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6월 4일
세계여행 제 35일 째 (1)
Luzern, Switzerland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날.
전날 뮈렌을 오르면서 티틀리스나 리기를 꼭 오르리라 했는데...
진짜 난 날씨 운이 없나봐...........어제는 화창하기라도 했지, 오늘은 비가 왔어..............................................제길
그래서 그냥 어제 못다한 루체른 구경을 마저 하기로 했고,
이미 루체른과 베른을 다 구경한 주영오빠는 로잔을 보고 베른에서 만나기로 했다.



여유로운 루체른의 로이스 강.


오전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우리는 루이스 강변이 한눈에 보이는, 강변의 어느 조용한 카페의 파티오에 앉아 커피를 한 잔 시켰다.
비는 내릴듯 말듯 그렇게 촉촉히 적셔왔고 오전이라 그런지 시내는 조금 한적했다.
살짝 쌀쌀한 바람을 받으며, 화창한 모습이 새겨진 루체른 엽서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비록 티틀리스도 리기도 올라가지 못했지만 커피한잔을 마시며 편지쓰는 여유는 꽤나 마음에 들었달까.

내가 시킨.......카푸치노였나?;

아빠와 슬뽕이에게 편지 쓰는 중.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



커피 한 잔으로 비오는 날의 스산함을 떨친 나와 시은언니는, 호프교회에 잠깐 들렀다가
루체른의 옛 시가지 안으로 들어왔다.
어제는 밤이라 골목골목길을 살펴보지 못해는데, 낮에 보니까 아기자기한 중세시대 느낌의 루체른 옛 시가지.
곳곳에 스위스 관광상품을 파는 기념품샵도 보이고 옷가게도 보이고..

귀여운 목각 인형과 함께 :)


카펠교가 아닌 슈프로이어교에서 바라본 루체른의 모습



옛 시가지를 걷고 걸어 루이스 강의 상류쪽으로 올라갔다. 가다보니 슈프로이어교가 보인다.
1568년에 세워졌다는 목조 다리.
이 다리에는 17세기 창궐했던 전염병을 그린 <죽음의 춤>이라는 67개의 패널화가 걸려있다.

우리는 옛시가지쪽에 이름난 카페&베이커리인 HUG에 찾아 들어갔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서 로이스강변이 바로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는 거!
가격이 대략 20 스위스 프랑(한화 2만원 정도)으로 조금 쎈 가격이었지만
어제까지 선식과 요구르트와 바나나로 배를 때운 것 치면 지금이야 말로 배부르게 먹을 차례 +_+
특히 예산에 쪼들리던 주영오빠가 없을때라 더더욱 배를 채워놔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밥은 언제나오나요?


이게 다 나의 세트메뉴에 있던 빵(몇개야;) 주스와 커피.

오믈레도 나오고...


치즈세트와 라즈베리 요거트도;;

...많아서 좋긴한데;;



하하, 저게 다 내가 시킨 점심세트....(...) 빵만 몇갠지..; 정말 배터지게 먹고는 남은 빵은 몰래 챙겨왔다.
싸달라고 하면 아무렇지 않게 싸줬을텐데 (외국은 그런문화가 잘 되어있으니) 왜 그때 몰래 숨겨서 나왔는지.-_-;;
점심을 먹고 유람선을 타러 가려다가 옛 시가지의 쇼핑 골목에 완전 사로잡혀버렸다.
여행시작하고나서 스페인 zara에서 산 티셔츠 하나 빼곤 쇼핑다운 쇼핑을 못해서인지,
날씨도 꾸리꾸리한데 완전 삘 받아서 이리저리 걸쳐보고 입어보고 살까말까 고민하고...
오랫만에 이쁜 옷들 입어보니까 기분은 참 야릇야릇 좋더라구요...꼭 사고 싶은 옷이 있었는데 꾹 참았다. ㅠㅠ


자진해서 모델이 되어주신 이 사랑스러운 커플..아직도 사랑하고 계신가요?



한참 옷에 정신팔려있다가 정신을 차려 유람선을 타러 갔더니, 아뿔싸! 5분전에 출발했단다 ㅠㅠㅠㅠ
다음 유람선은 한시간 뒤에나 있는데 타고 갔다가 돌아오는 것까지 계산하면 베른으로 가는 기차를 놓치게 된다....헐..
스위스에 도착한 날, 베른에서 로마로 떠나는 야간기차를 미리 예약해놓은 탓에 제 시간에 맞춰 베른으로 가야했다.ㅠ
아...이거 뭐지.....

비와서 티틀리스/리기 오르는것 포기하고 오전에 카페에 앉아서 여유타령하며 놀았는데;
점심먹고는 옷 구경하는데 정신팔려서 유람선도 놓치다니;;!!
스위스에서 꼭 해야할 알프스오르기와 유람선을 못타다니;! 무려 3일이나 있었으면서;;!!!!

밀려오는 자괴감과 후회....ㅠㅠ 스페인에서의 늘어지는 여행에 너무 익숙해져있었나..........

터덜터덜 호텔로 짐을 찾으러 가는데 갑자기 시은언니가 무제크 성벽에라도 빨리 갔다오자고 말을 꺼냈다.
기차시간까지 남은시간은 한 시간, 그래 40분동안 뛰어올라갔다가 20분동안 짐찾아서 돌아오는거야 +_+
그래서 우리는 미친듯이 뛰어서 무제크 성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정말 단 1초도 쉬지 않고 뛰어 올라갔건만 철조망과 나무에 가려 별로 보이는 건 없었다 OTL



무제크 성벽에서 내려다본 루체른 전경



올라가서 보니 루체른 호수와 그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
산의 계곡 사이사이에서 하얀 구름이 연기 피어나듯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늘이 낮은건지, 아님 산이 너무 높은건지 구름이 산을가로질러 하늘을 메우고 있었고
저 구름 위에도 파란 하늘일까 싶었다.
왠지 그 위엔 신이 있을 것 같은 왠지 모를 근엄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2008. 06. 04  Travel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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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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