夜밤생각

■ 삶 2013. 5. 17. 02:06



2009년, 보라매 공원의 연등 - Pentax Mesuper





6년만에 갔던 밴쿠버에서, 손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할머니가 운동화에 트레이닝복을 입고 열심히 뛰시는 걸 보았다. 

영어를 잘하고 싶어서 통번역입시학원에 다니는데 

보송보송한 대학생들이 바글바글한 수업에 40대후반의 여성분이 열심히 다니신다. 

나처럼 그냥 영어실력을 쌓고 싶으실수도 있고 정말 통번역대학원 입학을 목표로 다니시는 걸 수도 있다. 

내가 살면서 경계하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고 만족해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리는 것이다.
내가 하고 싶고 할 수 있다면 나이를 핑계대지 않고 언제나 도전하며 살고 싶다.
삶이 매너리즘에 빠질때, 

이만하면 되지않나 자만심이 들 때,
내 옆을 스쳐지나가는 인생의 도전자들을 보며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아야겠다.



- - - - - 




무엇이 날 자신있게 만드는가?

그건 어떤 명예, 직위, 이름이 주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을 열심히 살고있다는 나 자신의 평가에서 나오는 것 같다.

어떤 자리에 있든지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야지.



- - - - - 


지난 달 말에, 

살면서 처음으로 아빠에게 E-mail이 아닌 종이로 된 편지를 받았다.

'아빠학교' 에 다니면서 해야하는 숙제여서 쓰게되었다...라고 시작했지만 

두 장의 편지에 나를 많이 생각하고 아끼는 아빠의 마음이 깊게 묻어나 마음이 따뜻해졌었다.


어렸을 때, 누군가 존경하는 인물을 물을 때 나는 아빠를 떠올려본 적이 별로 없다. 

아빠는 평범한 사람이니까. 대단한 업적을 이룬 위인들의 이름을 대곤 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특히 20대를 거치며 세상이 호락호락하지 않음을 깨달으면서

나는 아빠가 얼마나 존경스러운 사람인가..새삼 깨닫는 바가 많았다.


아빠는 내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가르쳐주셨다.

아빠야말로 항상 도전하며 사신 분이었다.

아빠는 말없이- 묵묵히- 아빠가 하고 싶은 것들을 성실하게 꾸준하게 하셨고,

그것들이 결과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나는 그런 아빠의 모습을, 27년이나 보았다.

10살 때는 깨닫지 못했던 것을, 20살이 넘으면서 

이 긴 시간동안 도전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나는 그렇게 아빠를 보면서 깨달았다.



내가 아빠에게 받는 가장 큰 선물을 꼽으라면 

아빠의 무한한 사랑과, 그리고 이 세상을 사는 삶의 태도일 것이다. 

아빠가 인생을 다바쳐 내게 남겨주신 것이 돈, 명예 이런 것이 아니어서 감사하다.

언젠가 써서 없어지고 시간이 지나면 빛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내가 스스로 이 삶을 살아가는데 가장 필요한 것을 내게 남겨주셨다.




아빠의 편지 끝부분에 써주신 마지막 문단을 읽으면서 나는 또 한번 깨달았다.

그리고, 아빠의 말씀을 항상 마음에 새기며 살자고 다짐했다.


아빠는 한민이가 겸손하고 예의바른 여성으로, 

그리고 자신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

아빠는 그런 사람이 "멋"있어 보이더라.


...


한민아! 

아빠는 한민이가 활달하고 명랑할 때가 제일 "예뻐" 보이더라.



어떤 자리에 있더라도 겸손하고 예의바르게.

무슨 일을 하더라도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며.

어렵고 힘든 때라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웃으면서.

그렇게 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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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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