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01'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7.03.01 그 무엇도 아닌 '나'를 위해 사는 삶 8


 

 

일주일짜리 여행을 위해서 프랑스어 학원을 다닐거란 얘기를 했더니
엄마는 엄마답게 이렇게 말(잔소리)했다. 

 


- 거기서 영어로 해도 되는데 한 두마디 하려고 시간들여 돈들여 학원을 다녀야겠니
- 차라리 그 돈으로 계속 영어를 하는 게 여러모로 더 효과적이고 나중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니
- 쓸모없는 것에 쓸데없는 것에 돈만 쓰는 것 같다.



어머니, 저는 이제 이렇게 대답합니다.


 

필요를 위해 공부하는 건 대학원 다닐때까지 질리도록 했어요.
미래에 필요할 것들을 배우느라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것들을 포기도 해야 했어요.
그래요, 그 때 필요한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다 가르쳐주기에 생활비는 한정적이었고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엄마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것을 가르쳐줄 수 밖에 없었다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그 때 그렇게 해서 결국 내가 밥 벌어먹고 살만큼은 해냈으니
자유 시간만큼은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살거에요.
(왜냐면 나는 내가 밥벌어먹고 사는 것도 하고싶어서 선택한 게 아니라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선택했거든요.)
미래에 도움이 될(지도 안될지도 확실히 모르는 그런)거 말고요.
나는 현재를 살거에요.
그리고 그게 나를 미래에도 살아가게 할 거에요.

 

 



효용과 효과를 따지는 것은 주5일씩 회사에서, 회사를 위해, 회사에 의해 항상하고 있어요.
결과로 평가하는 것은 회사에서 돈 받으며 하는 일로 너무나도 충분해요.
내 삶은 이미 충분히 목표와 성과로 점철되어 있었어요.
제한된 시간과 자원안에서 가능한 실패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그런 삶의 방식으로 훈련되고 그렇게 스스로를 최적화시켜 살아왔어요.
 


그러나 저는 생각합니다.
꼭 결과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요.
시도 그 자체와 중도 포기, 혹은 실패 그 어느 것도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고 중요한 의미라는 것을요.
나는 그것이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생각지도 않아요.
그것이 내 인생을 풍부하게, 세상에 대한 내 시야를 폭 넓게 할 거에요.


나의 자유 시간 만큼은 엄마 보기에 쓸데없고 낭비같고

남는 것도 없고 몇 달 배우다 때려쳐서 배우나마나 하더라도

바로 지금 나를 위해서 하고 싶어요.
미래를 위해서 말고요.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 말고요.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거여서 말고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은 효용도 효과도 인풋도 아웃풋도,
그런 것을 재야할 필요도 의미도 없어요.
그것으로 내가 행복할 뿐이에요.

그것뿐이에요.

'■ 삶 > II.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2) 2017.03.28
누구를 위하여 물을 주는가  (3) 2017.03.09
죽는 순간  (0) 2017.02.22
비난은 칭찬보다 쉽다.   (2) 2017.02.06
2017년 라인업 확정  (2) 2017.01.18
Posted by honey,H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