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연 그 두번째

■ 삶 2010. 11. 8. 15:56





11월이면 이미 겨울이라고 생각해왔는데, 11월은 아직 가을이 맞나보다.
중간고사가 오기 전부터 벌써 가을이 성큼 다가와서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면 가을이 저만치 가 있을것 같았는데
지금, 가장 가을의 절정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산속에 있는 학교여서 그런지 가을이 일찍 시작해서 이렇게나 늦도록 순간순간 그 모습을 바꿔가며 가을의 향연이 계속되고 있다.

이 학교를 겨울, 봄, 여름을 지나오면서  아기자기하기보다 휑하니 넓기만 하고, 역동적이기보단 정적인 학교라고 생각해왔는데
가을이 되고 나니, 그 넓은 공간들들은 각양각색의 색으로 가득 차있었고, 하루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짧은 시간이나마, 학교 캠퍼스 곳곳을 밟으면서 - 매일같이 조금씩 달라지는 학교의 모습을 보면서 - 아름답다라고 생각한다.
이 아름다운 순간들이, 매일 같은 모습도 아닌 채로 일년 중 아주 잠시, 꿈처럼 펼쳐졌다 사라져가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슬프기도 하다.
내가 못보고 지나치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있을 까봐 조바심이 나고,
이 순간을 놓치고 다시 이 모습을 보려면 다시 1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아쉽기도 하다.


어쨌든,
내가 제일 처음 자하연을 봤던 08년도 여름의 자하연은, 그냥 청록색의 왠지 걸죽할 것 같은 그런 연못이었다.
벚꽃이 흐드러지면 아름답다고 했는데 이번 봄 벚꽃은 흐드러지게 피지 않아서였는지 아님, 너무 우중충한 날 봐서여서인지 아무 느낌도 없었다.


안개가 자욱했던 금요일,
우체국 가는길에 오랜만에 본 자하연은 정말 뭐라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하고 아름다웠다.
아이폰 카메라로도, 필름카메라로도 내 눈이 보고 있는 그 순간의, 그 느낌의 자하연을 담을 수가 없었다.






지금, 가을의 절정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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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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