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뒤 재지 않고 사랑에 빠지는 것처럼

가끔은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우울에 빠지고 싶다.

 

 

밝고 건강한 정신을 위해서

자신을 사랑하라고 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하고,

많이 웃으라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라 하는데

그래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며 사는데

가끔은 정말 내게 밀려오는 허무함 속에서

그냥 한없이 허우적거리고 싶어.

 

 

무기력함을 누르고 꾸역꾸역 일상의 의무를 다하는 거 말고,

나를 사랑하려고 나의 사랑스러운 구석을 찾는 거 말고,

슬프고 비관적인 생각이 들 때 애써 떨쳐보려 스스로 파이팅을 외치는 거 말고,

허무한 생각에 빠지면 만사에 의욕을 잃을까봐 재빨리 나를 단도리하는 거 말고,

 

 

 

 

정말 가끔은

그래, 무기력함에 백기를 들고

내가 해야할 몫의 일을 모두 포기하고,

나를 미워할수 있을만큼 내 모든 것을 미워하고

인생이 잘못되어 간다고 한탄하고

나란 인간은 왜 이 모양일까 내 탓을 하면서  

허무한 마음이 들면 허무한대로,

무기력하면 무기력한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그냥 그런 우울함에 마음을 맡기고 그 안에 드러누워버리고 싶다.

 

 

-

 

 

다만, 그렇게 우울함에 너무 마음을 맡기면

그 결말이 비극이 되니까 그래서는 안되겠지만.

 

우울함에 빠져도 힘들고

우울함에 빠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힘들고.

 

-

 

 

나는 '어른'이 되는 과정의 성장통을 오래 그리고 강하게 앓고 있는게 분명하다.

사회인이 되고 나서 생각하는 많은 주제가 결국 '어른이 된다는 것'으로 귀결되고

어른이 되는 과정, 어른이 되었다는 자각, 어른이 되어 느끼는 부담이 주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대개는 그 방향이 부정적이네.

 

 

어른은 외롭고 괴로운 것이라고,

나는 영화 <맨체스터 바이 더 씨>를 보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은 가족이 세상을 떠나고 남겨진 이들의 슬픔과 괴로움에 대해 얘기했지만

나는 보는 내내 어른이라는 존재의 본질적인 외로움과 괴로움에 대해서 생각했다.

 

 

-

 

 

학교를 떠나 사회생활을 한지 이제 제법 되었고,

많은 친구들이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고,

나의 인간관계가 자의반 타의반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좁아지고 있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니 이것도 어른의 자연스러운 인간관계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외롭다는 생각이 드는 것는 어쩔 수가 없었다.

인간은 원래 외로운것인걸 알면서도.

외롭다는 감정은 마음을 힘들게, 지치게 한다.

 

 

외롭고, 외로워서 슬픈 감정이 밀려올 때

생각한다.

그래도 우주는 너를 사랑한다고.

부모님도, 하나님도, 예수님도, 부처님도 아니고

이 우주가 너를 사랑한다고.

 

 

그럼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우주의 모든 별들이,

이 우주를 이루는 모든 생명과 시간과 공간까지도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언제든 변할 수 있는 인간이 아니라,

단 한 명의 절대자가 아니라,

이 우주 전체가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고 있다는 느낌.

 

 

인간이란 존재여서 외로울 때,

나란 존재가 스스로 미워질 때

나는 생각한다.

 

 

그래도 우주는 너를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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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집에 돌아와 다섯살 아이마냥 괜히 찡찡거리고서

이불을 들추다 끝내 눈물을 찔끔 흘렸다.

짜증이 났다. 그리고 조금 서글펐다.  

 



대학교 동창을 만났다.
이제 대학교 동창은 객관적으로도 오래된 친구가 되었다.
작년 3월 그 친구가 일하는 곳으로 찾아가서 밥 한 번 먹고
이렇게 개인적으로 시간내어 만나는 것은 1년만의 일이었다. 


그 친구와의 만남은 편안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나도 인식하지 못하고 있던 내 마음의 경계를 다 내려놓는 느낌이다.
그냥 소소한 사는 얘기일 뿐인데 마음이 편안하고 심지어 안전하다는 안도감이 든다.
평소라면 늦은 시간에 입도 대지 않았을, 떡볶이까지도 아무런 걱정 없이 편안히 먹었다.

(이건 정말 엄청난 일이다.)


 

나는 -


아주 예전의 나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다.

내 안에 숨겨져 있던 스무살의 내 마음을 꺼내올린것 같았다.

그리고 그 마음은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감정이었다.

우리는 현실에 있었지만 내 마음이 그랬다.

모든 것이 자연스러웠고

편안함, 안도감, 친밀감, 그런 감정들이 몽글몽글 나를 둘러쌌다.


보통 사람은 오래알수록 편안해지는 경향이 있지만
그 친구와 헤어지며 생각했다.
좋은 사람은 처음부터 좋고 끝까지 좋다.
오래 알아서 익숙해지는 것 없이도

그저 그가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혹은 나와 맞는 사람이기 때문에 계속 좋은 것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은 3월 말 답지 않게 바람이 스산하게 서늘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의 만남덕분에 추우면서도 추운 줄을 몰랐다.

마음 속 작은 난로에 불이 켜진 것처럼, 따뜻했다.

이 기분을 오래도록 느끼고 싶었다.


그리고 나는,

그 친구 옆에서 나도 모르게 마음의 경계를 풀었을 때,

그리고 내 안의 편안하고 따뜻한 온도를 느꼈을 때,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그동안 얼마나 보이지 않는 무의식적인 긴장감 속에서 살았나 깨달았다.
회사라는 곳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도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고

또 회사 밖에서 새로 만나는 사람들도 대개는 좋은 사람들이지만
나는 항상 긴장해있으면서 또 낯선 사람들에 대한 경계를 바짝 세우면서

그동안 피곤했었던 것이다.

살얼음같던 내 마음이 와장창 깨져버렸다.

 

 

이제 집에 돌아왔다.

마음은 여전히 따뜻했지만, 신데렐라의 마법은 끝났다.

나는 또 내일 그 날선 긴장과 불편한 사회 속으로 경계의 날을 바짝 세우고 가야만 한다. 

짜증이 났다.

아주 오랜만에 느낀 이 편안함이, 예전엔 당연했던 이 평온함이

이제는 아주 가끔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일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에

그래서 서글퍼졌다.

이제는 어쩔 수가 도리가 없어서 짜증이 나면서도 서글프고 또 서러웠다.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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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맛집 - "Restaurant/Cafe in HK" 

 

 


유명한 맛집이 많은 홍콩.
준비를 많이 해갔지만 안타깝게도 여건 상 몇 군데밖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직접 가본 맛집 국수/딤섬/애프터눈티/커피 정보 공유드릴게요 :)


 

 

 


1. 카우키레스토랑 (Kau Kee Beef noodle Restaurant)

♠ 위치 : 센트럴 - 21 Gough St, Central, HK.
♠ 시간 : 12시30분~22시30분까지
♠ 가격 : [$] 국수 1그릇에 약 40~50 HKD


 

 

카우키비프누들 (九記牛腩)
소호지역에 있는 유명한 가게입니다.
오픈이 12시 30분인데 12시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어요.

점심식사 하실분들은 조금 일찍 가서 기다리세요!
줄이 길긴 하지만 일단 식당에 들어가면 커다란 테이블에 합석을 시키고 (ㄷㄷㄷ)

음식이 준비되어 나오는 속도가 빨라서 회전율은 좋은 편이에요.
(물론 그만큼 먹고 빨리 일어나야 하는 분위기)


가장 인기가 많은 양지국수, 갈비국수, 그리고 카레국수를 종류별로 시켰습니다.
메뉴판이 친절하게 고기종류+면종류의 조합별로 되어 있어서 번호로 주문하는 방식이었어요.

면 종류가 다양해서 여러가지 콤비네이션으로 시켜서 먹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참고로 한국어도 옆에 써놓았는데 어딘가 모르게 뜻은 파악되는데 이상함..
예를 들면...뼈빼기...(뼈가없는) 노가니뼈..(도가니뼈)

 

 



저는 가장 먼저 매진된다는 양지국수(3번)를 먹었는데,  정말 도톰한 양지고기가 듬뿍듬뿍 들어있는데다가
국물이 아주 진하고 달면서도 시원했어요.
아...이거 먹고 나니 이제 한국가서 베트남 쌀국수는 못먹을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카우키가 허접한 나의 입맛을 업그레이드 시켜놓았어..
시원한 밀크티도 달달하고 맛있었어요! :)
강력추천 ('0')=b

 

 

 


2. 캔톤의 딤섬(Canton's Dimsum Expert)

♠ 주소 : 침사추이_No.11 Humphreys Avenue, Tsim Sha Tsui

♠ 가격 : [$] 딤섬 약 35~50 HKD 사이



 


침사추이역 근처의 딤섬맛집, 캔톤딤섬이에요.
저는 비바람 맞으며 4시간의 드래곤백 하이킹 이후에 처음 먹는 식사였는데요.
정말 종류별 딤섬을 다 시켜본 것 같아요. (여러 명이 여행가면 좋은 점!)
여기 사진에만도 8개의 딤섬이 있지만 이거 먹고도 4개의 요리를 더 시켰어요.
저는 그중에서도 저 연잎에 쌓여있는 밥(호입판)을 추천할게요.
쇼마이, 챠슈바우도 맛있었지만, 연잎밥 안에 양념한 고기가 들어있었는데

밥은 담백하면서 쫀득하고, 안에 들어있는 고기 양념이 살짝 밴 부분도 정말 맛있었어요.

캔톤 딤섬에 가는 길에 바로 허유산 망고주스 가게가 있답니다.
딤섬으로 식사하고 망고주스를 후식으로 먹으면 좋아요.

 

 

 


3. Cafe Gray Deluxe (애프터눈 티 세트)

♠ 주소 : Pacific Place, J.W. Marriott Hotel, tue Upper House, 88 Queensway, Admiralty.
♠ 시간 : (애프터눈티) 15:30~17:30
♠ 가격 : [$$$] 250 HKD/1인, 425 HKD/2인


 

 


요즘 인스타그램에서 뜨고 있는 애프터눈 티세트 스팟인 카페 그레이 딜럭스 (Cafe Gray Deluxe)입니다. 

위치는 퍼시픽 플레이스의 어퍼하우스에 있어요. (JW Marriot Hotel 49층...이던가) 


저희는 미리 예약을 했더니 창가의 세미 프라이빗 다이닝 룸을 잡아주었어요. (이메일로 예약 가능)
반드시 1인이 1세트를 시킬 필요는 없고, 저희는 6명이서 4인 세트를 시키고 칵테일을 추가했습니다.
주문할 때 서버가 배가 많이 안고프다면 이렇게 시키겠냐고 먼저 물어봐주어 좋았어요. :)

3단 트레이에는 스콘과 녹차롤, 샌드위치와 미니퀴시, 미니슈, 마카롱, 초코케잌 등 구성이었고,

참고로 여기는 아이스크림이 맛있다고 하던데 단품으로 파나봐요.

저느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티를 선택했는데, 밀크티로 드시고 싶으신 분들은 우유를 따로 부탁하면 됩니다.


 

 

 

퍼시픽 플레이스에서 쇼핑하다 지칠 때 쯤, 여기 카페그레이딜럭스에서 풍경을 감상하면서

느긋하게 티타임을 갖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

 

 

 

 

4. The Coffee Academics

♠ 주소 : 완차이 _ 35-45 Johnston Road, Wan Chai

♠ 시간 : 주중 08:00~22:00/ 주말 09:00~23:00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할 카페 25개에 랭크된 홍콩의 The coffee Academics 입니다.

리펄스 베이, 코즈웨이 베이, 완차이 등등 홍콩 여기저기 지점이 있는데

저희가 갔던 곳은 완차이 지점이었어요.

 

 

널찍한 카페 내부에 은은하게 깔리는 조명과 원목색의 인테리어 분위기,

일요일 아침의 여유롭고 조용한 분위기가 마치 유럽의 카페같은 분위기였는데요.

시끌벅적했던 완차이 역 부근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The Coffee Academics에는 시그니처 커피가 4종류가 있는데요.

Agave (아가베꿀과 블랙페퍼가 들어간 라떼), Jawa(갈색 코코넛 설탕이 들어간 마끼아또),

Manuka (마누카 꿀이 들어간 라떼), Okinawa (오키나와 흑당이 들어간 라떼)

 

친구는 오키나와를 추천했었는데, 저는 그 때 저 시그니처가 라떼가 아니라 에스프레소인줄 알고

평범하게 플랫화이트를 주문했어요...............OTL (여기 굳이 왜 온것이냐...)

 

브런치메뉴도 있었는데, 특별히 추천할 정도는 아니었고

마침 가는날이 장날이어서 그랬는지 매장은 큰데 바리스타 1명과 캐셔 1명밖에 없어서

커피가 무려 주문하고 40분이 넘어서야 나왔답니다.

저희 뿐만 아니라 다른 손님들도 너무 늦는다고 클레임을 하고, 주문을 취소하고

종업원들은 계속 sorry만 연발하고 난리었어요...........ㅠ.ㅠ

매장 크기로 보아서 2명으로는 커버하기 힘들것 같던데

아마 그 날 저희가 모르는 문제가 있었나봐요.

 

하지만 분위기만큼은 유럽카페로 순간이동한 것처럼 좋았어요. :)

 

 

 

 

 

 

 

 

번외. 레이위먼 수산시장  

♠ 주소 : Lei yu mun

♠ 가격 : [$$$$]

 

 

 

 

홍콩의 도심에서 동쪽으로 떨어져있는 레이위먼 수산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원래 낚시하던 오래된 홍콩의 마을이었는데, 지금은 수산시장으로 유명하다고 해요.

지하철 Yau Tong역과 가까운데, 역에는 수산시장과는 다르게 커다란 복합쇼핑몰이 있답니다.

 

수산시장에 가면 중국답게(?) 우리나라에서 보기 힘든 종류와 크기의 해산물들을 볼 수 있어요.

지나갈 때마다 가게직원들이 보고가라고 호객행위를 하는데요.

바로 그 옆에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으니, 보시고 깨끗하고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에 들어가신 다음에

근처 해산물가게에서 직접 해산물을 골라서 요리해달라고 하는 방식이에요

(반대로 해산물을 먼저 고르고 레스토랑을 찍어서 들어가도 됨)

우리나라 노량진 시장이랑도 비슷한데요.

 

다만, 해산물이 정찰제가 아니다보니 바가지를 써도 이게 바가지인지 아닌지 구별할 길이 없습니다.

해산물을 고르면 해산물 가격을 알려주는데,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고 나오면 거기에 요리값, 자리값 등이 붙어서

원래 예상했던 예산을 훌쩍 넘어가니까 만약 가서 직접 드신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가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또, 식당에 앉기 전에 1인당 서비스료가 얼마나 붙는지 물어보실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구요.

(참고로 저희는 6명이서 1000HKD어치 해산물을 골랐는데, 나중에 레스토랑에서 1인당 100HD씩 서비스료를 붙였어요.

6명이서 이래저래 30만원 넘게 썼다는....ㄷㄷㄷㄷ 계산서 받고 회계님 ㄷㄷㄷㄷ)

 

 

 

 

 

 

 

그 외에도 가보고 싶은 곳이 참 많았는데요.

안타깝게도 리스트의 한 줄짜리 끄적거림으로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ㅜ.ㅠ)

다음 번에 꼭 가보리라 생각하면서 -

다들 입이 즐거운 홍콩여행 하시길 바랄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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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밤 - "Night time in HK"


2박3일의 홍콩여행이니 물리적으로 홍콩의 밤을 볼 기회는 2번밖에 없어서
하루는 침사추이쪽에서, 하루는 소호에서 저녁 시간을 보냈습니다.
 


심포니 오브 라이트

원래 계획대로라면 리츠칼튼 호텔의 오존바에서 칵테일을 마시며 야경을 보기로 했지만,
어쩌다보니 먼저 침사추이의 스타의 거리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이 곳 침사추이쪽에서는 홍콩섬의 북쪽야경을 볼 수 있는데
저녁 8시가 되면 심포니오브라이트라는 레이저 쇼를 한다네요.
워낙 야경으로 유명한 홍콩이지만
유난히 날도 흐리고 안개가 자욱했던데다가
사실 이미 서울의 야경도 충분히 화려한 덕분에
홍콩의 야경이 명성만큼 황홀한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소호(SOHO) 


둘째날 저녁에는 짬을 내어 소호지역으로 돌아왔습니다.
첫날 점심을 먹으며 잠깐 훑어보았던 소호지역의 분위기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꼭 다시 와보고 싶었는데요.
토요일밤이라서 사람이 많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한산한 분위기였어요.

저녁이 되니 소호는 확실히 이태원 같은 분위기가 되더군요.  

 




SOHO_PMQ

 

가파른 언덕과 일방통행 차도, 그리고 좁은 인도.
소호지역의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낮에왔을 때만해도 좁은 인도에서 사람들에 치여서 불편했는데
조금 한산해지니까 훨씬 더 아기자기한 느낌이었어요.

 




SOHO _ Les fils a maman

소호지역을 걷다가 우연히 네온사인을 보고 들어간 골목길에서
잠시 잊어버렸던 여유의 공간을 만났습니다.
다정한 이야기가 가득찬 골목 깊숙한 곳의 작은 프렌치 레스토랑,
그 앞을 비추는 커다란 가로등,
잠시 홀로 나와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
그 모든게 참 자연스럽고 여유로워 보였어요.
사실 이 곳만 보면 이 곳이 홍콩인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그것이 또 소호의 매력인가 싶어요. 

 

여기 이 주변이 너무 마음에 들어서, 들어가보고 싶었지만 당시 상황상 들어가볼만한 여력이 없었어요.

내일 오전에 브런치를 먹으러 가자고 했지만 

역시 한 번 놓친 기회는 다시 잡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다음 날에도 이런 저런 이유로 돌아오지 못했거든요.

하지만 다음에 홍콩에 갈 일이 있다면, 꼭 이 소호의 분위기 좋은 펍에서 맥주 한잔 마시고 싶어요.

그게 침사추이의 호텔Bar에서 칵테일을 마시는 것보다도 저와는 이곳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아요 :)

 



 

 

 

SOHO _ kau kee restaurant

9시가 훨씬 넘은 시간인데도 이 곳 소호의 맛집인 카우키 레스토랑 앞에는

점심떄 못지 않게 긴 줄이 늘어져있네요.

즐거운 토요일 밤, 친구들과 만나 가볍게 맛있는 국수 한 그릇 후루룩 후루룩 먹고

이 골목의 또 다른 흥겨운 곳으로 놀러가면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 불이 켜진 어느 집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내가 홍콩사람이었다면 어떤 토요일 밤을 보냈을까 상상에 빠져봅니다.

이 곳에서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가족은 누가 있을까, 이런 토요일 밤에는 주로 어떤 일을 할까. 

은근히 이런 상상하는게 재미있어요.

 

 

 

 

 

SOHO _ HOMELESS

카우키 레스토랑 건너편의 Homeless의 네온사인이,

밤이 되니 캄캄한 배경에서 더욱 빛이 나네요.

네온사인은 괜시리 낭만적이에요.

 

 

 

 

 

 

호텔로 돌아가는 셔틀버스를 타는 침사추이의 미들로드 입니다.

홍콩의 가장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는 빅토리아 피크에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줄이 너무 길다는 얘기를 듣기도 했고,

어떤 한 단편적인 장면을 바라보는 것보다는 직접 그 골목을 걸으며 밤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끼고 싶었어요.

비록 아주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이국적인 분위기의 소호의 가로등 아래

작은 펍과 레스토랑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과 흥겨운 대화소리를 엿들으며

한 걸음 한 걸음 걷다보니 빅토리아 피크에 올라가지 못한 아쉬움은 전혀 없었어요.

다음에 홍콩에 또 오게 된다면 저는 꼭 소호에서 많은 시간을 머물고 싶네요. :)

 

 

다음 편은 2박 3일간 다녀본 [홍콩의 맛집]을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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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낮 - "Day time in HK"  

 


지난 금토일 2박 3일로 짧게 홍콩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권은 특별히 여행관심지역은 아니지만 이번 홍콩여행은 회사 동료분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서
사실 지역보다도 단체여행이라는 점에 의의를 두고 다녀왔습니다.
금요일 오전 비행기로 가서 일요일 오후 비행기로 돌아오는 짧은 일정인데다가
안타깝게도 3일 내내 날씨가 흐렸고
또 일행이 6명이나 되다보니 혼자 혹은 둘이다닐때만큼 기동성이 좋지는 않아서 많은 곳을 둘러보기는 어려웠어요.
에프소드가 있는 시간순서의 여행기보다도 제가 찍은 홍콩의 사진으로 짧게 기록을 남겨보렵니다. 
 

 

 



 

센트럴
AEL을 타고 공항에서 센트럴까지 바로 들어왔습니다.
센트럴 역에 짐을 맡겨놓고 점심을 먹으러 나왔어요.
IFC 근처의 높은 빌딩숲을 가로지르는 빨간도색의 택시들이 가장 눈에 띄네요.

 

 

 

 

Pacific Place  (센트럴과 완차이 사이)
퍼시픽 플레이스 (택시기사는 PP 부르더군요)의 JW marriot 호텔에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정확히 어느 방향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센트럴과 완차이 사이는 높은 고층건물들로 삐죽삐죽한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었습니다.
이 스카이라인과 고층건물들이 그 유명한 홍콩의 야경을 만들어내는 것이겠죠?
 

 


 

 

센트럴_소호(SoHo)

IFC 맞은편 언덕에는 골목골목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이 소호지역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SoHo는 South of Hollywood Road 의 약자로 다양한 레스토랑 Bar가 밀집한 지역) 

 

낡고 좁아보이지만 파스텔톤의 분홍색, 파란색 같은 다양한 색으로 칠해진 건물들과 그 사이 빨간색 간판이 제 눈에 들어오네요.
거대하고 현대적인 IFC와는 길 하나를 두고 완전히 다른 풍경입니다.
하지만, 영화 <중경삼림>, <첨밀밀>같은 영화속 이미지가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제 머릿속의 '홍콩'은 바로 이런 모습이었습니다. 

 


 

 

 

센트럴 _ Hollywood Rd.


아까 그 좁디좁은 골목에서 조금 더 올라간 Hollywood road는 서양의 분위기가 물씬 났습니다.
세련되고 감각적인 인테리어의 레스토랑들이 길을 따라 늘어서있고
주로 금발머리의 백인들이 테라스에 앉아 느긋한 점심시간을 즐기며 가벼운 수다를 나누고 있었어요.
바로 직전의 복작복작한 제 머릿속 홍콩분위기가 물씬 나는 골목길과는 또 다른 분위기군요.


 

 

 

 

침사추이

호텔과 쇼핑센터로 복잡했던 침사추이
골목골목 깊이있게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개인적으로는 명동과 소공로를 합쳐놓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여기서도 제 눈에는 빨간 택시가 눈에 띄네요.


홍콩도 중국인지라 중국어로 된 간판이 많지만, 또 아주 중국같은 느낌은 아니었어요.
센트럴보다는 훨씬 더 현지인과 관광객이 많은 느낌이에요.

 

 


 


이제 그 다음 편은 [홍콩의 밤]으로 안내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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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으로 가득한 사무실 공간이 너무 칙칙하게만 느껴져서
꽃을 한 두 송이 공병에 꽂아두기 시작했다.

꽃집에 가서 그 순간의 마음을 잡아끄는 선명한 빛깔의 꽃을 고르고
유리병에 깨끗하고 차가운 물을 채워 꽃을 꽂고
마지막으로 꽃의 빛깔과 어울리는 가는 끈을 병목에 둘러 작은 리본으로 맨다.
그리고 매일 아침 컴퓨터를 켜면서
이 작은 꽃병을 들고나가 담겨 있던 물을 비우고
깨끗하고 차가운 물을 새로 담는다.

뿌리가 잘려나간 이 꽃들이 조금 더 오래 살아있기를 바라면서,
하루라도 더 생생하게 버텨주길 기도하면서,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매일 아침 잊지 않고 물을 비우고 새 물을 채운다.
아주 작고 사소한 일이지만 관심을 갖고 마음을 쓰고 정성을 들인다.

분명 돌보고 있는 것은 꽃인데
매일 아침 그 짧은 순간에 내 마음이 보듬어지는 듯한 그런 착각을 한다.
착각이 아니라 그런 느낌이,
물을 채우는 내 머리 위에서부터 어깨까지 차르르 나를 감싼다.

꽃을 위하여 물을 주는 데 되려 내 마음이 돌보아진다.
누구의 지시도 부탁도 아닌
오로지 내가 마음이 쓰여서 하는 이 작은 일로
꽃과 함께 내 마음도 보듬어진다.

꽃을 위하여 물을 주는가.
내 마음을 위하여 물을 주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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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다니면서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여행하면서도 맛집이나 음식 사진을 별로 찍은 게 없는데,

그래도 이 도시에 6일이나 있었으니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시는 분들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맛집을 정리해보았다.  (파란색)





3. 에르미타주 근처 



② Hermitage Cafe (샌드위치, 디저트, 카페)


에르미타주 별관 중 하나인 구 참모본부 (General Staff Building)의 지하에 위치한 카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입장과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다.

내부는 꽤 넓고 깔끔하며, 반지하이기 때문에 창가에 앉으면 궁전광장과 겨울궁전이 보인다. 

샌드위치, 샐러드, 케잌이나 타르타와 같읕 디저트와 커피와 쥬스 종류를 파는데 

샌드위치도 커피도 모두 괜찮았다.

다만, 직원의 싸가지가 하늘을 찌른다는 것을 주의하시길.

아마, 러시아 어디에서도 겪어본 적 없는 불친절함을 겪을 수도 있음. 

하루종일 에르미타주를 관람하시는 분들이라면, 

본관과 별관을 오가며 관람할 때 잠시 허기도 채우고 쉬어가기에는 괜찮은 곳. 




주소 :  Palace Square, 8, Sankt-Peterburg




생생한 연어가 쫄깃했던 연어 샌드위치




전반적으로 샌드위치들은 괜찮았음!





 Штолле (Shtolle  ; 러시안 파이) 


넵스키대로에 위치한 슈톨. 

러시안 전통 파이와 케이크를 파는 유명한 체인 레스토랑이다. 

진열대에 여러가지 파이들이 종류별로 놓여져 있어서 테이크 아웃 할 수도 있고,

내부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홀이 있어서 테이블에 앉으면 서버가 메뉴판을 가져온다. 

인테리어가 아주 화려하거나 모던하지는 않지만 

소박하면서도 나름 이 곳 넵스키대로에서의 러시안 전통 파이를 파는 역사가 느껴지는 느낌이다. 


식사류의 파이로는, 고기/연어/버섯 등 속재료를 넣고 구운 파이도 있고, 

애플파이, 베리파이 같은 디저트류의 파이도 다양하게 판매한다. 

파이는 크기별로 주문할 수 있고 음식에 비해 가격도 아주 저렴한 편! (50~200루블 사이)

한번쯤, 간단히 식사를 하거나 출출한 배를 채울 겸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주소 : Nevsky avenue, 11/2,

홈페이지 : http://spb.stolle.ru/en (클릭!)




소고기가 듬뿍 들어간 고기파이, 만두같기도 하면서 파이 같기도 하면서 맛있었다 ♥




 연어파이와 고기 파이







④ Bonch (이탈리안, 카페, BAR) 신사동 느낌!


넵스키대로에서 한 블럭 안쪽에 위치한 BONCH

불곰국 나라답게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가 그려져 있는 카페인데

내부는 굉장히 모던하고 깔끔하고 세련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젊은 서버들은 영어가 유창해서 주문하는데 전혀 어려움 없다.


간단한 베이커리류부터, 오믈렛, 샌드위치, 파스타와 같은 식사류도 있고

커피를 기대할 수 없는 이 러시아에서 꽤 괜찮은 라떼를 파는 곳! :)



주소 : Bolshaya Morskaya ul., 16

홈페이지 : http://bonchcoffee.ru/ (클릭! 영어는 지원되지 않는 것 같지만 내부 분위기 사진이 많음!)




Bonch 외관



영어와 그림이 있는 메뉴판.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맛있는 샌드위치와 오믈렛. 그리고 머그잔에 담겨 나오는 커피!







⑤ Общество чистых тарелок (Clean Plates Society) - 이태원 펍 느낌 !


호스텔 근처를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했는데, (사실은 유리가 깨져 있어서 들여다보다가)

내부에 젊은 러시아 현지인들이 바글바글하게 앉아있어서 

호기심에 들어가본 Clean Plates Society !

조도가 낮은 약간 어두컴컴하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인테리어와 BGM이 이태원 펍 느낌.

역시나 영어 메뉴와 함께 영어가 유창한 서버들이 있으므로 겁먹지 말고 들어가자!

메뉴는 한국/일본/중국 음식 빼고 두루두루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베트남 포, 버거, 커리, 파스타 등등 (나는 심지어 페루전통음식인 셰비체를 먹었다. 두둥)

베지터리언을 위한 메뉴도 갖추고 있다. 

가격도 300~400루블 사이로 가성비가 괜찮은 편!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고 젊은 현지인들로 붐비는 걸로 봐서 현지 맛집임에 틀림없다! +_+



주소 : Gorokhovaya street, 13,

홈페이지 : https://www.cleanplatescafe.com/ (클릭!)




Clean Plates Society 



J가 먹었던 커다란 버거와 웻지 감자



정통스타일은 아니지만 연어와 아보카도로 만든 세비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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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다니면서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여행하면서도 맛집이나 음식 사진을 별로 찍은 게 없는데,

그래도 이 도시에 6일이나 있었으니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시는 분들을 위해 정보를 공유하는게 좋을 것 같아서 맛집을 정리해보았다. 






1. 카잔성당과 그 주변


① 마말리가 (코카시안 퀴진 -조르지안, 아르메니안 등) - 이태원의 젤렌(불가리아 레스토랑) 분위기


카잔 성당 바로 맞은 편의 코카시안 스타일의 메뉴를 갖춘 깔끔하고 세련된 레스토랑.

긴자프로젝트 (상트페테르부르크 레스토랑 체인) 레스토랑 중 하나인만큼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조금 있는 편이다.

여기서 주의 할 것은, 물을 시킬 거면 차라리 음료수를 주문하자. 작은 병에 담긴 물 하나가 음식 하나 가격으로다가 비싸다.

생각없이 물 시켰다가 나중에 영수증 보고 깜놀한 1인 ..ㅠㅠ


메뉴는 하차푸리(피자), 샤슬릭(양고기/소고기 꼬치), 보르쉬 (스프) 등등 엄청 많은데 

메뉴판에 모든 메뉴 사진이 있고 친절하게 영어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어서 사진 보고 고르면 좋다. :)

다만 메뉴가 너어무 많아서 한 번 다 읽어보는 데도 엄청 오래 걸린다는거...고르는데는 더 오래 걸림.

내부는 넓은 편인데 테라스 홀에 앉으면 (2번 갔는데 2번 다 그리로 안내해줌) 카잔 성당을 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홈페이지 : http://en.ginza.ru/spb/restaurant/mamaliga_na_kazanskoy  (클릭!)





카잔대로의 마말리가



소고기 샤슬릭



샐러드 



감자 케밥



스튜같고 찜 같은 오자후리 (조지아 음식)


얘가 바로 마말리가! 옥수수죽이라고 하는데 생긴건 저래도 떡같이 꾸덕꾸덕



테라스 홀 쪽에 앉으면 카잔 성당이 한 눈에 보이는 멋진 뷰도 감상할 수 있다. :)






⑥ Zoom Cafe (유러피안, 러시안 퀴진)  - 아기자기한 연남동 느낌 


고로크호바야 길의 반지하에 위치한 줌 카페. 자칫 잘못하면 지나치기 쉬우니 정신을 차리고 찾아가야 한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사람들에게도 인기있는 곳이라 점심시간에 가면 2~30분씩 기다릴 수 있다.
내부는 아기자기하고 코지한 느낌의 인테리어로 테이블마다 색연필통이 꽂혀있어서 끄적끄적 낙서도 할 수 있다.
맛과 가격 모두 괜찮은 곳 :)

주소 : Gorokhovaya ul., 22

홈페이지 : http://www.cafezoom.ru/eng/ (클릭!)



담쟁이 덩굴과 수풀로 뒤덮여 있으니 놓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사과와 당근이 채썰어진 샐러드



메밀밥과 미트볼 (러시안) 맛있음 ♥



감자전(?)


파스타






⑦ I'm thankful for today (이탈리안, 카페, 바)

Zoom Cafe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강변의 코너에 위차한 I'm thankful for today.
바로 맞은 편의 Mickey & Monkeys, 그리고 Coffee room과 <Coffee Room>이라는 체인을 이루고 있는 레스토랑이면서 카페면서 바이다.
파스타와 버거, 샌드위치, 스테이크, 스무디까지 유러피안 음식을 다 팔고 있다.
인테리어도 세련되고 이쁜데, 개인적으로 음식 맛은 그닥 인상적이지 않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웬만하면 불평불만 없이 잘 먹었는데 처음으로 별로라는 생각을 했던 곳. 
따뜻한 카페라떼도 러시아 스타일로 유리잔에 담아서 빨대를 꽂아줘서 실망 ㅠㅠ
또 간다면 차라리 바로 근처의 Zoom Cafe를 한 번 더 가겠다. (-.-)

주소 : Gorokhovaya ul., 24
홈페이지 : https://www.coffeeroomspb.com/ (클릭)



인테리어는 약간 고풍스럽기도 하고 좋았는데 



맛은 생각보다 별로였던 크림해산물 파스타




2. 넵스키대로의 끝, 모스크바 역 근처






БАКЛАЖАН (바클라잔 우즈베키스탄 퀴진)


넵스키대로 끝의 갈레리아 쇼핑몰 4층에 위치한 바클라잔.

마말리가와 마찬가지로 긴자프로젝트 레스토랑 중 하나.

바클라잔이라는 이름답게 가지로 만든 음식이 이 레스토랑의 시그니처 메뉴들.

마말리가와 비슷한 코카시안 음식과 우즈베키스탄 음식을 메인으로 하면서도

유러피안 메뉴(파스타, 오믈렛, 스테이크 등)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아주 커다란 매장과 화려한 내부 인테리어로 가족단위 외식하기에 괜찮아 보이는 곳.

긴자 프로젝트의 레스토랑 답게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 (메인요리 400~800루블 사이)


주소 : 30 Ligovsky av., bld. A, shopping center «Galeria», 4th floor

홈페이지 : http://en.ginza.ru/spb/restaurant/baklajan





약간 고급지고 화려한 인테리어의 바클라잔



하르칼리야 (KHARKALIA) 역시나 스튜같은 것 



꼬부르마 라미안(KOVURMA LAMIAN) - 전통 우즈베키스탄 면 요리. 



피칼리 (ПХАЛИ) - 조지아식 동그랑땡이라고 해야 하나. 

떡같아 보이지만 여러가지 재료를 넣고 뭉쳐놓은 것

사진이 이래보여서 그렇지 엄청 조그마하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맛집 (2)편에서는 에르미타주 근처의 맛집(카페)를 소개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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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짜리 여행을 위해서 프랑스어 학원을 다닐거란 얘기를 했더니
엄마는 엄마답게 이렇게 말(잔소리)했다. 

 


- 거기서 영어로 해도 되는데 한 두마디 하려고 시간들여 돈들여 학원을 다녀야겠니
- 차라리 그 돈으로 계속 영어를 하는 게 여러모로 더 효과적이고 나중에도 도움이 되지 않겠니
- 쓸모없는 것에 쓸데없는 것에 돈만 쓰는 것 같다.



어머니, 저는 이제 이렇게 대답합니다.


 

필요를 위해 공부하는 건 대학원 다닐때까지 질리도록 했어요.
미래에 필요할 것들을 배우느라
내가 정말 배우고 싶은 것들을 포기도 해야 했어요.
그래요, 그 때 필요한 것과 하고 싶은 것을 다 가르쳐주기에 생활비는 한정적이었고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엄마의 입장에서는 필요한 것을 가르쳐줄 수 밖에 없었다는 건 이해해요.

 

 

하지만 그 때 그렇게 해서 결국 내가 밥 벌어먹고 살만큼은 해냈으니
자유 시간만큼은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살거에요.
(왜냐면 나는 내가 밥벌어먹고 사는 것도 하고싶어서 선택한 게 아니라 미래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선택했거든요.)
미래에 도움이 될(지도 안될지도 확실히 모르는 그런)거 말고요.
나는 현재를 살거에요.
그리고 그게 나를 미래에도 살아가게 할 거에요.

 

 



효용과 효과를 따지는 것은 주5일씩 회사에서, 회사를 위해, 회사에 의해 항상하고 있어요.
결과로 평가하는 것은 회사에서 돈 받으며 하는 일로 너무나도 충분해요.
내 삶은 이미 충분히 목표와 성과로 점철되어 있었어요.
제한된 시간과 자원안에서 가능한 실패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목표를 이루는

그런 삶의 방식으로 훈련되고 그렇게 스스로를 최적화시켜 살아왔어요.
 


그러나 저는 생각합니다.
꼭 결과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요.
시도 그 자체와 중도 포기, 혹은 실패 그 어느 것도
나에게는 소중한 경험이고 중요한 의미라는 것을요.
나는 그것이 시간 낭비, 돈 낭비라고 생각지도 않아요.
그것이 내 인생을 풍부하게, 세상에 대한 내 시야를 폭 넓게 할 거에요.


나의 자유 시간 만큼은 엄마 보기에 쓸데없고 낭비같고

남는 것도 없고 몇 달 배우다 때려쳐서 배우나마나 하더라도

바로 지금 나를 위해서 하고 싶어요.
미래를 위해서 말고요.
나중에 필요할 것 같아서 말고요.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거여서 말고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은 효용도 효과도 인풋도 아웃풋도,
그런 것을 재야할 필요도 의미도 없어요.
그것으로 내가 행복할 뿐이에요.

그것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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