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체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5.08 70.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2. 2009.04.30 69. 루체른
2008년 6월 4일
세계여행 제 35일 째 (1)
Luzern, Switzerland



스위스에서의 마지막 날.
전날 뮈렌을 오르면서 티틀리스나 리기를 꼭 오르리라 했는데...
진짜 난 날씨 운이 없나봐...........어제는 화창하기라도 했지, 오늘은 비가 왔어..............................................제길
그래서 그냥 어제 못다한 루체른 구경을 마저 하기로 했고,
이미 루체른과 베른을 다 구경한 주영오빠는 로잔을 보고 베른에서 만나기로 했다.



여유로운 루체른의 로이스 강.


오전부터 추적추적 내리는 비에 마땅히 갈 곳도 없고,
우리는 루이스 강변이 한눈에 보이는, 강변의 어느 조용한 카페의 파티오에 앉아 커피를 한 잔 시켰다.
비는 내릴듯 말듯 그렇게 촉촉히 적셔왔고 오전이라 그런지 시내는 조금 한적했다.
살짝 쌀쌀한 바람을 받으며, 화창한 모습이 새겨진 루체른 엽서에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비록 티틀리스도 리기도 올라가지 못했지만 커피한잔을 마시며 편지쓰는 여유는 꽤나 마음에 들었달까.

내가 시킨.......카푸치노였나?;

아빠와 슬뽕이에게 편지 쓰는 중.


카푸치노를 마시면서 ...



커피 한 잔으로 비오는 날의 스산함을 떨친 나와 시은언니는, 호프교회에 잠깐 들렀다가
루체른의 옛 시가지 안으로 들어왔다.
어제는 밤이라 골목골목길을 살펴보지 못해는데, 낮에 보니까 아기자기한 중세시대 느낌의 루체른 옛 시가지.
곳곳에 스위스 관광상품을 파는 기념품샵도 보이고 옷가게도 보이고..

귀여운 목각 인형과 함께 :)


카펠교가 아닌 슈프로이어교에서 바라본 루체른의 모습



옛 시가지를 걷고 걸어 루이스 강의 상류쪽으로 올라갔다. 가다보니 슈프로이어교가 보인다.
1568년에 세워졌다는 목조 다리.
이 다리에는 17세기 창궐했던 전염병을 그린 <죽음의 춤>이라는 67개의 패널화가 걸려있다.

우리는 옛시가지쪽에 이름난 카페&베이커리인 HUG에 찾아 들어갔다.
다행히도 운이 좋아서 로이스강변이 바로 보이는 창가에 앉았다는 거!
가격이 대략 20 스위스 프랑(한화 2만원 정도)으로 조금 쎈 가격이었지만
어제까지 선식과 요구르트와 바나나로 배를 때운 것 치면 지금이야 말로 배부르게 먹을 차례 +_+
특히 예산에 쪼들리던 주영오빠가 없을때라 더더욱 배를 채워놔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타올랐다

밥은 언제나오나요?


이게 다 나의 세트메뉴에 있던 빵(몇개야;) 주스와 커피.

오믈레도 나오고...


치즈세트와 라즈베리 요거트도;;

...많아서 좋긴한데;;



하하, 저게 다 내가 시킨 점심세트....(...) 빵만 몇갠지..; 정말 배터지게 먹고는 남은 빵은 몰래 챙겨왔다.
싸달라고 하면 아무렇지 않게 싸줬을텐데 (외국은 그런문화가 잘 되어있으니) 왜 그때 몰래 숨겨서 나왔는지.-_-;;
점심을 먹고 유람선을 타러 가려다가 옛 시가지의 쇼핑 골목에 완전 사로잡혀버렸다.
여행시작하고나서 스페인 zara에서 산 티셔츠 하나 빼곤 쇼핑다운 쇼핑을 못해서인지,
날씨도 꾸리꾸리한데 완전 삘 받아서 이리저리 걸쳐보고 입어보고 살까말까 고민하고...
오랫만에 이쁜 옷들 입어보니까 기분은 참 야릇야릇 좋더라구요...꼭 사고 싶은 옷이 있었는데 꾹 참았다. ㅠㅠ


자진해서 모델이 되어주신 이 사랑스러운 커플..아직도 사랑하고 계신가요?



한참 옷에 정신팔려있다가 정신을 차려 유람선을 타러 갔더니, 아뿔싸! 5분전에 출발했단다 ㅠㅠㅠㅠ
다음 유람선은 한시간 뒤에나 있는데 타고 갔다가 돌아오는 것까지 계산하면 베른으로 가는 기차를 놓치게 된다....헐..
스위스에 도착한 날, 베른에서 로마로 떠나는 야간기차를 미리 예약해놓은 탓에 제 시간에 맞춰 베른으로 가야했다.ㅠ
아...이거 뭐지.....

비와서 티틀리스/리기 오르는것 포기하고 오전에 카페에 앉아서 여유타령하며 놀았는데;
점심먹고는 옷 구경하는데 정신팔려서 유람선도 놓치다니;;!!
스위스에서 꼭 해야할 알프스오르기와 유람선을 못타다니;! 무려 3일이나 있었으면서;;!!!!

밀려오는 자괴감과 후회....ㅠㅠ 스페인에서의 늘어지는 여행에 너무 익숙해져있었나..........

터덜터덜 호텔로 짐을 찾으러 가는데 갑자기 시은언니가 무제크 성벽에라도 빨리 갔다오자고 말을 꺼냈다.
기차시간까지 남은시간은 한 시간, 그래 40분동안 뛰어올라갔다가 20분동안 짐찾아서 돌아오는거야 +_+
그래서 우리는 미친듯이 뛰어서 무제크 성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정말 단 1초도 쉬지 않고 뛰어 올라갔건만 철조망과 나무에 가려 별로 보이는 건 없었다 OTL



무제크 성벽에서 내려다본 루체른 전경



올라가서 보니 루체른 호수와 그 시내를 둘러싸고 있는 산들.
산의 계곡 사이사이에서 하얀 구름이 연기 피어나듯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늘이 낮은건지, 아님 산이 너무 높은건지 구름이 산을가로질러 하늘을 메우고 있었고
저 구름 위에도 파란 하늘일까 싶었다.
왠지 그 위엔 신이 있을 것 같은 왠지 모를 근엄함이 느껴지기까지 했다.

-2008. 06. 04  Travel Book.

'08 유럽 올어라운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72. 드디어, 이딸리아.  (0) 2009.05.25
71. 스위스의 마지막 도시, 베른.  (3) 2009.05.19
69. 루체른  (0) 2009.04.30
68. 하이디의 고향같은 뮈렌동산(?)에 오르다!  (0) 2009.04.26
67. 패러글라이딩  (0) 2009.04.24
Posted by honey,H
,

2008년 6월 3일
세계여행 제 34일 째 (3)
Luzern, Switzerland




원래 계획대로라면 유람선을 타고 루체른으로 들어가고 싶었는데-
뮈렌에서 걸어내려오는 바람에(;;;) 시간이 너무 지체되서 유람선을 놓치고 말았다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차를 타고 이동 +_+
나와 시은언니는 모두 1등석인데 주영오빠가 2등석이라서 선심쓰듯(..) 2등석에 앉았다.


스위스의 에메랄드빛 호수!


서로 일기를 쓰느라 바쁜 주영과 칸민

ㅋㅋㅋㅋ



차창밖으로 스위스의 때묻지 않은 황홀한 자연환경이 펼쳐졌다. 특히나 에메랄드 빛으로 빛나던 호수.
우리들은 각자 여행기를 쓰면서 김광석의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흥얼거렸다 .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곳으로 가네~ 그대의 머릿결 같은 나무 아래로
덜컹이는 기차에 기대어~ 너에게 편지를 쓴다. 꿈에 보았던 길. 그 길에 서 있네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


어쩜 이렇게 노래와 지금 우리의 모습이 딱딱 맞아떨어지는지!
그러나 새벽부터 패러글라이딩하고 알프스를 뛰어다녀서 완전 피곤했었는지 곰새 무한 잠의 나라로 빠져들었다...;;
옆에 에메랄드 빛 호수들이 날좀 보소~ 하고 손을 흔드는데.....
눈은 떠야겠는데....보긴 봐야게...ㅆ.....음.ㄴ..ㅑ......
으......



한참 헤드뱅잉을 하다가 눈을 떠보니 어느새 루체른에 다왔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에메랄드 빛 호수는 없어지고
라우터브루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던 현대식 건물과 공장들이 차창밖에 나타난 것이다.
갑자기 왠지모를 거부감이 들었다. 라우터브루넨이 간직한 스위스다움에 푹 빠져있어서였을까.
어쨌든 루체른 도착!


나와 시은언니는 미리 예약해 놓은 호텔로 짐을 옮기고, 주영오빠는 없는 돈을 쪼개어 호스텔을 잡았다.
(당시 주영오빠는 5일치정도의 숙박비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여행은 3주 남았는데)

중세도시스러운 루체른의 모습, 로이스 강변..


루체른의 상징 카펠교. 1333년에 세워진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다리이다.


민 단독샷

주영오빠와 시은언니의 신혼여행컨셉;




내가 좋아하는 사진♥....꽃의 뒷모습은 항상 그립고 아련한 느낌을 말하는 것 같다.


이미 루체른 관광을 해봤던 주영오빠의 가이드를 받아 우리는 루체른의 유명한 빈사의 사자상을 보러 갔다.
프랑스 혁명 당시 루이 16세 일가를 지키다가 죽은 스위스 용병 786명의 충성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기념비로
심장을 찔린 사자가 프랑스의 상징인 흰 백합의 방패를 마지막까지 지키는 모습으로 조각 되었다고..



노련한 가이드 주영오빠를 따라 무제크 성벽으로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졌다.
우린 급히 버스정류장으로 뛰어들어갔다. 정말 5초만 길가에서 어영부영했더라면 폭우를 맞을 뻔 봤다.
금새 그치겠거니 하며 버스 정류장에 앉아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며 또 흥얼흥얼 노래부르기....


빗물에 비친 색색의 전광판.


비야..언제 그칠꺼니...?




한참을 기다렸건만 비는 그칠줄을 모르고 끊임없이 내렸다.
조금만 더 가면 무제크 성벽이지만 아쉽게도 우리는 다음을 기약하며 다시 숙소로 발길을 돌려야했다.
갑자기 쏟아진 비에 다들 추워서 오들오들 떨다가 빗방울이라도 피하자며
주영오빠의 후디를 활짝 펼쳐들고 뛰기 시작했다.
지나가던 스위스인들이 다들 저게 뭔가 하고 쳐다봤지만 ㅎㅎ
이렇게 후디 한장아래 겨우 비를 피하며 뛰고 있으려니까
영화 클래식도 생각나고, 연애소설의 포스터도 생각나고 마치 우리가 영화 주인공이 된 것 처럼.
비록 우린 손예진처럼 이쁘지도, 조인성처럼 잘생기지도 않았지만 아무렴 뭐 어때
이렇게 루체른의 비오는 밤, 낯선 도시에서 비를 피하려 후디 하나아래에서 셋이 발맞춰 뛰던 추억은
우리들 유럽여행에서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는걸 ...:)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