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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6 81. 오 나의 포지타노, 오 나의 아말피.

 

2008년 6월 8일
세계여행 39일째(2)
Positano and Amalfi, Italy.

 


폼페이에서의 시간여행에서 깨어나 우리는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포지타노로 가기 위해 다시 기차를 탔다.
폼페이에서 쏘렌토까지 기차를 타고 가서 또 젤라또를 하나 물고 쏘렌토를 조금 걷다가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포지타노로 가는 시타 버스에 올라탔다.

아 정말 이 때의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을거다
버스에 자리가 없어서 앞 문의 가장 앞쪽에 앉았고 버스는 드디어 포지타노를 향해 출발했다.
왠만한 운전경력이 아니면 운전할 수 없다는 굽이굽이 굽은 언덕길을 아슬아슬 올라가던 버스 바깥으로
이탈리아 최남단의 절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언덕위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집들, 잘 보면 구불구불 절벽길이 보인다.


흐아, 절벽사이의 아담한 집들과 드디어 지중해 등장.


저 푸른바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상상하지도 못한 푸르른 지중해가 눈 앞에 나타났다.
정말 탁 트인 파란빛 바다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벤쿠버에서의 태평양도, AC에서의 대서양도, 바르셀로나의 지중해도 이처럼 날 놀래키진 못했다


버스가 절벽을 구불구불 오르기 시작하자 저알...아- 하는 탄성 소리밖에 안나오더라.
바다가 그렇게 넓은지 처음 알았다.
바다가 그렇게 푸른 에메랄드 색이었는지 처음 알았다
절벽 사이사이에 바닷물이 금빛으로 부숴지고 깎아지르는 절벽에 색색의 아기자기한 집들.
어쩜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정말 가능만 하다면 내려서 천천히 그 길을 따라 걸으며 경치도 보고 사진도 찍고 싶었다.

-2008. 06. 08 by Travel Book.




호스텔 들어가기 전에 !

그렇게 절벽사이를 굽이굽이 목숨 걸고 달리던 버스는
지중해에 정신이 팔려있는 사이에 어느 새 우릴
포지타노에 내려놓았고, 우리는 어젯 밤 급히 예약한
호스텔에 짐을 풀었다.

이 곳 여행 정보가 없어 거의 랜덤찍기 수준으로
예약한 호스텔이었는데,
.............................................................
우와우......지중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테라스가 있어.......................................
게다가 바(Bar)도 있어............................

여기가 지상낙원이로구나!!!!!!!!!!!!!!!!!!!!!!!!!!!!!!!!!!!!!!!!!
정말 입이 귀에 걸릴 정도였다.
우린 냅다 짐을 풀고 뛰쳐나와
포지타노 해안으로 갈까 하다가
다시 버스를 타고 아말피 해안으로 출발했다.
게다가 우린 바닷가 간다고
스페인에서 산 zara 셔츠까지 입고 나갔다.

아, 잊을 수 없는 그 감동이여...



그러나.......................
우리는 너무 늦게 포지타노에 도착했고 덤으로 한시간 가량 걸려 아말피에 도착했을 땐,
물놀이하기엔 너무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다. ㅠㅠ
이미 어둑어둑해진 하늘을 보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언뜻 벤쿠버 분위기를 내는 요트 정박장


우리가 상상했던, 하얀 백사장이 눈앞에 펼쳐져있고 따뜻한 햇살이 내리쬐고 맑다못해 투명한 그런 해수욕장은...
없.었.다. ㅜㅠ..................................여기까지 왜 온거야...그냥 포지타노에서 놀껄...ㅠㅠ
게다가 여기가 이탈리아 초 남부라 그런지 동양인도 없어서 사람들 힐끗 힐끗 쳐다보기까지.......(...)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가기가 아쉬워 (사실 포지타노도 아말피도 너무 작은 동네라 돌아가서 할 게 없었다.)
바닷물이랑 함께 기념사진이라도 찍자며 우리는 백사장에 기어코 꿈지럭 꿈지럭 내려갔다.
오늘 아니면 물놀이를 할 시간이 없었다.
내일은 또 아침일찍 일어나서 로마까지 올라가서는 거기서 또 피렌체까지 가야 했으니까.

이렇게 아말피 바닷물과 증명사진이라도.../_///


물이랑 기념사진 찍는다더니 어느새 발까지 적신 두 아녀자.


바위서 사진찍던 찍사가 바닷물로 뛰어들더니..

결국 모두 물속에 뛰어들었다 ;_;



아무도 없었던 조용한 아말피 해안에서 우리끼리 물싸움하고선 :)

이거슨 우리의 저녁

젖은 옷을 말리려고 바위에 ..-_-

하하 . 저 때 사실 로마에 카드를 두고 세 명이서 갹출해서 현금만 조금 들고 포지타노까지 내려왔더랬다.
중간에 예상치 못하게 폼페이에서 (하나도 못알아먹겠던) 영어 오디오 가이드와 먹을 걸 사느라 생각보다 돈을 많이썼고
또 아말피에 올땐 정말 2유로 동전 꼴랑 몇 갤 들고 갔었다.
배는 고프고 돈은 없고..세 명이서 있는 동전 탈탈 터니까 5유로가 좀 안되더라. 우리돈으로 한 7500원?
이걸로 뭘 사먹나....걱정했지만 다행히도 로마와 달리 이탈리아 남부는 물가가 어마어마하게 쌌다는거!
그래서 5유로도 안되는 돈으로 우유한 팩과 커다란 과자 한 봉지를 사서는 과자를 저녁삼아 조금씩 뜯어먹었다.
................진짜 무전여행 제대로 했네....-_-


잠깐 물놀이를 하고 놀았는데, 이미 해가 다 져버린 후라 바닷물도 차가웠고 밤이 되자 날씨가 쌀쌀해졌다.
물가에서 기어나오긴 했는데 수건도 하나밖에 없어서 겨우 물만 털어내고 오달오달 떨면서
포지타노로 돌아가는 버스가 오길 기다렸다.


얼굴은 보지 말고 분위기만 봐주시라..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내가 정말, 아무 걱정 없이 너무나도 즐겁고 행복해보여서..


아말피의 절벽아래 방파벽에 앉아 사진을 보는 언니와 나..이것도 참 좋아하는 사진.



드디어 우리를 포지타노로 데리고 돌아갈 버스가 도착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어쩌면 정말 영영 못오게 될지도 모르는 아말피
해가 다 져버린데다 생각보다작은 아말피에 조금 실망했지만 아무도 없는 아말피 해안에서
우리들끼리 장난치고사진찍고 논 그 기억만큼은 정말 어느 여행지보다도 더 반짝반짝 빛이 날테니까.

서서히 불이 켜지는 아말피의 모습

요트들의 작은 항구인 아말피.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는 정말 기절할 것 만큼 추웠다. 온 몸이 젖은데다가 에어컨까지 빵빵해.....감기걸리겠어.
낮에 버스에서 본 아말피의 해안은 마치 동책 속에 본 것처럼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웠는데
깜깜한 밤, 하나 둘 불이 켜져 반짝거리는 절벽은 수만개의 별이 빛을 내고 있는 것 같이 아름다웠다.


헙..........이거슨 나다.



호스텔에 돌아왔을 땐 깜깜한 밤이었다.
언니랑 나랑 따뜻한 물에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호스텔 주인 왈,
"거기....남자 샤워실인데?"

,,,,,,,,,,,,,,,,,,,,,,,,,,,,,,,왜 진즉 말을 안해주셨나요.....................
혹은 내가 이딸리아어를 못알아들은건가...........................OTL

어쨌거나, Bar를 정리하는 바텐더에게 진짜 내일 차비 빼고 남은 돈을
탈탈 털어서 병맥주를 1병 사서 야외 테라스에 앉았다.

절벽의 테라스 앞은 망망대해일진데, 이미 날이 져서 어디가 하늘이고 어디가 바다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칠흙같은 어둠이었다.
그동안 많은 도시들을 다니면서 거의 모든 도시의 야경들을 보았었다.
벤쿠버, 씨애틀, 샌프란시스코, 라스베가스, 멕시코시티, 뉴욕 등등.
그런데 세계찬란하다는 어느 도시의 야경도,
아무 불빛 없이 별빛만 빛나는 아말피의 야경보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하늘엔 총총히 박힌 별들이 반짝이고 깜깜해져버린 절벽 사이사이 불빛들이 반짝이고
시원한 바다바람과 절벽에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왔다.
우주 공간에 떠 있다면 이런 느낌일까.


말그대로, 별이 빛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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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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