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성'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2.03 13. 홀로 맞는 오사카의 밤
  2. 2016.01.10 9. 아침 고요 오사카성 공원

오사카 온에어

2015.12.21. (4日)

 

 

 

해가 지고 있기는 하지만, 구름이 가득끼어 노을은 볼 수 없을 것 같은 날씨다.

이제 슬슬 오늘의 마무리를 해야겠다.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리기 전에 우메다 스카이 빌딩의 공중정원에를 갔다..

 

 

크리스마스를 맞아 소원을 적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나의 소원은, 행복- 건강- 사랑. 욕심이 많은가?

 

 

공중정원 전망대에 올라서니 오사카의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360도로 돌아가며 그 모습을 바라볼 수 있다.

 

얼핏 한강같은 느낌도 난다. 조금 작은 한강.

 

 

번화한 우메다 지역. 빌딩 빛이 밤을 밝힌다.

 

 

공중정원에서의 야경은, 크게 인상깊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냥 스치기에 아쉬워서 들렀을 뿐.

 

이제 가는 곳은 아메무라 지역의 <타코타코킹>

에어비앤비 주인이 맛집으로 추천해준 곳이다.

오사카에 4박 5일 있으면서 가장 유명한 난바와 신사이바시지역은 가보지 않았는데

타코타코킹에 찾아가면서 처음으로 신사이바시의 뒷골목을 걸어보았다.

마치..홍대같은 느낌?

 

구글지도를 보면서 한참 따라가니, 아메무라 지역 뒷골목에서 드디어 타코타코 킹을 발견했다.

1층엔 Bar석만 있을 정도로 아주 비좁은 곳이었는데

다행히 1자리가 있어서 비집고 들어가 앉았다.

 

그런데, 여기 - 뭔가 아담하고 정겹다.

정말 홍대에 온 것 같다.

옛날 홍대.

내가 대학다닐 때 알던 그런 홍대.

 

 

여기 타코타코 킹

 

 

밀키스 맛이 나는 츄하이

 

 

원래 뒤에 문어를 찍으려고 했는데 귀여운 직원들.

 

작은 Bar 앞에 옆 손님들과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모던하거나 세련되지 않지만, 손때와 정이 묻은 것 같은 이 자리가 왠지 정감이 간다.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구글 번역기에서 돌린것 같은 한국어 메뉴판을 줬다.

타코야끼 6개에 300엔. 우리 돈으로 3000원.

소스를 고르고 토핑까지 고르고 츄하이도 한 잔 시켰다.

3일 연속 술이라니!

한국에서 2015년동안 술을 마신 날이 3일도 안될 것 같은데

일본에선 3일 연속 내리 술을 주문하고 있다 .

드디어 나왔다. 타코야끼!

 

 

타코야끼는 사랑입니다!

 

 

아담하고 코지한 분위기의 타코타코 킹.

 

내가 지금까지 타코야끼를 먹어본 것은,

언제나 종로 3가에 있던 타코야끼 트럭에서 만든 거였다.

그마저도 벌써 10년 전에 먹었지만.

김이 호호 나는 타코야끼를 입안에 넣어 깨물면 그 안에서 뜨거운 반죽과 문어가 입안으로 퍼지는 걸 좋아했다.

입안에 넣고 뜨겁다고 뜨겁다고 하면서도 그 뜨거운 타코야끼 맛을 참 좋아했다.

한국에서 먹어본 타코야끼가 전부여서 그게 타코야끼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다행히 내가 지금까지 타코야끼라고 믿고 먹어온 것과

지금 내 앞에 있는 오사카의 타코야끼는 많이 다르지 않다.

갓 구워낸 타코야끼위에 바베큐 소스와 가츠오부시. 그 안에 들어있는 문어까지.

정말 맛있어서 순식 간에 6개를 다 먹어버리고야 말았다.

6개면 내 저녁으로는 충분했지만, 아쉬운 마음에 4개를 더 사먹었다.

친절하고 장난기 가득한 가게 직원들에게 엄지를 몇 번이나 치켜세우면서.

 

 

좋았다.

맛있었고, 또 편안했다.

관광지에서의 일본이 아니라

사람사는 일본에 들어온 느낌이었다.

이런 여행이 좋다.

가이드 북에 써있는 곳 말고,

정말 현지인들이 가는 곳.

현지인들을 위해 열려있는 곳.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리 늦지 않았는데 길거리는 한밤중이 된 것 처럼 캄캄하고 한국에 비하면 많이 조용했다.

나는 우산을 손에 꼭 쥐고서 걸어 걸어 숙소를 지나

다시 한 번 오사카 성 공원에를 갔다.

 

관광지기도 하고, 공원이기도 하니 밤에도 사람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8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오사카성 공원은 귀신이라도 나올 것 처럼 인적이 없었다.

여행지에서는 안전이 최우선이라

이렇게 캄캄하고 인적드문 곳에 혼자 오는 것은 현명한 생각이 아니지만,

무슨 무대뽀같은 심정이었는지

나는 불도 거의 없는 캄캄한 오사카 성 공원에 혼자 걸어들어갔다.

엄마가 알게된다면 지금이라도 등짝을 맞을 일이다.

 

그리고 환히 밝혀진 오사카성을 보았다.

아침의 그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오사카성 주변은 오싹하리만큼 고요했다.

조금 섬뜩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혼자여서 좋았다.

아침에 사람들의 분위기에 쌓여 보이지 않던 오사카 성만의 오롯한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오전에 내린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

오사카성이 비쳤다.

바람한 점 없어 흔들림 없는 물의 표면에

오사카상이 그대로 비쳤다 .

그리고 나의 갤럭시는 그대로 잠들었다.

 

 

 

 

이것은 그림자다.

 

Posted by honey,H
,

오사카 온에어

2015.12.20. (3日)


 

 

오하이요 고자이마스

 

 

오사카성 가는 길 자판기에서 뽑은 로얄밀크티!

 

오하이요 고자이마스!

일본어 아침인사가 생각이 안나더니, 드디어 생각났다.

 

오늘은 일요일 아침.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상쾌하다.

코 끝의 공기는 조금 차갑지만 굉장히 청량해서

마치 밴쿠버에 온 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오사카와 밴쿠버라니..

 

 

 

 

 

 

깨끗한 오사카의 거리

 

아직도 노란 은행나뭇잎이 12월의 가을느낌을 준다.

 

 

숙소가 있는 사카이스지 혼마치 역에서 오사카 성까지는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걸어서는 15분.

동쪽을 향해 걸었더니, 드디어 넓은 오사카성 공원이 등장했다.

잔디밭이 넓게 펼쳐진 공원을 보자마자,

아! 너무 좋다!!

행복해진다.

교토보다 여기가 더 좋아!

 

 

 

공원을 따라 들어가면 저 멀리 오사카성이 보인다.

너무너무 유명한 건물이라서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역시나 가까이 가니 아침 9시인데도 관광객들이 모여있다.

나도 관광객이지만.

이렇게 아침부터 돌아다니는 관광객은 중국인, 한국인 밖에 없어.

 

 

나는 어제 교토에서 만났던 동완이와 양갱이를 오사카 성으로 들여보내고

조심스럽게 오사카성 뒤쪽을 찾아 조용히 들어갔다.

 

어제 밤, 에어비앤비 주인인 Mark에게 오사카성 공원에 간다고 했더니,

성 안에는 (Mark기준) 별볼거 없는 박물관 같은게 있고, 사람만 디글디글 많은데

그 성 뒤로 돌아가보면 성벽을 따라 오사카 공원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장소가 있다고 했다.

마치 사유지처럼 느껴질 정도로 사람이 없는데, 절대 사유지는 아니고

또 사람이 없어서 정말 평화롭고 좋을 거라고.

 

 

오사카 성 뒤편에서 바라본 모습

 

 

 

낙엽에 어우러진 오사카성 참 이쁘다.

 

 

오사카 성을 끼고서 낙엽이 가득한 성벽길을 따라 조금 걸었는데,

갑자기 탁 트인 전경이 나타났다.

 

 

오사카성 뒤쪽 성벽에서 바라본 풍경

 

 

회사분이 꼭 교토 스타벅스에서 마시라고 준 교토 시티 텀블러도.

 

저 아래 공원이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가을이었으면 더욱 예뻤을텐데.

그래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 사이로 아침햇살이 비추는 저 넓은 공원의 모습이 참 아름답고 평화롭다.

고마워, Mark!

여기 정말 계속 있고 싶다.

 

그리고 넓게 펼쳐진 공원. 실제로 보는게 훨씬 멋있었는데.

 

 

 

공원에서 주운 빨간 나뭇잎과 함께.

 

 

 

한적하기 그지 없었던 가을 정취의 오사카 공원

 

 

 

 아직 다 돌아보지 못했지만

오사카에서 제일 좋은걸 꼽으라고 한다면,

오사카 성을 둘러싼 오사카 공원을 고르고 싶다.

 

도심 한 가운데 커다란 나무들로 둘러싸여 있는 오사카공원은

날씨 좋은 날이면 언제든 가볍게 운동화만 신고 나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걷고 싶은, 그런 곳이었다.

 

만약 내일도 날씨가 좋아 오사카에서 뭘 하고 싶냐고 한다면,

카메라 같은건 다 내려놓고, 청명한 늦가을 날씨를 즐기면서

따뜻한 라떼 한 잔을 손에 들고 혼자서 걷고 싶다.

 

왜 혼자이고 싶은지는 모르겠지만.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서

기다리지도 않고,

조마조마하지도 않고, 그냥 온전히 나로서만 그 시간을 즐기고 싶다.

 

 

 

어느새 마스코트가 된 것 같은 빨간 나뭇잎!

 

 

 

수 많은 인파들 사이에서 겨우겨우 인증샷!

 

 

 

아기자기한 푸드 트럭. 하늘과 나뭇잎과 햇살과 노란 푸드트럭.

 

 

 

나무 사이로 보이는 오사카 성

 

오사카 성 안에 들어가보지 않았지만,

단 1g의 후회도 없었다.

나는 오사카 성 뒤편 아무도 오지 않는 곳,

늦가을의 나뭇잎이 가득 밟히는 곳,

그 곳에서 홀로 일요일 아침, 오사카가 깨어나는 순간을 지켜보는 것이

훨씬 더 좋았다.

정말 좋았다.

 

 

봄이나 여름, 가을이면 더 좋았을텐데

겨울이다 보니 해는 짧고, 나는 이제 한큐패스를 마저 쓰기 위해 교토에 가야해서

오사카 공원을 다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을 가득 안은 채

몇번이고 뒤돌아보면서 그렇게 공원에서 빠져나왔다.

 

 

괜히 교토에 2일씩이나 쓴다는 후회도 조금 들었다.

원래 휴가 계획은 오사카에서 그냥 서울에 있듯이 여유를 즐기는 거였는데

관광객 버릇을 못고치고 이틀 내내 정신없이 관광지만 둘러보는 일정이라니!

 

 

나오면서도, 이 공원 때문에 오사카에 또 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참 아이러니하지.

어느 도시에나 있는 공원 하나 때문에 이 도시에 또 오고 싶다니.

하지만, 정말 다음에 온다면 나는 오사카성 공원에만 들러붙어 있을거야.

정말.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