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E, 10월

■ 삶 2009. 11. 1. 03:02


i promise............



항상, 모든 해가 그리고 모든 달들이 다사다난하지만
여행이라는 특별한 케이스를 빼면, 난 올해가 참으로 다사다난 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직 끝나지 않았지만.

밴쿠버에서 돌아와서 한참이나 방황했고
졸업을 앞두고 내 미래에 대해서 내 자신에 대해서 정말 많이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한 시간들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고,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고, 비전이 있는 일을 하고 싶었으며
마지막으로 내가 그 일로 인해 많은 것을 이루고, 이 세상에서 더 큰 사람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너무 기준이 많은가?
그러나 그런 기준속에서도 가장 놓지 않은 건,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것.
많은 가능성들을 또 생각하고 곱씹어보고
내가 확신을 갖기까지 빨리 결론이 내려지지 않아 괴롭고 답답했고 조급하기도 했지만
스스로에게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당장 마음 편하자고 결정한다면
그거야말로 정말 내 인생을 너무 쉽게 결정했다는 생각에 평생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괴롭지만 이런 과정을 거쳐야 하는 거라고 내 스스로에게 속삭였다.



10월은 정말 정신도 없었고, 바쁘기도 바빴고 기쁘기도 했다가 좌절하기도 했다가.
이 10월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아직도 혼란스럽다.
10월 초, 추석날 혼자 거실에서 자소서를 두들기며 머리를 쥐어뜯었던게 한참 전 같은데
하루종일 메일함을 몇번이나 새로고침하며 합격메일을 기다리던 것도,
기업 면접을 본답시고 정장을 빼입고 화장을 하고 면접장에서 기다리던 것도
마치 먼 옛날의 일처럼 느껴진다.

이상하게 ,,,이번 달의 이들이, 올해의 일들이 작년일처럼 느껴진다. 일상자체에 집중하지 않아서였나.
아직 올해가 끝나지 않았는데 올해를 마무리하는 듯한 내용은 싫지만
그래도 그 어느해보다 나와 대화를 많이 하고, 내 자신을 성찰하고, 내 미래를 다듬었던 해가 아니었나.
그 과정이 결코 쉽거나 즐겁지만은 않았지만, 방황하고 고민하고 좌절하면서.
나로 인해 많이 울었고, 나를 위해 많이 울었던 시간들이었다.
솔직히 한마디로 말하면 즐겁지도, 행복하지는 않았으며 괴롭고 고통스럽고 힘들었다.
아무리 힘든 시절도 지나고나면 다 즐겁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지금은 2009년도 그렇게 기억될지, 사실 잘 모르겠다. 순간순간들은 전혀 즐겁지 않았으니까.



어제는 타박타박 걸어서 집에 오는데
나도 모르게 기분이 울렁거리더니 울것만 같았다.

그랬다.
눈물은 나지 않았지만 뭐라고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울컥한 기분이었다.



그래.
나는 불안하긴 했지만 의심하지 않고 항상 내게 말했어.
내 미래는 내가 만들어갈꺼라고.
두려운건, 실패하는게 아니라 지금 이 편안한 현실에 안주해버리는 거라고.

12월.모든게 마무리되고 결정되는 순간까지
지금은 길 한가운데 있으니까 결과는 하늘에 맡기되 최선을 다할래.
11월이 되는 오늘, 다짐해.
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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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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