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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13일

미국여행멤버들과 함께하는 지리산 엠티 (2) 

삼성궁, 하동 경상남도.




맛난 산채비빔밥을 먹고 웅이를 따라 간 곳은

경상남도 하동 청학동에 있는 삼성궁.


사실 삼성궁이 뭐하는데인지 잘 모르고 간거라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에서 간략한 소개를 퍼왔다.


삼성궁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배달겨레의 성전이며, 수도장이다. 15년 전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던 선도를 이어받은 한풀선사가 수자(修子)들과 함께 수련하며 하나 둘 돌을 쌓아올려 기묘한 형상으로 쌓은 1,500여개 돌탑이 주변의 숲과 어울려 이국적인 정취를 풍겨낸다. 이 돌탑들은 이 곳에서 원력 솟대라 부른다. 삼한 시대에 천신께 제사지내던 성지, 소도(蘇塗)엔 보통사람들의 접근을 금하려 높은나무에 기러기 조각을 얹은 솟대로 표시를 했다. 지금 성황당에 기원을 담듯, 소원을 빌며 지리산 자락의 돌로 솟대를 쌓아 옛 소도를 복원하고 있다. 3,333개의 솟대를 쌓아 성전을 이루고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 문화를 되찾아 홍익인간 세계를 이루자며 무예와 가, 무, 악을 수련하는 이들의 터전이다. 



이런 파란 학 건물이 있다. 그래서 청학동인가..싶었다.




나는 신실한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기독교 베이스의 사람이라

사실 토속신앙, 토속종교 같은 것에 (배타적이진 않지만) 살짝 부담스러운 감이 있었다.

그런데 삼성궁은 그런 의미보다도 자연과 돌탑들이 어우러져 멋잇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는게 관람의 포인트.



선녀가 나올 것 같은 웅덩이도 있다.



삼성궁을 향해 산길을 하나하나 올라가는데 갑자기 후두둑 후두둑, 소나기가 쏟아졌다.

사실 빗방울 좀 맞는 것에 크게 개의치 않는 우리들이었지만.

(이런 면에서 4명중에 아무도 호들갑 떠는 사람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공통점인듯!)

갑지가 퍼붓는 소나기에 잠시 근처 처마 아래로 비를 피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Sue와 웅이. 귀엽구로.


ㅎㅎ 이렇게 한참을 비를 피했다.



깊은 산 속이라 그런지 날이 그리 흐리지 않았는데도

산을 넘는 구름들이 산세에 부딪혀 비를 흩뿌리는 듯 했다.

한 차례 소나기가 그쳐서 다시 길을 나섰다. 

들어가는 길 :) 다들 자기들만의 페이스로 슬슬 걸어간다.


삼성궁 내부는 대략 이런 풍경. 지리산세에 포근히 안겨져 있는 것 같은 느낌.


삼성궁 내부 곳곳에는 인위적인 모양으로 만든 웅덩이라던가 조형물들이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연과 참 잘 어울린다.


박힌 돌을 따라 걷기도 하고 -


인정사정 볼 것 없다...의 패러디. 내 팔이 짧아서 슬프다...



돌계단도 올라갑니다.



산과 돌담과 기와가 어우러진 삼성궁의 풍경.


저 너머 지리산의 산세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보는 것 같다.


삼성궁에서 환웅을 모신 천궁에 도착하니 또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각자 문지방 하나씩 걸터앉아 저 멀리 보이는 비내리는 지리산의 모습을 감상했다.

사람들도 없이 한적했고

푸르른 여름날의 지리산의 모습과 

시원한 빗소리.


내게는 핸드폰도 어떤 전자기기도 없었고

그냥 이대로 현대세상과는 단절되어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는 듯 했다.

서울에 묶여있는 모든 걱정과 불안들의 끈이 떨어진듯 했다.



나는 웅이랑 앉아서 눈 앞에 보이는 풍경, 들려오는 빗소리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우리가 브라이스캐년의 눈밭이 걸터앉아, 눈으로 보는 풍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얘기하던 때가 생각났다.

웅이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때마다 나와 이런저런 생각이 참 비슷한 아이라는 생각을 한다.

누군과 소통한다는 느낌, 말이 통한다는 느낌은 참 소중한 것 같다.

날이 갈 수록, 어른이 될수록 

말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생각을 나누는게 쉽지 않으며

생각을 나눠도 그 속에서 공감받기가 쉽지 않다.

너의 말과 내 말이 따로 놀기 일쑤인데

웅이와의 대화는, 말그대로 대화의 느낌을 준다.



햇살 속에 비가 내린다. 떨어지는 빗방울에 햇살이 반짝여서 정말 아름다웠다.


역시나 햇살속에 반짝이는 빗방울이 떨어진다. 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워서 다들 한참을 넋을 놓고 바라보았다.


:)



비가 그치니 산 등성이마다 구름인지 안개인지, 하얀 기체들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정말 서울 촌놈이었다.

이 모든 자연의 모습들이 다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구름(?)이 피어오르는 지리산의 산등성이들.


그리고..우리는 또 무지개를 보았다!



비가 내릴때, 이리가 "이러다 또 무지개 보겠다" 라고 했는데

정말 비가 그치자 무지개가 떴다.!!!!

미국에서도 무지개를 보리라...해놓고 무지개를 봤던 터라

또 무지개를 본다며 흥분했다. 


쉽지 않은 자연경관을, 이상하게도 이 여행멤버가 모이면 너무 쉽게 본다.

사실 어젯밤에 별보러 나왔다가 유성우도 보았고,

아까 낮에 계곡에서는 보기 힘들다는 노랑나비도 보았다.


아마, 우리 여행팀의 운이 꽤나 좋은가봉가 :)






그렇게 삼성궁에서 내려오고 다시 웅이네 집으로 컴백했다.

원래는 펜션에서 묵을 생각이었는데 토요일 저녁 계곡가의 펜션은 이미 만원 ㅠㅠ

다행히 웅이의 어머님의 배려로, 우리는 웅이네 집에서 또 하루를 묵기로 했다. 하하하....



그리고, 숯불과 철판과 웅이네 어머님이 싸주신 목살을 들고 (취사가 가능한) 강가로 고고고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자연에서 즐기는 바베큐파뤼 >♡<

강 주변의 캠핑터에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아서 자리를 잡는데 한참 애를 먹었다.

그리고 약간 한적한 캠핑장에 강가에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강가의 돌 사이에 숯을 넣고 한참 불을 피웠다. 유후.


자. 그 위에 철판을 깔고 목살을 올려놓습니다. 쏵쏵 익어가는 고기님.



웅이 말에 의하면, 일단 고기를 불에 초벌구이를 한 다음에

숯불이 약해지고 나면 약한 불에 다시 구워서 먹는게 맛있다고!

우리는 웅이의 고견에 따라 일단 고기를 한번씩 빠르게 초벌구이를 한 다음에

약한 불에 살살 고기를 익혀먹기 시작했다.



아....

강가에서 강물소리를 들으며 

갓 구운, 싱싱한 돼지 목살을 살살 씹어먹는 느낌이란 ㅠㅠ

쫄깃한 고기가 입안에서 씹히는 느낌이란 ㅠㅠ

거기에 시원한 맥주 한 캔...


캬아..............


날이 어두워져서 렌턴까지 달았다. ㅋㅋ 단호박도 올리고, 버섯도 올리고. 냠냠냠.


장인의 솜씨로 능숙하게 고기를 구워주던 웅이. 못하는게 없는 최고의 상남자다.(=_=)=b



고기를 굽는 사이 날이 어두워졌고, 우리들은 물놀이 + 빗속 산행의 피로를 고기로 풀어냈다.

다꺼져가는 불 앞에서 좋아하는 음원도 틀고

맥주를 홀짝이며 이런저런 세상사는 얘기도 하고.


지금까지 다 다른 삶을 살다가

우리네 땅도아닌 미국 땅에서 만나 인연이 닿은 우리.

인연이란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조금 어색하지만 또 불편하지 않은 우리들 관계가 나쁘지도 않다.




그렇게, 우리들의 지리산 2박 3일 엠티는 끝이났다.

다같이 서울남부버스터미널로 올라와서

다음이 언제인지 기약도 없는데

다들 곧 다시볼 사람들처럼 

잘 들어가라며 털털하게 헤어졌다.



이렇게, 우리들만의 <웅아, 어디가>도 끝 ! 

아무준비도 없었지만, 그래서 더 즐거웠던 2013년의 여름휴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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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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