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재미있는 얘기 또 해줄까?

 

- 뭔데?

유리말이야. 낮에 보이면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이 잘 안보이는데

밤에 보면 거울처럼 잘 보이잖아. 왜그런지 알아?

 

- 반사되어서 그런거 아냐?

 

음. 쉽게 말하면 유리는 90%의 빛을 통과시키고 10%의 빛을 반사시켜.

낮에도 유리 앞에서면 10%정도는 반사가 되지만 바깥에서 들어오는 빛 90%가 강하기 때문에

유리 앞에 반사된 내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거지.

하지만 밤이 되면 캄캄해지면 밖에서 들어오는 빛이 없어지고 반사된 10%의 내 모습이 또렷해보이는거야.

 

- 아, 그런 원리가 있는 줄은 몰랐네.

 

 

 

 

- - -

 

 

회의 도중 잠시 창문을 걷어올리다 문득 창문에 비친 내 손에 눈길이 닿았다.

단 한번도 창문에 어렴풋이 반사되는 모습을 이런 원리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대낮 창문에 뿌옇게 반사되는 내 손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유리가 10%만 반사한다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매일 보아오던 지루한 그 장면이 새롭게 보이던 그 순간.

똑같은 세상이 새롭게 보이던 그 순간.

 

 

세상을 새롭게 볼 수 있잖아!

 

 

그러게.

사람과 사람의 만남은 우주와 또 다른 우주의 만남이라는 말이 문득 떠오르네.

나라는 세계에 전혀 다른 세계가 조금씩 펼쳐지는 것 같은,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조금은 신나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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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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