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week with andy.

■ 삶 2009. 6. 17. 23:17


그녀석이 떠났다. 이름하여 Andrew Richard Zeller.

그녀석이 일주일간 독점하여 썼던 내 방에 다시 내가 앉아있는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앤디와 함께했던 일주일은 상당히 임팩트가 큰 일주일이었달까.
그리고 나는 드디어 앤디의 개그코드를 완전 섭렵해서 같이 놀려먹을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지난주 수요일, 청량리에서 배낭 두개와 캐리어 하나를 끌고 우리집까지 찾아온 앤디-
그 날 이후로 평소에 밥 한 공기에 찌개하나, 잔반찬 몇가지를 놓고 먹던 식사가
갑자기 임금님 수랏상만큼 가짓수가 늘어났고, 그리고 메뉴는 일주일 동안 단 하루도 같은 날이 없었다.
불고기, 잡채, 삼계탕, LA갈비, 삼겹살, 스시, 그리고 한식정식 외식까지(대부분 고기군;)!
앤디가 우리집이 마치 레스토랑 같다고 감탄을 하며 자기가 살이 좀 찐 것 같다고 걱정을 했는데
살이 대박 찐건 앤디가 아니라 나였다............................(.......)


어쨌든;
앤디가 원래 예정대로 한달전에 우리집에 왔다면 더 재미있게 놀았을텐데,
앤디는 앤디나름대로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느라 바쁘고
나도 나름대로(?) 과외하고 봉사활동하고 스터디하고 뭐 -
그래도 가끔 옆에 보라매공원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놀이터에서 시소도 타고,
베이비 한민이 사진을 보고, 필름으로 찍어놓은 천여장의 벤쿠버 사진도 감상하고
같이 봉사활동도 가고, 음악분수도 보고, 통역을 하며 드라마도 같이 보고,
영화에 대해 밤새도록 얘기도 나누고, 글로벌 에듀케이션을 토론하기도 하고.
자전거 태워주려고 여의도에 데리고 나갔는데 여의도는 한강 르네상스정책때문에 쑥대밭이었다.
괴물 2를 찍어도 괜찮을 것 같다. 바로 그래 지금 이 타이밍이야!!


사실 막판 후반은 내가 많이 좀 기쁜마음이 아니었다;
앤디에게 내 방을 내주고 동생방바닥에서 자면서 다시 찾아온 불면증으로 상당히 예민해져버렸다.
부모님 방 바닥에서 자자니, 아버지가 코를 골고
동생 방 바닥에서 자자니, 동생이 새벽 4시까지 공부하느라 불을 안끄고..ㅠ


생각해보면 더 재미있게 지낼 수도 있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같이 찍은 사진이 한장도 없다.
옛날 나 같으면 정말 수시로 사진을 찍었을 텐데...급 아쉽네 ..ㅠ

 

 

같이 농담따먹던게 참 재밌었지.
앤디, 마지막까지 서울에서 즐겁게 지내다가 중국여행까지 안전하게 !


6명의 앤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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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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