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성'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7.12 76. 천사의 성
2008년 6월 6일
세계여행 제 37일째 (2)
Rome, Italy


보르게세 공원에서 나와 우리는 어제 산 로마패쓰를 이대로 썩힐 수 없어
(보르게세 박물관에 못들어갔으므로)
갈만한 곳을 찾다가 천사의 성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이 싸람이 남의 셀카를!

아니 또!!!






이 곳이 바로 산탄젤로 성 (Castel Sant' Angelo) 일명 천사의 성이다.
말이 성이지 사실 저긴 유사시 교화의 피난처로, 또 때론 감옥으로 쓰이던 마치 요새같은 성이다.
앞에서 보면 왕관같기도 하고, 옆에서 보면 커다란 유람선 같기도 하다. 상당히 높이 세워진 산탄젤로 성.

사진찍는 주영오빠

바로 여길 찍고 있군요, 로마를 흐르는 테베레 강.




성안에 들어가면 뭐가 있냐구? 사실 성 내부에선 별로 볼게 없다 -.,-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어서 각종 병기가 전시되어 있다는데 별로.....
감옥이었는데 볼게 뭐가 있겠나......다만 성의 높이가 꽤 높아서 로마의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것.


성 내부에서 로마를 내려다보는 사람들...

저기 보이는 돔지붕이 바로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또 천사의 성 옆에는 바로 바티칸 시국이 있는데 천사의 성에서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이 바로 보인다
철창사이로 보이는 베드로 성당이...마치 감옥에 갇힌 것 같은건 나만의 느낌.


아, 근데 왜 감옥으로 쓰이던 이 성이 왜 천사의 성인걸까?
그건 바로 6세기 경 로마에 페스트가 창궐했을 때, 정말 어마어마한 숫자의 시민들이 페스트로 죽어나가고 있었다.
그때 당시 교황이 온힘을 다해 기도를 했는데, 꿈에서 천사 미카엘이 칼집에 칼을 집어넣는 장면을 봤단다.
칼집에 칼을 집어 넣다니!, 뭔가 일이 끝나고 칼을 다 써서 집어넣는 그런 느낌이랄까.
그리고 페스트는 멈췄고, 교황은 이 성을 짓고 성 꼭대기에 미카엘의 동상을 세웠다.

바로 이게 칼집에 칼을 꽂으려는 미카엘 천사의 동상


성 꼭대기에서 생각에 잠긴 언니와 나


처음부터 잘 알던 사이는 아니었고
또 여행중에 낯선 땅에서 만나 우연히 합류했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세명에게는 통하는게 있었다.
그건 바로 사진찍기를 엄청 좋아한다는 거.
난 똑딱이에, 폴라로이드에, 필카를 들고 다녔고
시은언니도 사진에 굉장히 예민했고
주영오빠는 DSLR을 들고 다녔으니까.

언니랑 둘이 다닐땐 독사진, 컨셉사진만 찍었는데
오빠가 합류하고 나선 다들 서로를 피사체 삼아
부담없이 찍기 시작했다.
바로 옆 사진 처럼.


세명도 셀카가 가능하다.....다만 카메라를 들면 원근법에서 피해를 본다는거..

한참을 천사의 성에서 노닥노닥 거리다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천사의 성의 입구로 들어가려면 사실 테베레 강을 건너는 산탄젤로 다리를 건너야 한다.
길 양옆으로 천사의 조각들이 서 있는 이 다리도 로마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라고.
도시 건물 하나하나가 다 유적이고 예술품인 도시이다.

이히히히, 왠지 화보같이 찍힌 이 사진!

다리 위에 비친 우리 세 명의 그림자.

산탄젤로 다리 위에서 휴식중.

언니야, 뭐하노.

하하하, 세명이 서로를 다 찍고 있다.

확실히 주영오빠가 합류하면서부터 우리는 좀 더 여유로워졌다.
뭔가 언니랑 둘이 있을 땐 지도 뒤적이랴 사진 찍으랴 표지판 보랴 두 사람이 나눠서 하기 벅찼는데
한 명 더 합류하니까 어느 정도 분담도 되고, 사실 주영오빠가 거의 네비게이션 역할을 했기 때문에
정신 사납게 카메라꺼냈다가 지도 꺼냈다가 그럴 일이 없어졌다.

거기다 맨날 한 명이 한 명 기념사진만 찍어주다가 이젠 셋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구도도 됐고
혼자 여행하던 주영오빠도 풍경사진, 건물사진만 찍다가 눈치 안보고 찍는 피사체(모델)가 생겨서 좋아했다.

사진을 찍을 때, 아무리 예쁜 풍경이라도 그것만 잔뜩 찍어놓으면 재미가 없다.
적당히 그 안에 사람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있으면 좋은데, 둘이 다니면 어쩔 수 없이 기념사진이 되거나
그걸 피하려고 하다 보면 혼자서 뭔가 하는 척 하는 컨셉사진이 나온다....
그렇다고 낯선 외국인들한테 막 렌즈를 들이댈 수도 없고.
그러다가 한 찍사가 3명이 되면 한 명이 2명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구도가 나온다는거.
장난 치는 사진 찍기도 좋고, 질리지도 않고. ㅎㅎ

이렇게 남이 사진 찍는 모습도 뒤에서 찍어주고 말야.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나. 뭘 찍고 있었을까?

바로 이 사람. Pentax Mesuper. 미쯔비시100.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