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것은..

■ 삶 2009. 5. 8. 21:14



2005년을 내 인생의 최고의 해라 자부했던 때가 있었다.
원하는 대학에 들어왔고, 티비에서만 보던 서울 구석구석을 돌아다녔고
새로 사귄 대학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았고, 몇몇 남자들에게 이쁨을 받다가 연애도 시작했고
과외비를 모아서 배낭여행도 갔고 예상외로 좋은 학점을 받았고
공연이란 공연, 영화란 영화, 모임이란 모임, 엠티라는 엠티는 다 쫓아다녔고
낮잠을 자든, 새벽까지 컴퓨터를 하든 엄마는 간섭하지 않았다.
그야말로 그동안 참아왔던 나의 에너지를 내 마음껏 폭발시키며 살았던 한 해였다

그 때도 알고 있었지만,
지금 뒤돌아 생각해보아도 정말 걱정과 근심이 없이 즐겁고 행복하기만 했던 한 해였다.
마음아픈 날들이 하루 이틀 있었지만, 그 외엔 머리 아플일도, 마음 아플 일도 없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한참을 그 완벽하게 행복했던 2005년을 참 많이 그리워했다.
상대적으로 덜 행복하게 느껴졌던 2006년과 2007년이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 때만 생각하면 그리우면서도 그 때의 기억이 날 행복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 이후로도 행복했던 순간들이 때때로, 때론 길게, 때론 강렬하게 그렇게 찾아왔었다.
2005년만큼 1년 12개월 365일 모두가 행복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나도 모르게 잠시 발걸음을 멈출만큼 행복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상하게도
행복했던 순간들을 다시 떠올리면 이상하게 가슴 한 켠이 아프면서 명치 끝이 먹먹해진다.
나도 모르게 눈가가 시큰해지고 눈물이 날 것만 같다.


행복했던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그 행복했던 힘을 받아야 하는데
왜 이젠 그런 기억들을 떠올리면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날것 같이 힘이 빠지는지.


이유를 아시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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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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