것인가?
요세미티의 폭설, 나이아가라의 폭우, 록키산맥에서의 폭설......에다가 융프라요흐의 폭설까지...4종세트 만들어봐?


그리고 이미 올라갔다 온 사람들이 눈보라치는 날에 잘 못 갔다가는 아무것도 못보고 내려온대서
우리는 어물쩡어물쩡 하다가, 라우터브루넨 옆 동네에 있는 Murren(뮈렌)에 올라가기로 했다.

뮈렌이 어떤곳이냐고?

우리 나라 여행자들 사이에서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뮈렌은 외국 동화책 속 마을을 그대로 옮겨다 높은 곳이다. 시간이 한참이나 뒤로 가버린 듯, 지나가는 소 떼의 방울 소리에 아침잠을 깨고 그 흔한 자동차 하나 볼수 없는 마을. "여행자로서 이곳을 찾았지만 너무나 예뻐 다른 사람들로 인해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한 여행자의 말은 뮈렌이 어떤 곳인지 잘 말해준다.
....라고 소개되어 있다. 은근 끌리지 않은가? 남들 다 가는 융프라요흐가 아니라 우리는 독특하게 뮈렌을 간다!!

뮈렌으로 올라가는 기차안에서. 주영오빠 머리칼을 흐트러뜨리는 바람의 느낌이 떠오른다.

흐아, 그야말로 알프스로군요!


뮈렌에서 딱히 구경할 것은 없다. 그냥 길따라 걸으며 자연경치를 구경하면 그걸로 끝!
마을과 마을 사이가 걸어서 30~40분정도 걸린다고 나와있길래,
우리는 가장 가까운 마을인 김머발트를 향해 출발했다.
뮈렌에 오르니 그리 멀지도 않은 곳에 융프라요흐(로 추정되는) 산이 때때로 구름에 가려다 드러났다를 반복했다.
융프라요흐에 오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내일 루체른에 가면 리기나 티틀리스를 가기로 하고..오늘은 뮈렌!

잠시 구름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낸 융프라요흐


커다란 체스판.


알프스에 만발한 튤립!

알프스에 만발한 튤립2!



가이드 북에 써있는 대로 그야말로 한적한 알프스 마을 그대로였다.
보고만 있어도 하이디가 어디선가 튀어나올 것만 같은 그런 분위기!
때때로 관광객 한 둘이 우리 앞을 스쳐 지나갔을 뿐, 사람들도 없고
파란 하늘과 하얀 구름과 형형색색 꽃들과 가끔 울리는 소방울소리.

걷고만 있어도 저절로 기분은 그야말로 룰루랄라. ♬
신나서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하다가 사람도 없고 눈치도 안보이고 그야말로 대놓고 고성방가....(...)까지는 아니고 ㅋ
나랑 시은언니랑 주영오빠랑 추억의 노래들을 끄집어내며 그 날 노래방 18번들은 다 꺼냈다는...(...)
한국에 돌아가서 다같이 노래방에 가자고 결의까지 했다.;;;;

한가로이 풀뜯는 소들 뒤로 패러글라이더가 날아가고...

걷다걷다 중간에 단체 거만샷

이번에는 착한모드샷


파란하늘 아래 민들레 씨앗!

눈 돌리는 곳마다 베스트 포토죤.



...........후.............



분명 가이드 책에는 40분만 걸어내려가면 김머발트가 나온다고 했는데
우리가 너무 노래부르고 사진찍고 앉았다 쉬었다 놀다가 왔나? 아무리 걸어도 김머발트가 나오질 않아...........(...)
정말 뮈렌은 한 걸음 걸을때마다 이뻐서 감탄하고 또 감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적 동화책이나 티비만화에서나 봤을 법한 그런 천혜의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아무리 이쁘게 찍으려고 해봐도 카메라에 담긴 모습으로는 뮈렌의 진짜 매력을 담을 수가 없다.
그래서 더더 한걸음 걷고 한박자 쉬어가며 뮈렌에서의 순간 순간을 즐기고 싶었는지도 몰라.


귀여운 닭

이 들판이 온통 꽃이었는데 카메라론 찍어낼 수 없었어..ㅠㅠ

아름다운 뮈렌 동산


한참 걷다보니 배가 고프다. 점심먹을 시간!!
근데.....이.....동네는 보다시피 꽃도있고 풀도 있는데 슈퍼가 없어와.....요...
그럴줄 알고 우리는 이미 라우터브루넨에서 가볍게(?) 점심거리를 사들고 올라갔다는 거!+_+ 선경지명 제대로!
우리가 챙겨간 점심거리는 스위스 플레인 요거트와 바나나 세 개......
3 명이 먹는건데..진짜 단촐하다.............(....)

어쨌거나 스위스 정통의 플레인 요거트 맛 좀 볼까요?^------------------------^ 



표정으로 말하는 스위스 플레인 요거트의 맛....



네..아무리 오리지날이 좋아도 말입니다.....
우리 여행지에서는 함부로 오리지날에 덤비는 대범함은 쓰레기통에 고이 접어 버립시다..
스페인에서 Spanish Chocolate에 한 번 당했는데 스위스에서 또 당할 줄이야..........OTL

스위스플레인 요구르트는...한국 플레인 요구르트와 차원이 다르다는거....단맛따위 0.001%도 없다는 거...
시고 쓰고 텁텁하다는거....유의하시길..........................웩.............

두근두근 플레인~

너무 시고 쓰고 텁텁해서 바나나 투하!!




어쩄거나, 바나나를 통으로 투하한 요구르트로 겨우 배를 채우고,
또 뮈렌 꼭대기에서 한국의 그리운 사람들에게 또 엽서를 썼답니다. :)
(나 편지쓰는거 너무 좋아해! 특히 이렇게 여행하면서 편지쓰는거 너무 낭만적이잖아!)
사실 여기에서 쓴 편지를 누구한테 보냈는지는 기억이 안나요...........누가 받으셨나요...............;;;;

그리고 우리는 플레인 요구르트만큼이나 어마어마한 실수를 저지르고야 말았.....
케이블 카를 타려고 역에 가다보니, 라우터브루넨까지 연결된 등산로 표지판이 있지 않겠나요?
뮈렌을 걸으며 한껏 부푼 분위기와 돈도 아낄겸 (;;) 라우터브루넨까지 걸어내려가자고 의기투합해버린거....
아...누군가 한명이 뜯어 말렸어야 했는데, 이상하게도 여행지에서 만난 세명이 어쩜 이리 죽도 잘맞는지...........


...등산로는 등산로였는데........알프스 등산로라는거..................
멀쩡히 걸어내려오다가 나중엔 엉금엉금 기어서 내려왔다는거..........................
발 끊어지는 줄 알았네.........................휴.........


발품파는 배낭여행도 좋지만..우리 알프스를 걸어내려오는...그런 짓은 하지 맙시다 ^^

내려오다가 만난 어느 계곡에서.이미 얼굴에 지쳤다고 써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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