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14일
세계여행 제 14일 째. (2)
NYC, USA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통근 페리를 타고 갔다 다시 맨하탄으로 돌아왔더니

벌써 어둑어둑해진 저녁시간이 되었다. 그럼 밥을 먹어야지!

 

나는 뉴욕에서 어학연수 중인, 나영이에게 전화해서 같이 저녁식사 약속을 잡았다.

나영이. 내가 원주에서 중학교 1, 2학년을 보내던 그 때에

방과 후 영어수업을 들으러 학원에 같이 다니면서 친해졌던 나영이.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바로 옆에서 학교 다니면서도

서로 바빠서 서울에선 얼굴 한 번 못 봤는데

이렇게 머나먼 뉴욕 땅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유니언스퀘어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무려 8년 만에 처음 만나는 건데도, 딱 알아보겠더라.!

어쨌든 나와 나영이는 8년 만에 만나고, 슐과 나영이는 처음 만난 사이었지만

외국유학생활을 하고 있고, 또 대학교 4학년이라는 비슷한 처지여서

고개를 끄덕끄덕하며 접시가 깨질 만큼 수다를 떨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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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영이 기다리면서 샵에 들어가서 헛짓좀 했다..(내 긴생머리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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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 나영 at Union S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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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에, 우리가 감히 뉴욕 땅 한복판에서 만나리라고 상상이나 했을까?

 

저녁까지 먹고 나니 시간이 많이 늦어서

8년 만에 만난 나영이와는 아쉬운 작별인사를 하고

나와 슐은 그 유명한 맨하탄의 야경을 보기 위해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갔다.

완전 두근두근두근두근!

 

 

근데,

너무 기대를 많이해서였을까?

아님 영화에서 너무 과장된 야경을 보여줘서였을까? 사진빨이었나?

아님 지난 1년 동안 너무 이 도시, 저 도시 야경을 많이 봐서였을까?
아님..크리스마스가 아니어서 그랬나?
 

눈이 부실 정도로 반짝거릴 줄 알았던 맨하탄의 야경은

생각보다, 정말 상상보다 많이 반짝거리지도 아름답지도 않았다.

아마, 사무실이 많은 맨하탄이라 다들 퇴근해서 빌딩에 불이 별로 없나보다..라며 위로했을 뿐.

게다가 높아서 바람이 얼마나 세차게 부는지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였고

바람도 너무 차가워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손이 얼어버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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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사진으로 보니까 왤케 반짝거려...(....삐질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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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을 당겨보면 사실 많이 컴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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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색 삼각뿔 빌딩이름은 까먹고, 은색으로 반짝이는 크라이슬러 빌딩만 기억난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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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위로 빛이 흐르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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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쉬 켜봤더니..사람도 안습, 뒷배경도 안습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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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플래쉬를 꺼봤더니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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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보너스, 호러쑈.

 




어쨌든, 휘날리는 머리카락 부여잡아가며

덜덜 떨리는 손 붙들어가며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입술 달달달 떨며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내려왔다.

 

 

사실 오늘 한 일은 별로 없는데

새벽부터 일어나 뉴욕으로 올라오고

또 무거운 짐 가방을 메고 하루종일 돌아다녀서인지

나는 완전 녹초, 파김치가 되어 있었다.

흐아. 그렇지만 이제 뉴욕을 관광할 수 있는 날은 3일!
내일도 열심히 달려야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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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5 14

세계여행 제 14일 째. (1)

NYC, USA

 

 

워싱턴에서의 달콤한 휴식과 관광을 마치고

새벽 일찍 워싱턴을 떠나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다.

오늘부터 17일까지 4일간은 UBC에서 같이 공부했던 슐을 만나

함께 뉴욕을 같이 관광하기로 했는데

만나기로 했던 약속장소에 슐이 나타나지 않아

그 큰 뉴욕에서 슐을 영영 못만나는 건 아니지, 발을 동동 굴렀더랬다.

(정말이지 그 맨하탄 한 가운데서 슐을 기다렸던 2시간은 지옥 그 자체였다. )
 

우여곡절 끝에 슐을 만나 드디어 본격적인 뉴욕여행을 시작했다.

사실 뭐 우리에게 있는 건, 관광책자 뿐!

계획이나 코스 따위는 없는 거다. 그저 발길 닿는 대로 내키는 대로 다니는거다. !음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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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on Sq.에서 왕따놀이 중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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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on Sq.의 완전한 일부가 된 나와 슐. ..(옆에 밀리터리 캡! 뭘 째려보니. 사람 처음 봤니)

 

근데, 지금 글을 쓰는 와중에 생각이 난건데,

나 왜 슐을 이라고만 부르는거지?

나보다 언닌데, 존댓말도 안하고 언니라는 존칭도 없이 그냥 슐슐슐 ….(…)

(미안, 근데 난 슐이라는 애칭이 더 친근하고 좋단 말이야 ;;)

 

이 때, 당시 장장 4일간 뉴욕에 비소식이 있었기 때문에

날씨가 그럭저럭 맑은 오늘 배를 타고 자유의 여신상을 보러 가기로 했다.

배를 타러 남쪽으로 내려가는 김에 월스트리트도 구경하고 !

자자자 고고씽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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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의 끝자락, Financial District의 Wall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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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어디나 그렇지만) 사람들로 북적이는 Wall 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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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뒤의 교회가 유명한 거랬는데, 이름을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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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위압적인 성조기. 그리고 (또) 이름을 까먹은 건물.-_-...;;

 

뉴욕은, 특히나 맨하탄은 어디든지 그런 것 같다.

어느 골목, 어느 구석 할 것 없이 뉴요커들과 이민자들과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곳.

그 잠시 조금 한적하고 여유로운 워싱턴에 있다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왔더니

또 정신이 없다 정말. 거기다 등에는 짐 한 가득 메고..(..)

(새벽에 워싱턴에서 올라오는 바람에, 뉴저지까지 가서 가방을 놓고
맨하탄으로 다시 돌아올 상황이 아니었다 ㅠㅠ )
 

하도 신문에서 월가, 월가 해서 뭐 얼마나 대단한 곳인가 기대만빵 했는데

좁은 골목에 큰 건물들만 쭉쭉 들어서있고 정신없고 사람들만 바글바글하고.


월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흑인NYPD랑 사진을 같이 찍었다는 거다.

NYPD라서 엄청나게 위압적이고 무서울 줄 알았는데

(몬트레이에서 위압적인 경찰을 만난 적 있기 때문에..군인이었나? -_- )

같이 사진 찍자고 했더니 쑥쓰러워 하는거다….(…저기..)

기념 사진만 몇 장 찍고 배를 타는 배터리파크(Battery Park)까지 내려갔다.

가는 길에 황금황소님도 만나주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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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쓰러워하던 NYPD님과 그게 못마땅한 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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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st.에서 슐의 모델놀이, 기럭지 한 번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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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l st.의 상징 황소인지 불소인지 여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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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팔꿈치에 찍혀 기우뚱하는 황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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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 한국에 one more time이 유행있다고 하네요..(뒤에 맨 가방의 압박)



우린 가난한 배낭여행객이니까

자유여신상이 있는 섬까지 들어가는 여신상 페리를 타지 않고

맨하탄에서 다른 섬으로 가는 통근페리를 타고 여신상을 멀찍이서 구경하기로 했다.

그깟 기념상에 몇 시간 투자하기 아깝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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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을 뒷 배경으로 슐과 함께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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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들로 빽빽한 맨하탄의 모습. 왠지 그대로 가라앉을 것만 같다.


절대적인 뉴욕의 상징물인 자유의 여신상.

종종 자유의 여신상을 생각할 때마다 나는 여신님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아니, 자유의 여신상이 무슨 죄라고

무슨 영화나 만화 속에서 뉴욕에 사건이 터지면 자유의 여신상도 수모를 당하고

(자유의 여신상 목이 없어진다거나;;등등등)

뉴욕을 풍자하거나 까댈 때도 그저 상징물이라는 이유로 자유의 여신상이 대상이 된다.

(횃불 대신 햄버거를 들었다던가, 뚱뚱하다던가..)

프랑스에서 이민오셔서 수고가 많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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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근페리에서 보는 자유여신상의 크기는 저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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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노을이 진다. 구름 속에 가린 노을빛이 오묘한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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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ue of Liber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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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0일
세계여행 제 10일째 (3)
NYC, USA



자, 이제 5th 조금 걸어볼까?
솔직히 나는 명품따위에는 1원의 관심도 없는 사람이라
들어가서 구경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냥 거리를 따라 어떤 것들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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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백을 가득 든 여자들, 다들 뭘 사셨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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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ffany, 나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란 제목만 보고 티파니가 태평양 어딘가 떠있는 섬인줄 알았던 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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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여자들이라면 하나씩은 가지고 있는 루이비통. (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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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날드 트럼프 아저씨의 타워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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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히트어 "You're F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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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CCI도 있군요.



명품관 사진들도 좀 찍다가 말았다. 금새 재미 없어졌어.
사실 이 거리에 있는 교회와 성당도 열심히 사진찍고 어쩌고 했지만...그냥...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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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을 스쳐가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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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할 일 없이 그냥 앉아만 있었는데도 어느 덧 저녁이 되었다.
이제 오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밥먹으러 가야지~~)
포트오쏘리티 터미널까지 타임스퀘어를 지나 다시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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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개봉 하기 전이었던 Sex and the City, 뉴욕에서 보고 싶었는데..



타임스퀘어인데,
왠지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길가는 많은 관광객들을 붙잡고 사진 한 장만 찍어달라고 부탁했건만,,
외국인이 사진 잘 찍어주는 모냥을 못 봤다.......(...)
죄다 흔들리고,,,사람에 너무 집중하셔서 뒤에 배경이 없으시다는....
그나마 한장, 올려도 될 법한 사진. (그래도 왠지 합성같다....휴)

내일은, 워싱턴으로 간다 ! 뉴욕, 잠시만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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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 Squar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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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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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0일
세계여행 제10일째 (2)
NYC, USA





뭘 먹을까...하며 걷다가
파티오가 있는 레스토랑을 하나 찾았다.
앞에 높인 가격을 보니 왠지 뉴욕물가 치고 파르페가 12달러면 비싸지 않은 것 같아!
....라며 급 신나서 들어간 (지금은 이름도 기억안나는) 레스토랑.


미국와서 누누히 느낀거지만, 서비스 종사업들 서비스가 아주 개판이다. -_-
캐나다에서는 못 느꼈던 왠지 모를 아시아인으로서의 '무시'를 느낀달까?
이게 내 자격지심일지는 알 수 없으나 어쨌든 대하는 태도가 미국과 캐나다 정말 180도 다르다.

어쨌거나, 혼자와서 무시하는건지, 아님 아시아인이라서 그런건지, 아님 여자라서 그런건지!!
정말 그것도 아니면 원래 성질이 그런건지 써빙하는 애가 날 식겁하게 만들었는데
.....12달러 짜리 파르페...너마저.....ㅠㅠ
벤쿠버에서 먹던 카페 크렙정도 생각하고 시킨 건데....
크기는 1/3이요, 두께는 1/5였다.....맛도 없고....

어쨌든 써버때문에 기분 상해서 팁 아예 안줘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난 오히려 보통 팁보다 더 던져주고 나왔다.
흥, 무시하지 말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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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했던 크레페. 카페크렙이 그리웠던 점심.


점심을 먹고 살살 걸어올라가 쎈트럴파크까지 왔으나,
별로 구경할 마음이 안들어서 애들 뛰노는 것 좀 보다가 바로 명품의 거리 5th AV.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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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아니랄까봐 표지판 옆에 자유의 여신상 표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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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th도 정신 없기는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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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Y ? 난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5th는 타임스퀘어와 분위기가 완전 달랐다.
여전히 사람들로 바글거리고 , 차들로 길이 꽉꽉 막히지만
근데 뭔가 달라. 느낌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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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아이스크림 자동차. 하나 사먹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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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아이스크림 차를 마주한 곳에 걸터앉아서 하염없이 내 앞을 오가는 사람들만 바라보았다.
엄마아빠가 아이 손을 잡고 지나가고 친구들이 하하호호 떠들며 지나가고
뚱뚱한 사람이 지나가고, 날씬한 사람이 지나가고 키 큰 사람이 지나가고 키 작은 사람도 지나갔다.
백인도 지나가고, 아시아인도 지나가고 흑인도 지나다녔다.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그제서야 들었다.

도대체 뉴욕에 대한 무슨 환상이 있었던걸까?
뉴욕 그리고 뉴요커.
미디어들이 만들어낸 그리고 내가 받아들인 그 환상의 뉴욕 속에서는
섹스 앤더 시티 속의 주인공들 같은 특별한 사람들만이 오갈꺼라고 생각했었나.


그렇게 두어시간을 그 곳에만 앉아 지나다니는 사람들 구경을 하고서야
나는 문득 뉴욕이란 곳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나 세계 각국의 모든 인종과 모든 국적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스쳐 지나 가는 곳.
그리고 또 뉴욕의 '도시'다움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반나절 전만 해도 조용하고 평화로운 벤쿠버가 그리웠지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활기찬 대도시의 모습, 이것 또한 내가 그렇게 그리워했던 것이 아니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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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시간 동안이나 바라보고 있었던 5th AV.의 풍경- 노트에도 끄적끄적 그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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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의 소녀가 일어나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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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도 따라 찍어봤다.





자, 이제 뉴욕이 좋아지기 시작했으니 본격적으로 5th AV.의 구경을 시작해볼까?!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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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10일
세계여행 제 10일째.
NYC, USA



+ 여행기 올리다가 스스로 진 빠져서(....)
+ 한 편에 글이 너무 길다는 말에 동감하여..나름 조절해보려 노력중입니다....(..)
+ 보다시피 날짜가 5월 10일, 후텁지근한 지금 7월 날씨의 여러분이 보시기에..옷이 좀 더워보일수도..(..)






뉴저지에서 맞는 첫번째 아침,
방금 갓 구워온 쫄깃하다 못해 쫀득쫀득하고 오동통한 베이글에 무한감동을 느끼며
나홀로 22번 버스를 타고 드디어,!
맨하탄으로 나갔다.


포트오쏘리티 터미널에 내려서 느낀 맨하탄에 대한 나의 첫 느낌은?!!
$^$@#$Sdfg1@$Y$%^%$&^&!!!!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아직도 기억난다.
처음 터미널 문을 밀고 나왔을 때,
드높은 빌딩들과 수많은 사람들과 정신없이 오가는 차들과 난잡한 공사판.

내가 꿈꾸던 환상의 NYC와는 ..거리가 좀 멀군?!
어쨌거나, 떨리는 마음으로 그렇게 티비와 영화로만 줄창 봐오던 타임스퀘어로 고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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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 두 개로 타임스퀘어가 저 곳임을 알았다. LG와 삼성.



뉴욕인데, 말로만 듣던 그 뉴욕인데
마음은 이상하게 착잡했다.
이 큰 뉴욕에, 남들이 그렇게 환호하는 이 곳에 혼자 오게 된 것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큰 도시의 기운에 억눌려버린 그런 느낌이랄까.
서울에서 뉴욕으로 바로 날라갔다고 해도 분명 그 느낌은 압도적이었을테지만,
8개월 동안 벤쿠버에 있으면서 '도시'에 대한 감이 제대로 떨어져버렸던 거다.
높은 건물 몇 개 안되고 머리 위론 하늘이요, 손 닿을 곳에 바다가 펼쳐져 있고
길가다 사람들이랑 지나칠 일은 죽어도 없고 찻길에는 차가 텅텅 비어 있던 그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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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YORK



게다가 이 곳은 그 유명한 타임스퀘어.
수 천명, 아니 혹은 수 만명의 사람들이 정말 제 갈길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내 눈에는 전세계에서 온 관광객들밖에 없는 것 같았고.
가만히 서 있으면 사람에 쓸려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오랫만에 보는 대도시, 많은 사람들, 많은 차들, 높은 건물들.
사진을 찍으려 해도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찍어야 할지 난감했다.


문득, 외로워졌다.
뉴욕에 왔다는 기쁨보다
이 길을 걸어가는 수 천명의 사람들 중에
내 눈을 마주치며 생긋-웃어주는 사람 하나 없는 곳이 바로 여기,
뉴욕이란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한참을 타임스퀘어 주변에서 어디로 가야 할지, 무엇을 먼저 봐야할지 감도 못잡은채
과연 여기 있는 사람들 중에 정말 뉴요커는 몇 퍼센트나 될까?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가만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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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바쁘게 오가는 사람들. 한마디로 '정신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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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way & 7th AV.이 길을 걷는 당신들은 뉴요커일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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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에 걸린 많은 뮤지컬 광고들. 쫄딱망한 스피드레이서 광고판이 제일 크다.



너무 생각없이 나왔다.
14일부터는 UBC에서 같이 공부한 슐과 함께 뉴욕관광을 함께 하기로 했기 때문에
내가 먼저 마음대로 봐버리면, 나중에 슐과 함께할 때 스케쥴이 엉망이 될 것 같아서
차마 유명한 관광지들을 나 혼자 가버릴 수가 없었다.
그래서 들어간 곳이 ....겨우 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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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스스로 골라 담을 수 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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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색색의 M&M들, 나의 비만의 악의 축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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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을 좋아하는 어떤 사람이 생각나네.



동전을 바꿀겸 아주 조금만 M&M을 담았다.
미국, 이 동네 호락호락하게 지폐를 잔돈으로 잘 안바꿔준단 말이지.


어느 덧, 점심시간이 되었다.
아~ 나 혼자 이 넓은 맨하탄에서 뭘 먹어야 하는 거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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