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꿨다.
자다깨다 자다깨다 반복하면서 꿈도 참 가지가지 꿨다.
그 가지가지 꿈중에 세 개씩이나 기억이 나네.
첫번째 꿈에서 나는 커다란 편지를 받았다.
편지지가 스케치북마냥 컸던게 기억이 난다.
색은 하늘색이었고 가로로 한 번, 세로로 한 번 접었다 편 편지지였다.
그 커다란 편지지안에 글이 빼곡하게 적혀있지는 않았지만
첫장에는 뭔가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그런 내용이었고
두번째 장에는 반쪽은 프랑스어로, 반쪽은 그걸 간략히 해석해놓은 한글로 쓰여져 있는
그런 편지였다.
꿈속에서 나는 꿍한 마음으로 그 편지를 읽었다.
그리고 한 번 깼었나보다.
두번째 꿈에서 나는 반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갔다.
그 두번째 꿈속에서 나는 생각했다. 꿈(첫번째 꿈)에서 봤던 편지가 정말 와있을지도 몰라.
꿈에서 이전 꿈 내용을 기억하다니. 정작 그 꿈속에선 내가 꿈속에 있다는 것도 모르면서.
어쨌든 집에 후다닥 올라가서 내 방 책상을 한 번 보고, 혹시 엄마가 동생방에 두었나 동생방도 열어보고
편지가 있을법한 곳은 다 뒤져보았지만, 역시나 편지를 받은건 꿈이었구나
꿈같은게 이뤄질리가 없잖아! 라며 나는 허탈해했지만
그 꿈속에서 나는 속상해서 엉엉 울었다.
그리고 또 한 번 깼었다.
세번째 꿈, 네번째 꿈....
사물함을 열었는데 갑자기 뭔가 툭 - 하고 떨어져내렸다.
그동안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를만큼 잘 덮어놨던 종이가
툭 하고 떨어져버렸다.
뭘까.
나는 이제 영점에서 조금씩 걸어나간다.
분명 앞을 보고 걸어간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고 있었던건가
그래, 걸을 땐 뒤 좀 돌아봐도 괜찮다. 심심하면 하늘도 보고 옆에 꽃도 봐도 괜찮다.
그런데 기억해. 달릴땐, 오로지 앞만 봐야 한다. 위도, 아래도, 옆도 아닌 오직 앞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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