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ndrop.

■ 삶/II. 삶 2015. 8. 27. 08:15


나는 원하지 않았다고 해도 어떻게 나랑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전혀 생각지도 못한 바로 전 남친의 결혼소식을 전해들었을 때,
괜찮아! 라고 대답했지만 정확히 10초 후에 나는 머리를 감싸쥐고 테이블에 엎드렸다.
괜찮을 리가 없잖아.


시차 때문에 저녁시간부터 혼이 나갈만큼 졸렸다.
친구들과 헤어지고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드러누워 자고 싶단 생각을 10573번쯤했다.
떠나기 전 시원했던 지하철 에어컨바람이 맨살에 닿으니 저절로 살결이 떨렸다.
버스 한정거장도 안되는 거리에서 택시를 탔다.
정확히 3천원을 결제했다.


이게 내가 당신에게 보내는 축의금이다.
내가 당신때문에 쓸 수 있는 최대한의 감정은 딱 3천원어치의 택시비였다.



- - -


또 원하지 않았지만 또 어떻게 상관없을 수 있을까.


아무 의미 없는 흔하디 흔한 단어라는 걸 알면서도
난 왜 나도 모르게 슬그머니 웃게 되는지.
왜 나는 별것도 아닌것에 없던 힘이 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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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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