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월 2일 (2)
Mexico City, Mexico


지금은 시민들에게 개방된 멕시코대통령 궁안에는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들이 벽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스페인정복자들의 모습을 그린 디에고 리베라의 벽화


대통령 궁안에는 회의실 같은 곳이 있었는데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천장에 아래 사진과 같은 커다란 눈이 그려져 있었다.
그 곳에서 하는 일이 무엇이든 저 눈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는 의미로 그려졌다고 한다.


대통령궁 마당의 프리다깔로와 디에고 리베라의 조각상




내일은 가이드 아이삭과 함께 소치밀코 투어를 예약해놓았고 (순전히 가이드가 좋아서 또 투어신청을 했다;)
멕시코 시티를 구경할 날은 오늘 뿐이라 우리들끼리 첫 날 갔던 멕시코시내 곳곳을 쏘다녔다.
처음 멕시코시티에 도착했을 때만해도 낯선 멕시코 모습에 적응이 안되었는데
며칠동안 벌써 정도 많이 들고 친숙해져서 이틀 뒤에 떠난다는 실감이 나지 않았다.

우체국에 가서 원짱에게 엽서도 써서 보냈는데
이 망할 멕시코 우체국은 나의 엽서를 중간에 날려먹었다. 원짱은 그런 엽서를 받은 적이없다고 했다
멕시코에서 엽서를 보내는 일은 자제하도록 하자.

첫날 야경을 보러 올러갔던 라틴 아메리카노 타워



이 곳에 '아름다운 국립 극장'을 둘러 보러 들어갔다가 엉겁결에 멕시코 전통 발레 공연 티켓을 사버리고 말았다
처음에는 이 곳에서 하는 줄 알고 안되는 스페인어와 영어와 손짓발짓을 섞어서 오늘 공연 티켓을 사고 싶다고 말했는데
몇 번이나 알아먹는데 실패한 끝에 오늘 공연은 다른 극장에서 한다는 것을 알아듣고
그 공연극장까지 찾아가서 겨우겨우 자리좌석 선택을 하고 값을 치르고 표를 샀다.
지금 기억에 1인당 3만원이 넘었던 것 같다. 아마 우리가 멕시코에서 쓸 수 있는 가장 큰 돈을 쓴 것 같았다.

유럽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멕시코 분위기.


드디어 공연시간이 되어서 극장을 찾아갔다.
표가 엄청나게 비싸드니, 극장안에 들어가니 온통 멕시코의 상류계층인 백인들 뿐이었다
이건 뭐 야외에서도 유일한 동양인, 극장안에서도 유일한 동양인 우리는 이래저래 튀는구나 ㅋ

어쨌든 공연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고 무작정 전통공연이라고 해서 표를 샀는데
과연 어떤 공연을 할지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고 그랬다.
막 원주민 차림을 하고나와서 우가차카 굿을 하는게 아닐까?


그러나 우리의 상상은 공연시작과 함께 초전박살 났다.
비록 작은 무대였지만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일종의 탭댄스를 추며 정말 엉덩이를 들썩이게  춤을 췄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저 옷이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옷이 아닐까 했는데
잘 생각해보니 프리다깔로가 즐겨입었던 멕시코 전통의상(이름이 생각안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공연은 멕시코 문화와 역사를 다양하게 소개하게끔 구성되어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사진.



원래 공연장안에서 사진찍으면 안되는게 기본 예의라고 알고 있는데
멕시코는 아직 그런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던 걸까?
다들 플래시까지 켜고 사진을 빵빵 찍어대길래 나도 눈치보지 않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의상도 너무 화려하고 무용수들도 너무 이뻤지만
그보다도 춤추는 무용수들의 표정이 그렇게 아름답고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정말 스스로 신나고 흥겨워서 춤을 추는 것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느껴지게 만드는 이들의 몸짓과 얼굴.


정말 아름답다.



공연은 1, 2부로 나누어졌고 정말이지 시간이 이대로 멈추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공연은 만족스러웠다.
가장 비싸게 치른 공연값이었지만 돈은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아마 멕시코에 와서 본 것중에 베스트를 꼽으라면 나는 망설이지 않고 이 공연을 꼽을 것이다.



화려하고도 아름답다.



공연이 끝났을때 나와 선희언니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였다.
나는 신이 나서 viva Mexico!!를 몇번이나 외쳤다.
처음부터 멕시코에 올 마음은 없었지만 원래 가고 싶었던 샌프란,라스베가스, 엘에이보다도 멕시코시티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공연이 끝난 시간은 밤 열시가 넘은 시간.
늦긴 했지만 원래 멕시코시티라면 밖은 시끌벅적 불빛으로 반짝였을텐데
새해 정초라서 그런지 어제처럼 소깔로 주변의 tucuba거리는 암흑천지였다

히달고 극장에서 소깔로의 호스텔까지 걸어서 5분거리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는 멕시코에서 너무 방심했던 탓일까, 그날따라 그 5분도 채 되지 않는 거리를 걷는데 불안한 기운이 느껴졌고
하마터면 나쁜 일을 당할 뻔 봤다. 비명을 꽥꽥 지르고 경찰차가 출동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던 것이다.
호스텔까지 뛰어오는데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던 그런 일이 있었다.
물질적 신체적 상해는 입지 않았지만 정신적 쇼크가 커서 핸드폰요금 개의치 않고
Stan과 벤쿠버의 오빠들에게 전화하고 문자를 했었다.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정말 여행하면서 다시는 겪으면 안될 그럴 일이었다.
그건 멕시코의 탓도 아니었고 순전히 야밤에 겁없이 외국을 돌아다닌 나의 잘못이었다.
정말이지 3주 여행동안에 별별 일을 다 겪었던 , 두달짜리 배낭여행보다 더 다이내믹했던 그런 여행의 마지막 밤이었다.


열정적인 공연이 펼쳐졌던 Teatro Hidal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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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2일 (1)
Mexico City, Mexico.


아침에 눈을 떴을때 사뭇 공기가 차갑게 느껴졌다.
어제까지만 해도 반팔티를 입고 1층 테라스에서 햇살을 즐겼는데
갑자기 날씨가 급격하게 추워져서는 리셉셔니스트들도 잠바를 꺼내입고 오달오달 떨고 있었다.


이제 멕시코에서 남은 날도 이틀, 내일은 또 그 가이드 아이삭과 함께하는 투어를 신청해놓았고
오늘은 우리들끼리 멕시코시티를 돌아다니기로 했다.
아침부터 찾아간 곳은 호스텔 옆에 있는 템플로 마요.



어제 반팔은 어디가고 급 외투껴입었다.


원래 이 곳도 떼오띠우오깐 같은 피라미드였는데 스페인 정복자에 의해 무너져있다가 발굴되었다고 한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정복지를 모두 갈아앞었는데,
오직 떼오띠우오깐 한 곳은, 스페인 정복자들이 쳐들어갔을 때 이미 아무도 살지 않는 황폐한 곳이었다고.
그래서 피라미드를 부수지 않고 그대로 남겨두었다고 한다.



템플로 마요도 묻혀있다가 발견되어서 복구하기 시작했는데 아직 발굴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왜냐. 다들 이 사진을 기억하는지. 템플로 마요 옆의 Cathedral의 마당에 설치한 유리벽이다.
사람들이 유리벽 안에 뭐가 있나 기웃기웃 하고 있는데
바로 이 밑에 템플로 마요가 묻혀있는 것이다.


스페인 정복자들이 템플로 마요를 무너뜨려 덮어버리고는 그 위에다가 성당들을 세웠던 것이다
지금은 그 성당들도 유적이 되어버린지라 템플로 마요때문에 성당을 무너뜨리지도 못하고
성당때문에 템플로 마요를 발굴할 수도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한다. ㅉㅉ


어쨋든, 우리는 템플로 마요안에 있는 박물관에 또 들어갔다. 멕시코가 학생할인이 많이 되서 은근 공짜 구경을 많이 했다.
템플로 마요 안에는 피라밋에서 발굴된 유적들을 많이 전시해놓았는데 인류학 박물관에서 본 것과 비슷한것들이 많았다. -_-


심심하면 한 번씩..


템플로 마요의 원래 모형도


왜이렇게 장신구들이 기괴했을까.




박물관을 잘 둘러보니 저렇게 배에 뭔가 받치고 누워있는 조각상들이 많아서
나중에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저게 자기 창자를 꺼내들고 있다는 거던가. 여튼 그런 끔찍한 벌인가 그랬다. -_ㅠ


아즈텍에서는 무서워야 잘 먹혔나보다.




템플로 마요 박물관 관람을 끝내고 다시 소깔로 광장으로 나왔다. 새해여서 광장을 복작복작.각종 전통공연들이 열리고 있었다.

이렇게 바닥에 색칠되어있는 놀이들.



큰 음악소리와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길래 호기심 발동! 대통령 궁앞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한 무리의 멕시칸들이
열심히 춤추고 장구치며 의식을 드리고 있었다.
뭔가 전사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전통 멕시코인들의 의식은 확실히 열정적이고 힘과 패기가 넘쳤다.










이 정열적인 저농의식을 한참 구경하다 우리는 바로 옆의 대통령 궁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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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일 (2)
Mexico City, Mexico



1월 1일이라 휴관일일꺼라고 생각했던 멕시코 시티의 인류학 박물관은
버젓이 영원중(?) 아니, 개관중이었다! 헐..좀 일찍 올껄. -_-

 El Museo Nacional de Antropología .
멕시코의 국립 인류학 박물관은 멕시코 시티에서 피라미드와 함께
꼭 보고 가야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인류학 박물관이다.

무려 48mpx나 내고 입장한 박물관은 커다란 ㄷ자 1,2층 건물로 관이 16개 정도로 되어있었고
꼼꼼히 본다면 하루종일 봐도 다 못둘러볼 것 같은 어마어마한 크기의 박물관이었다.
인류학 박물관답게 인류문명시초부터 멕시코의 아즈텍, 떼오띠우아깐, 마야 문명등등
다양한 역사적, 인류학적 출토물들을 전시해놓았다.



출토물들의 스케일부터가 어마어마하다.


NG샷인데 왠지 생동감이었어서 우후훗.


나름 영어오디오 가이드도 빌리고 의욕적으로 전신관람에 나섰지만
박물관 크기가 어마어마하게 큰데다가 정작 영어로 설명해주는 작품들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처음에야 귀기울여 듣다가 고새 때려치워버렸다

설마 이것은....DDong?

아,, 머리가 잘린 뱀이었군요 -_-


멕시코시티를 구경할때는 한국인이 코빼기도 비치지 않더니, 정작 박물관에 갔더니 한국인이 드글드글 했다.
오랫만에 하는 한국인 구경...(..) 연배를 보아하니 초등학교 교사님들로 보이는 30대 초중반의 한국여인네들.
한국인과 안면트고 괜시리 아는 척 하는게 싫었던 우리들은 열심히 관람에만 집중했는데
어느샌가 우리 주변에 관광가이드 책을 들고 얼쩡거리는 왠 한국인 남자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자꾸 우리를 졸졸 따라 오는 것을 보니 우리와 동행하고 싶은 눈치가 보였는데
은근 슬쩍 우리들한테 유적지에 대한 질문을 해오길래 나는 슬그머니 피해버렸고;
선희언니가 고분고분 대답을 받아주다가 그렇게 박물관 1층을 같이 돌게 되었다.

저 화려한 색채가 2000년도 더 전에 칠해진 것이라면 믿으시겠습니까?


선희 언니와 함께



아즈텍 문명의 계급.


왕은 아마 저런 복장을 하고 있었나 보다.



인류학 박물관에서 재미있었던 것은 아즈텍과 마야문명 출토물들이었는데 그 크기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커다란 출토물들은 유리관안에 집어넣지 못해서 그대로 개방해놓았는데 은근히 저 출토물을 가지고 장난을 많이 쳤다.

드래곤볼처럼 원기옥을 모으는 ......(...)


원래 저렇게 유물에 손대면 안되는데; 내가 저렇게 장난치면 관리인들이 와서는
씽긋 씽긋 웃으면서 건들면 안된다고 가벼운 경고를 보내주었다.
근데 다른 멕시코애들이 건들면 무섭게 화를 냈다는.;;;

귀여워.../ㅁ//


그 새 그 한국인 오빠와 경계를 풀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멕시코에 오기 전에 벤쿠버에서 환승을 했다며
벤쿠버에 아주 폭설이 내렸다고 했다. 밀짚모자를 벤쿠버 공항에서 잃어버렸으니 돌아가면 찾아달라는 부탁도;

만지지 말랬는데 또 손대는 어글리 코리안;;


1층만 돌았는데도 거의 기진맥진,,, 그 한국인 오빠는 일행들과 다시 만나러 가야한다며 박물관에서 빠빠이 했으나
우연히 박물관을 나가는 길에 일행들과 함께 다같이 만나 같이 저녁식사를 하러가기로 했다.
그 일행은 한국인 남자 셋으로, 서로 모르는 사람들인데 멕시코에서 일정이 맞아 같이 다니는 거라고 했다.
딱 보니 한 눈에 셋 다 성격이 도드라져 보였는데
우리를 따라다닌 오빠는 성격 싹싹하고 사교성(오지랖) 좋은 사람이었고, (후드군)
덩치큰 뿔테 안경은 자기 주장이 굉장히 강하고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었으며; (안경군)
비니를 쓰고 있던 훤칠하게 생긴 사람은 말수 적고 조용조용한 그런 사람이었다. (비니군)

새해라 문을 연 식당도 별로 없었고, 책자에 소개된 식당에 들어갔는데 으..생각보다 별로였다. 서비스도 음식도.
'역시' 한국인 남자들인지라 맥주를 식사와 함께 시켰는데 오빠들은 냄새가 역하다고 음식에 별로 손도 못대고
나와 선희언니만 별 생각없이 또 배터지게 먹었다. -_-



춥다고 후드군에게 여분의 옷을 부탁했는데 비니군의 후드를 가져다줬다;


식사를 다 하고 나니, 오빠들이 술마시러 가자고 -_-;
그런데 비니군이 자기는 피곤하다며 숙소로 돌아가버렸고
선희언니는 안경 쓴 남자가 너무 맘에 안든다며 계속 같이 있고 싶지 않다고 눈치를 줬다.
그래도 꾹꾹 참으며 가이드책에 나온 술집들을 다 찾아가봤는데 새해라 다 문을 닫은 상태.
우리 호스텔 6층에 칵테일 바가 있었지만 거기까지 가서 오빠들이랑 술을 마시고 싶지는 않아서
호스텔 앞에서 빠빠이하고 헤어졌다.


벌써 1년 전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우릴 쫓아다녔던 빨간 후드티를 입고 있던 그 싹싹한 오빠의 이름은 아직 기억이 난다.
다음 날 피라미드에 갈꺼라고 했는데 다들 무사히 여행하고 지금쯤 다들 한국 어딘가에 있겠지?
어느 여행기 블로그나 싸이에 내 사진이 올라가 있을지도 몰라. 

                                                                                                                                                                                             
충격적인 소식.
방금, 이 여행기를 쓰다가 그 오빠 이름이 생각나서 싸이에 생각없이 검색을 해봤다.
오빠 이름이 워낙 특이해서 금방 찾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찾게 되리라곤 정말 생각도 못했다.

오빠 이름을 검색하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글이...

"멕시코로 자원봉사를 갔던 지리교육과 ***군이 바다에 빠져 사망했습니다. 학교에서 추모식이.....-2008. 02. **"


.............!!!!!!!!!!!!!!!!!
말도안돼. 말도안돼.
특이한 후드군의 이름도, 지리교육과였다는 것도, 멕시코로 워크캠프 자원봉사를 갔다는 것도....다 맞는데
죽었다는 사실만큼은 그 오빠가 아닐것만 같아!

아 정말 이럴수가.
무섭고 슬퍼서 눈물이 난다.
방금 전까지 내 블로그의 글자속에서 살아숨쉬고 있었는데,
지금쯤 한국에 돌아와서 어딘가 내 사진을 올리고 있지 않았을까 추억하고 있었는데
나와 선희언니는 이렇게 한국에 돌아와서 학교도 다니고 졸업을 준비하는데
그오빠는 아직도 멕시코의 차가운 바다에서 떠돌고 있다니. 말도 안돼.

비록 한나절밖에 같이 있지는 못했지만
싹싹하고 붙임성좋고 활발하고 긍정적인 그런 사람이었다.
멋대로 구는 안경군에게도 잘 맞춰주었고
처음 만난 여학생이 춥다고 옷 좀 가져다 달라고 했을때도 아무 말 없이 옷도 빌려줄정도로 착한 오빠였는데....

차라리 영영 몰랐으면
내 추억속에서 내 기억속에서 언제나 웃음가득한 얼굴로 살아있었을텐데
이 땅 어디선가 이 오빠도 멕시코의 기억을 떠올리며 살겠지...라고 흐뭇한 웃음을 지었을텐데.....

인연이라는게 무섭고
운명이라는게 무섭다.

부디 하늘나라에서 편하게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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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월 1일 (1)
Mexico City, Mexico



드디어 다사다난 했던 2007년이 끝나고 (2008년도 끝나가는구만...-_-)
중남미의 따뜻한 햇살 아래서 2008년의 1월 1일을 맞이했다.
이 곳도 설날은 빨간날인지라 어디를 가면 좋을지 고민하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멕시코시티의 인류학박물관으로 오늘의 관광지를 정하고 점심시간이 다 지나고서야 호스텔을 나섰다.

인류학박물관으로 바로 가지 않고 레포마 거리를 지나 차풀테펙(Chapultepec) 공원으로 들어가기로 했다.
레포마 거리는 찻길은 그리 넓지만 인도가 널찍하고 중간중간 길에 설치된 특이한 의자때문에
우리나라 대학로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1월 1일에 걷는 푸른녹음의 레포마 가로수길.


요로코롬 특이한 의자들이 레포마거리를 따라 설치되어 있어서 사진찍기에 안성맞춤!


커플의자 우후훗.

나의 상상속에 멕시코는 항상 우리나라보다 더 후진 꼬질꼬질한 나라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레포마 거리는 마치 우리나라의 테헤란로를 연상시킬 정도로 쭉 뻗은 도로 주변으로 큰 빌딩들이 빡빡히 들어서있었다.
(아, 물론 테헤란로보다 길이 넓지도, 빌딩들이 크고 많지는 않지만;)
첫 날 공항에 들어설때부터, 만만히 볼 멕시코가 아니란 것을 깨달았지만 시원시원하게 뚫린 레포마 거리를 보고
다시 한 번 멕시코가 우리나라랑 비슷한 위치라는 것을 실감했다.




세계어딜 가도 빠지지 않는 LG와 SAMSUNG.



새해에도 어김없이 검은머리 휘날리는 동양인 두 여인은 그야말로 인기폭발이었다.
큰길가에서 교통정리를 하던 경찰이 후다닥 뛰어와선 길을 가르쳐준답시고 열심히 설명을 하고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는 남자들은 한번씩 우리들에게 휘파람을 불었고;
심지어 할일없이 떼지어 서있는 경찰들이 우리에게 "포토, 포토"를 외치며
우릴 위해 찍사가 되어 주겠노라고 우리를 졸졸 쫓아다녔다.
이 나라 경찰은 외국인에 위한 봉사정신이 만땅이군!


우리의 찍사를 자청했던 경찰들과 기념사진 ㅋㅋ


차풀테펙 공원까지 쭉 뻐은 레포마 거리 중간 중간 동상과 분수들이 서 있는데
이제 나오는 황금 천사의 동상이 가장 유명한 동상이다. ...이름은 까먹었다..(;;)

도심 한 복판의 천사동상.



확대해 보면 이렇다.


여행한지 1년이 지난 지금, 나의 멕시코 여행책은 Stan에게 넘겨버렸고, 멕시코 관련 자료나 팜플렛이 없어서
정확한 이름이나 유래등을 떠올리는 데 애를 먹고 있다. ㅠㅠ
그래도 지명이나 왠만한 건물 이름들은 안까먹고 있어서 다행;ㅅ;
어쨌거나 경찰들의 호위 아닌 호위를 받으며 우리는 차풀테펙 공원까지 도착했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은 말인데, 차풀테펙이 메뚜기 언덕이라는 뜻이란다.


멕시코에 가면, 정말 왠만한 중요한 장소에는 어마어마하게 큰 멕시코 국기가 걸려있었다.
차풀테펙 공원은 지도로 봐도 어마어마하게 컸고, 이미 레포마거리를 걷느라 힘을 다 뺀 우리는
공원을 둘러볼 여유도 없이 바로 인류학 박물관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공원 한쪽에 열리던 사진전, 맘에 드는 사진 하나



드디어 인류학 박물관이 이쓴 곳까지 도착!
박물관에 들어가려고 보니 뭔가 이상한 행사가...;;
사람들이 거꾸로 매달려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피쏠리지 않으신가요;;;


멕시코 전통의식인 듯 보였는데 꼭대기 높은 곳에서부터 빙글빙글 돌면서 점점 지상으로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럴 때 가이드가 뭐하는 건지 가르쳐준다면 좋을텐데, 안타깝게도 설명을 들을 만 한 곳이 없었다. -_ㅠ
혹시 누구 아는 분 ...없으시죠? ㅠ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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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가까이 되는 배낭여행으로 심신이 지치긴 지쳐있었나보다.
피라미드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들은 침대에 뻗어있다가
밤 9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저녁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왔다.

연말이라 그런지 밤에도 시끌벅적했던 멕시코시티의 거리의 상점들도 모두 셔터를 내렸고
우리는 Tacuba거리를 한참 걷다 아직 불이 켜져있는 식당으로 쓰윽 들어갔다.

Cafe De Tacuba!

 

생각없이 들어간 카페였는데 식당안은 고급스럽고 가족들 손님으로 분위기가 좋았다.
역시나 또 모르는 에스파냐어 앞에서 아는 단어 몇개로 주문을 했고 쫄쫄 굶어 배고픈 우리들 앞에 드디어 음식 대령이오!

근데...우리 뭘 시킨거야...왜 이런 시커먼죽죽한 꿀꿀이죽처럼 생긴게 나온거야...

짜장이 아니다...... 하얀치즈가 맛있겠구려

 


진짜 나와 선희언니 앞에서는 이렇게 밥맛 뚝뚝 떨어지는 음식도 당당할 수 없다는거.
멕시코 음식 냄새가 역겹다고 못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는 진짜 저 시커먼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휴-
미국에서 식은 브리또 하나를 저녁,아침 나눠 먹으며 굶주렸는데
멕시코에 와서 호강을 하는구나. 에헤라디야~ 자진방아를 돌려라 (?)

3주 여행을 초췌해진 선희언니; 끼야~밥먹자~~

 

이 레스토랑에서 정말 좋았던 것은, 정말이지 실력있는 마리아치 아저씨들이 테이블을 돌아다니면서 손님들을 위해 노래를 해줬다는거.
우리 앞 테이블에게 '베사메무쵸'를 불러주었는데 내가 들었던 그 어떤 '베사메무쵸'보다도 감미롭고 아름다웠다.
이윽고 나이 지긋~한 마리아치 아저씨들이 우리 테이블에 다가와서 "올라, 쎄뇨리따" 하고 인사하며
우리에게 혹시 아는 멕시코 노래가 있는지 물어봤다. 알 턱이 있을리가요 ^^
하나도 모른다고 했더니 유명한 멕시코 음악이라며 신나는 멕시코 노래 한 곡을 들려줬는데
내 귀에는... "원 달라 마나~" !!

2007년 밤을 밝힌 멕시코씨티의 소깔로 광장.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부드럽고 경쾌한 멕시코 음악을 들으며 맛있는 식사로 배를 든든히 채우고 나오니
12월 31일을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를 축하하는 사람들로 소깔로 광장이 시끌벅적했다.
소깔로 광장에 설치한 아이스링크에서 축하공연을 하는지, 관중석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했다.

Feliz Navidad! 아니죵. 새해에는 Feliz Año!

소깔로 광장을 둘러싼 멕시칸 루미나리에


나와 선희 언니도 카운트 다운을 기다리며 어린아이들 사이에 낑겨 앉아있는데
갑자기 왠 동양인 남자가 내게 다가와 물었다.
"你们是中国人吗?”
“不是不是,我们是韩国人!”

일언지하에 한국인이라며 퇴짜를 놓았는데 이 남자, 몇 걸음 종종 걸어가더니 자기네 친구들에게 뭐라뭐라하며
고개를 갸우뚱 갸우뚱 하는데 그때서야 아차! 싶었다
중국인이냐고 물었는데 너무 유창하게, 그것도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중국어로 말해버린거다.
왠지 자기네들끼리 "쟤 중국인인데 왜 한국인이라고 뻥쳐?" 라고 수근거리는 것 같은 이 찝찝함은 뭐지..;


공짜로 받은 빨간 스카프!


드디어 2007년 12월 31일의 카운트가 시작됐다.
에스빠뇰로 시작한 카운트, 10, 9, 8.....cinco(5), quatro(4), tres(3), dos(2), uno(1)!!!!

 

이야! 불꽃이다!!


2008년이다! 2008년 1월 1일이다. 그러나 새해같은 새로운 마음은 느껴지지 않는다. 이 곳은 이제 1월 1일이지만
나의 고향 서울은 오늘 아침 9시에 이미 2008년이 되었고, 태영이가 있는 뉴욕은 우리보다 1시간 전에 새해가 되었으며
Stan이 있는 벤쿠버는아직 새해가 되려면 1시간이 남았다. 
뭔가 절대적일 것 같던 내 관념 속 시간관념은 내가 벤쿠버로 오면서 꺠져버렸다.
8월 27일 오후 6시에 출발하여 오후 12시 한낮에 도착하면서.

-2008년 1월 1일 멕시코 시티, Travel Note



정시가 되자 Cathedral에서는 제야의 종이 울리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새해를 맞는 것도, 가족 없이 새해를 맞는 것도,
에스파뇰로 카운트를 세는 것도, 제야의 종소리를 듣는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


 



시간 개념이야 어떻든 이제 2008년이다. **이가 말한 것 처럼 나의 2008년이 Great year가 될까.
난 자신이 없다. 깜깜한 오리무중일 것 같아 두렵다.

-2008년 1월 1일, 멕시코 시티, Travel Note 


1년 전 일기를 다시 읽으며 여행기를 쓰다보니 문득 나의 2008년은 정말 어땠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나의 2008년은 정말 깜깜한 우리무중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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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31일
Teotiuacan, Mexico.


피라미드라고 하면 다들 이집트를 먼저 떠올리지만, 멕시코에도 유명한 피라미드가 있다.
바로 멕시코 시티 근교의 떼오띠우아깐(Teotihuacan).

과달루페 성당에서 떼오띠우아깐에 가는데까지도 사건이 많았다.
부패의 극을 달리는 경찰이 우리팀 차를 걸고 넘어지는 바람에
양아치도 아닌 무려 경찰한테 돈을 뜯기고;;!
멀쩡히 잘돌아가던 내 카메라는 바로 피라미드 앞에서 망가져버리고 말았다.
2007년 12월 31일, 이 머나먼 타국 멕시코시티에서 사망한 나의 MV1.
아무리 뜯어서 흔들어보고 난리를 쳤지만 즉사........

사진기 때문에 아이삭(가이드)이 설명해준 떼오띠우아깐 내용은 거의 못들었다. ㅠㅠ
그래도 어설프게 주워들은거라도 얘기를 시작해보자.

떼오띠우아깐에는 두 개의 피라미드가 있다.
바로 달의 피라미드와 해의 피라미드.
우리는 먼저 달의 피라미드에 올라갔다.

경사도가......ㅎㄷㄷㄷ


달의 피라미드에서 바라본 죽음의 길과 왼편의 해의 피라미드


멕시코의 피라미드는 이집트의 피라미드와 다르게 계단식으로 제단처럼 제작되어있다.
옛날 옛날 신들의 세계에서 어느 한 신이 목숨을 희생해야 할 일이 있었다고 한다.
불에 뛰어들어야 했는데 지목당한 그 신이 무려 불 앞에서 5번을 머뭇거리자
보다못한 다른 신이 그 불구덩이 속으로 뛰어들었단다.
그를 본 머뭇거리던 신이 부끄러운 마음에 뒤따라 불 속으로 뛰어들었고
이 두 신을 기리기 위해 달의 피라미드와 해의 피라미드를 만들었다고.


정면에서 바라본 해의 피라미드. 꽤나 높고 가파르다.


태양의 피라미드에서 바라본 죽음의 길과 달의 피라미드.



달의 피라미드는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없는 반면, 해의 피라미드는 끝까지 올라갈 수 있다.
꼭대기에 올라가면 펼쳐지는 죽음의 길과 달의 피라미드..

궁금한건, 왜 두 피라미드를 마주보게 짓지 않고 90도로 꺾어지게 세웠을까.

저 뒤의 달의 피라미드와 함께. 왠지 결연해보이는 내 표정!


아이삭의 말에 따르면
피라미드를 만들때 멕시코에는 이 돌들을 옮길만한 커다란 동물 (코끼리같은-_-) 들이 없어서
이 돌들을 다 사람 손으로 멕시코 전지역에서 옮겨다가 세웠다고 한다.

함께했던 선희언니와.

딱딱히 굳은 표정을 보고 아이삭이 "데낄라~"를 외치게 시켰다. 데낄라~



해의 피라미드 정 가운데에는 이렇게 푹 파여 은(?)인지 뭔지 알 수 없는 금속으로 덮인 곳이 있는데
이 부분에 손가락을 대고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댔나, 아님 이 피라미드의 기운을 받는다고 했나;
정말 딱 1년전 이야기라서 이제 막 기억들이 흐믈흐믈 헷갈리고 있다 ;_;
어쨌든 나도 저기서 소원을 받았는지 기운을 받았는지 여튼 그랬다 -_-

간지쟁이 아이삭과 함께


피라미드위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그랬다! 멕시코에는 선인장이 있었다.

딱 1년전인데 나 왤케 어려보이지...(..)



선희언니에게 선인장 바늘에 찔린 표정연기를 가르쳐주려다가
정말 선인장 바늘에 콕! 하고 찔렸다
근데 찔린 그 곳에서 피가 슬금슬금;;
피를 보니 갑자기 걱정 되는게 이 선인장에 독이 있지는 않을까. ㅠ 타지에서 죽기 싫어요 ㅠㅠ
다행히 아이삭은 반 비웃음으로 죽을일 없으니 걱정하지 말랬다. 흥. 난겁났다고

하늘에서 찍는 것을 빼고
달의 피라미드와 해의 피라미드를 한꺼번에 카메라안에 담을 수 있는 곳에서..


피라미드 아닌 작은 제단. 손뼉을 치면 텅 빈 야외인데도 왕왕왕 울렸다.


똑똑하고 듬직한 가이드 아이삭 덕분에 낯선 멕시코에서 헤메지 않고
멕시코시티 관광의 꽃, 떼오띠우아깐을 제대로 구경할 수 있었다.
피라미드를 두 개나 오르고 내려오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다.

2007년의 마지막 해가...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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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30일
Coyoacan, Mexico City, Mexico


어제 살짝 멕시코시티의 소깔로를 맛보고
오늘은 멕시코시티의 홍대급 (?) 꼬요아깐(Coyoacan)으로 발길을 돌렸다.
유럽풍의 소깔로와 달리 꼬요아깐쪽으로 들어서자 갑자기 예술혼이 느껴지는 골목들

타일벽이 이뻤던 집. 강렬한 태양빛만큼이나 태양무늬가 뜨겁게 느껴졌다.



프리다 깔로 (Frida Kahlo)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지만 언젠가 어디서
멕시코의 대표 여성 화가이자, 교통사고로 온몸에 철심을 박았다는 이야기를 읽어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멕시코 시티에 왔다면, 인류학박물관만큼이나 꼭 가보라고 추천받는 곳이 그녀의 생가를 개조해 만든
프리다깔로 박물관 , Museo Frida Kalho. 꼬요아깐의 작은 골목들을 찾아가기는 쉽지 않았지만
길게 줄이 늘어서 있는, 그것도 아주 파아란 집을 찾는 건 결코 어렵지 않았다.


파란벽에 샛분홍 플랭카드, 그녀의 심볼이었던 전통의상을 입은 그녀의 자화상과 함께.



안타깝게도, 혹은 당연하게도 박물관 내부의 사진을 찍을 수는 없었다
박물관 안에는 그녀의 습작들, 그녀의 사랑 디에고 리베라와 주고 받은 편지들, 그녀의 침대, 그녀의 물건들이
곳곳에 전시되어 마치 아직도 사람이 살것만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겼다.
내부도 내부이거니와 정말 맘에 들었던 것은, 그녀의 정원...

파란 집, 노란 테이블, 빨간 포인세티아. 그녀의 집 자체가 너무나도 멋진 작품이었다


나의 여행기 60페이지..


이렇게 적고 있었다오...:)


여기 그녀의 정원에는 포인세티아 말고도 그녀가 좋아했던 하얀 백합이 정말이지 투명하게 빛나고 있었다.
안타깝게 그건 필름카메라로 찍어서 스캔을 안한지라 올릴수가 없고나 ㅠㅠ
정말이지 푸른 벽때문에 느낌이 이상한 , 그런데 뭔가 마음에 쏙 드는 그런 집이었다. 프리다 깔로의 생가는.

그녀도 여기에서 일광욕을 즐겼을까.


Frida 와 Diego의 집.


멕시코에서 인기짱이었던 희귀한 동양인 두 여자...Sunny Y Honey.


프리다깔로의 집에서 나와 우리는 꼬요아깐의 광장으로 걸아갔다.
주말이었나 아니었나 확실치 않지만 굉장히 사람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12월 30일, 한국이었음 외투를 입고 목도리를 꽁꽁 둘러야 할 이 시간에
우리는 중미의 작렬하는 태양 아래서 반팔에 미니스커트를 입다니!

저 풍선들이 너무 사고 싶어서 난.



배고파 꼬요아깐 광장을 헤메던 우리는 특이한 걸 발견!
사람들이 길거리에 앉아 많이들 사먹고 있는 거였는데, 도통 말이 통하지 않으니 뭔지 알수는 없고
(내가 할 줄 아는 말은, 얼마냐 뿐....-_- 무엇이냐고 물어봐도 대답을 알아들을리 만무하고-_-)
우리는,,,,,불안했지만 어제 야시장에서 타코를 사먹은 걸 생각하며 용감하게 한 접시 시켰다.
도대체 뭐가 들어가는지 알수 없지만, 항상 마지막에 손에 집어드는 것은 시뻘건 칠리...
얘네는 생과일에도 칠리, 맥주에도 칠리, 치즈위에도 칠리, 모든 음식은 칠리로 완성한다.
그리고 나는 무조건 노칠리를 외치며 이상한 취급을 받아야 했다...-_-

신문지에 음식광고사진으로 실릴만한 사진..



가만히 길을 걸어가도 옆에서 수근수근 거리고 어린아이들이 신기해서 손가락질을 하고, 중년의 아저씨들이 인사좀 해보자 달려오고
경찰들이 교통정리를 하다가도 쫓아오고 오토바이들이 휘파람을 불며 지나가며 손뽀뽀를 받을정도로 주목 받는 멕시코의 동양여인인데
이렇게 길바닥에 앉아 멕시칸들 사이에서 그들이 먹는 음식을 함께 먹고 있으니 우리도 멕시칸의 삶 깊숙이 들어온 것 같아
기분이 묘하면서도 은근 즐거웠다.
그래, 이런게 여행이지, 호텔에서 호텔식만 먹으며, 버스의 창밖너머로 하는건 정말 여행이 아냐 그건 관람일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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