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교육과정 7차 첫 세대였던 86년생들은
여러 사회/과학과목들 중에 마음에 드는 과목들만 골라서 배울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다.
많은 친구들이 중학교때부터 배워놓은 기본이 있는 국사, 근현대사를 같이 선택했지만
나는 역사를 좋아하면서도, 국사만 선택했고 근현대사 배우기를 스스로 포기했다. 아니 거부했다.
그래서 나는 5천년 유구한(?) 역사 가운데 해방이후의 50년간의 역사는 모른다. 모르고 싶었다.



왜 근현대사를 선택하지 않았니? 라고 묻는다면
솔직히 말하겠다. 배울수록 울화통이 터지고 혈압이 올라서 선택하지 않았다.
특히나 한 나라를 이끌었던 대통령이라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나라의 발전이나 국민들의 복지후생을 생각하기는 커녕
권력을 무기로 자신들의 사리사욕만 채우고 힘없는 국민들을 벌레보듯 무시하고 밟아죽이려고 했다는 사실에
부끄럽고 속상하고 무엇보다도 화가나서 배우기 싫었다.
조선왕조에도 못할짓 많이 한 왕들도 있었으나, 그 중에 정말 나라를 살폈던 현명하고 자애로웠던 왕들은 계셨다.


어쨌거나 그런 이유로 나는 근현대사를 배우지 않았고, 자세한 근현대사의 내용도 모른다.
그런데 지금, 바로 지금 2009년도에 근현대사책속의 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다는 것이 내 눈에도 보인다.

이명박 정권이 시작하면서 끊임없는 언론탄압의 문제가 불거져나왔지만
이렇게 한 방송국의, 그것도 9시 메인 뉴스의 아나운서 교체를 시킬만큼의 언론탄압이
지금 이 2009년에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소름끼치지 않는가?
나는 외압에 의하여 신경민 앵커가 교체되었다는 기사를 읽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뻔 했다.
게다가 그에 관련된 기사들, 특히 정치적 외압에 의하여 교체되었다는 기사들은
빠른 속도로 포탈에서 지워져가거나 순위 밖으로 밀려서 묻혀가고 있다.

동시에 나는 문득 이런 상상을 했다
청와대 집무실에 앉은 이명박 대통령이 "거 MBC 신경민 앵커 내려버려!" 라고 무표정한 표정으로 지시하고 있는 모습.
그러면 그 밑의 행정관들은 MBC사장에게 신경민 앵커를 바꾸라고 압력을 넣고
또 각종 포탈에는 그와 관련된 기사들이 순위권으로 올라오지 못하게 조작을 해서 열심히 은폐하고 있겠지?


화가난다. 여러가지로. 지금 이 대통령도 정권도.
대통령은 지금 2009년을 조선시대나 근현대쯤으로 착각하고 계신건 아니신지?
이렇게 말하면 내 블로그도 탄압하시려나?
예전엔 네티즌이 무서워서 글 쓰기가 주저스러웠는데 어이없게도 2009년에 정부검열 때문에 글쓰기가 무섭다니.
우리는 대통령을 뽑았지 결코 독재권력을 가진 왕이나 독재자를 뽑은게 아닌데
지금 이 정권을 보면 마치 자신들이 왕이라도 된냥, 독재자라도 된냥 행동하고 있는 것 같다.
잃어버린 10년이라더니, 숫자를 잘못 세신 것 같다. 독재정권으로 돌아가고 싶으셨나보다.


무릇 현명한 지도자는 감언이설을 내치고 쓴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
스스로 무엇이 잘 못되었는지, 다른 의견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고루 수렴해야 하는것이 아닌가?
쓴소리가 듣기 싫다면, 쓴소리 하는 사람을 내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왜 쓴소리를 듣는지 스스로 돌아봐야 하는 것이다.
그게 지성인이 아닌가 말이다.
자기 듣기 싫은소리, 쓴소리한다고 내치면 깡패랑 다를게 뭔가.


언론이 비판의 목소리를 통제당한다면,
일반 국민들에 등돌리고 벌이는 각종 나랏일에 대한 견제는 이제 누가 하나?


정말 우리나라가 어찌되려 하는건지-
나도 요순임금의 태평성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발 살아 생전에 올바른 품성과 자신의 사리사욕보다도 진정으로 나라를 아끼는
그런 지도자가 통치하는 정의와 법이 제대로 선 우리나라에서 살아보고 싶다.

.................근데 과연 우리나라 국민들이 그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줄까?..(...)
그때되면 또 자기네 땅값 올려줄 사람 찍어주겠지?
에라이, 아무리 민주적 절차로 선거해도 결국 이판사판 이렇게 되는데
그냥 다시 왕을 뽑아서 통치하는게 어때? 이거나 그거나.


국민의 알권리와 다양한 의견들이 존중되는, 어서 다시 그런 사회가 왔으면.
저 이런글 썼다고 미네르바처럼 잡아가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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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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