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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07 어제가 오늘을, 오늘이 내일을. 5



5만5천명정도의 도쿄돔 콘써트



어제 오늘 가수 동방신기가 일본의 도쿄돔에서의 콘써트를 성황리에 마쳤다는 기사를 읽었다.
일본 가요계는 전혀 모르는 나지만, 각종 기사에서 "꿈의 도쿄돔 입성" 이라는 타이틀을 달아주는 걸 보며
분명 어마어마한 일을 해낸 것이로군. 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사를 빌려 말하자면, 일본 최정상급 가수들도 함부로 하기 힘든 공연이 도쿄돔에서의 콘써트라.
그래서 도쿄돔 콘써트를 '입성'이라고 한단다.
워낙 큰 공연장이라 입성하기도 어렵고, 행여나 공연을 한다고 해도 꽉 채우는 일도 힘들다고.
대관료가 1억이 넘고, 좌석이 5만석~6만석까지 되기 때문에..
일본 아이돌의 최정상급인 아라시도 데뷔 8년만에 입성한 도쿄돔엘,
동방신기는 일본 가요계 4년 만에 그것도 도쿄돔을 꽉꽉 채워서 공연을 마쳤댄다.
............앞에서 일본 가요계를 전혀 모른다고 했는데....이건 다 어제 기사를 보고 쓴거다....)




어쨌든, 데뷔 4년만에 도쿄돔에 입성한 동방신기 그들도 꿈을 이뤘다고 말하고
각종 언론에서도 꿈의 도쿄돔에 입성했다고 말해주니, 또 한번 동갑내기 그들은 어마어마한 일을 이뤄냈구나 싶었다.
일본 전국 투어로 30만의 관객 티켓 파워를 보여주었다고. 한국에선 단독 곡연 3번으로 3만명밖에 허락을 안하더니...


그러다 방금 싸이월드에서
"상가계단에서 라이브하는 동방신기"라는 동영상을 봤다.
여기다가 퍼오고 싶은데 요즘 하도 저작권 저작권 저작권 말이 많아서 겁나서 못 가져오겠다.

발캡쳐 죄송....

( 혹시 궁금하다면 http://video.cyworld.com/208389979 로 클릭해보자 )


지금은 일본가수도 힘들어하는 도쿄돔에서 콘써트를 하는 동방신기가,
일본에서 데뷔하고 얼마 안되서
어느 일본 상가의 계단에서, 5명이 일렬로 서도 어깨와 어깨가 맞붙을 만큼 비좁은 그런 상가계단에서
마이크를 들고 열심히 라이브를 한다.


내가 봐도 너무 초라한 무대다.
그래뵈도 한국에서 2006년 방송 3사 대상을 휩쓸고 가장 어마어마하고 (무시무시한) 팬덤을 거느린 아이돌 가수였는데
어느 이름 없는 상가, 그것도 특설 무대도 아닌 그냥 계단에 서서 노래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이보다 더 초라한 무대에도 섰었다.
데뷔 초, 불교대학의 강당에서 앞에 100명의 관객을 놓고, 무대가 아닌 장판을 깔고 그 위에 서서 노래를 불렀다.


초라하고 안쓰럽기에 앞서서
만약 나였다면, 저런 곳에서 저런 대접을 받으면서 노래를 부르고 싶었을까 자문해본다.
나라면 죽도록 싫었을꺼다. 하기 싫다고 매니저와 바락바락 악을 썼을 꺼고
행여나 강요에 의해 억지로 저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얼굴이 화끈거리고 시선 둘 데를 찾아 헤메고
꼬깃꼬깃한 자존심에 이런데서까지 노랠 해야하나, 울컥 목이 메어서 노래도 제대로 못했을것 같다.
동영상속에서 아무렇지 않게 노래를 부르는 20살의 뜨거운 피가 끓는 저 다섯 남자라고 달랐을까?
바로 1년전에 한국에서 가요대상을 휩쓸었던 자존심으로 당장이라도 마이크를 내려놓고 도망가고 싶지 않았을까?
나라면 이렇게 생각했을꺼다
-아 한국에서 이 모습 보면, '일본데뷔한다고 가더니 별볼이 없네, 가서 개고생하네' 라고만 생각하겠지?ㅠㅠ-
내가 쓰고도 정말 내가 이렇게 말했을꺼 같다.

 

어쨌든, 그들은 그런 푸대접을 자발적으로 견뎠든, 소속사강요에 의해 견뎠든,
그들은 한국의 인기있는 아이돌 '동방신기'의 타이틀을 버리고
아라시가 꽉 잡고 있는 일본 아이돌계에 '토호신키'라는 신인그룹으로 바닥부터 차근차근 시작했다.

대학강당의 장판위에서 노래를 불렀고, 상가계단에서 노래를 불렀고,
천오백명의 작은 콘써트로 시작해서 그들은 부도칸(무도관)의 무대에 올라 눈물을 흘렸고
그리고 아레나 투어를 거쳐서 드디어 꿈이라 불리는 도쿄돔에까지 올라갔다.


4년 만이었다.

한국에선 데뷔부터 주목과 대접을 받고 2년만에 정상까지 휘몰아치듯 올라갔다면
일본에선 어설픈 일본어부터 시작해서 그렇게 차근차근 4년을 견디고 버티고 도전하면서 꿈에 이르렀다.
4년, 이건 분명 긴 시간이다. 누군가는 이보다 더 긴 무명의 세월을 겪겠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성공을 맛본 이들이 참고 인내하기에 4년은 참으로 긴 시간이다 .


가끔, 아니 종종 이런 조급증의 강박관념으로 가득찬 한국에서
나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인내해야 하는 순간을 못견뎌 할 때가 있다.
밑바닥부터 시작해야하는 일이 있다면, 지금 내 위치나 나의 지난 성적들은 과감히 잊고 초보의 자세가 되어야 하는데
거만하게도 새로시작하는 일부터 다 잘하려고 욕심을 낸다.
그리고 그 일을 빨리 성공시켜서 남들에게 인정 먼저 받으려고 조바심을 낸다.
가장 중요한 건, 내가 그 목표를 이루느냐 마느냐인데
바보같게도 나는 남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아직도 저러고 있느냐고 한심하게 생각하지 않을까부터 겁을 낸다.
또 새로 시작하는 일 때문에 지난 과거에 쌓은 내 노력이나 성과들이 와르르 무너질까봐 겁이 나서 도전하기 겁날때도 있다.


이젠 일본음악 아이돌계에 굳건히 자리매김한 토호신키.


친구들은 가끔 연예인이야기를 빗대 말하는 날보고 철이 없다고 한다. 아직도 아이돌가수가 좋으냐고 타박을 한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도 동방신기만큼은 단순히 좋은게 아니다.
그들의 일본에서의 눈물겨운 성공기를 보면서 나는 나를 되돌아보게 된다.
꿈이 희미하게 느껴질땐, 꿈을 꾸게 되고
노력 없이 성과만 얻고 싶을땐, 반성하게 된다.
이렇게 말하면 분명 누군가는 또 비웃겠지만
일본에서 활동하는 토호신키는 내게 일종의 '믿음과 인내, 그리고 성공의 증거'다.
그들은 힘들고 혹독했던 일본에서의 데뷔시절을 눈물로 견디며 도전했고, 결국엔 이렇게 도쿄돔에 올랐다.
물론 더 격한 감동의 쓰나미를 주는 성공신화들이 많이 있지만
내가 그들에게 자극 받는 것은, 그들이 나와 똑같은 치기어린 투정을 부릴 동갑내기라는 사실과
그리고 그들의 성공이 신화로 끝맺음이 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더 높은 곳을 향하여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내게 인생선배면서 동시에 친구 같아서랄까.
그들도 하니까, 그들도 아직까지 고군분투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고 있으니까,
그러니까 나도 해야지. 나도 해내야지.

'믿고 인내하며 노력한다면, 반드시 성공한다'
이게 그들이 내게 말해주는 또다른 믿음이자 반드시 참으로 귀결되는 명제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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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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