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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13 (12) 상트페테르부르크 - 환한 저녁 산책






여름궁전에서 다시 쾌속선을 타고서 네바강의 선착장으로 돌아왔다.

오전에 가득히 몰려오던 구름들도 바람 따라 많이 휩쓸려 가버린걸까.

하늘이 완전히 개이지는 않았지만, 이제서야 서서히 기울어지는 노을빛이 번잡한 네바강 주변을 촘촘히 내리쬐고 있었다. 





쾌속선에서 보이는 바실리 섬의 인류학 박물관 (연두색), 동물학 박물관 (오른쪽 노란색) 




돌아온 네바강의 선착장, 8시가 가까운 시간인데도 해가 대낮같이 중천에 떠있다. 




에르미타주 박물관 옆 공원에서 한가롭게 햇살을 즐기는 사람들.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





에르마티주 박물관과 마주보며 궁전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구(舊) 참모본부 건물과 그 가운데 알렉산드로프 기념비






상트페테르부르크 관광의 핵심인 에르미타주 박물관과 궁전광장은 전 세계에서 몰려온 사람들로 북적북적 거렸다.

궁전 광장을 반원으로 둘러썬 참모본부 건물 (General Staff Building)이 노을빛을 받아 그 기세가 더욱 등등한 느낌마저 들었다. 

시간은 저녁 8시가 되어가는데,

백야의 도시 답게 하늘은 파랗고 이제야 햇살이 천천히 기울면서 여전히 환한 대낮같은 묘한 느낌이 들더라. 



나도 러시아 여행을 굉장히 오래 머뭇거렸던 이유이고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 중의 하나가

러시아의 치안, 특히 동양인에 대한 스킨헤드들의 테러였다.

내가 러시아여행을 가고 싶다던 2006년에만 해도 정말 동양인에 대한 염산 테러 소식이 간간히 있었고

10년이 지난 2016년에 러시아에 가겠다고 했더니, 다들 이런 반응이었다. 



"러어어어시아?! 패키지도 아니고?!! 괜찮겠어? 살아돌아 올 수 있겠어????"

(혹은, 거기 겨울 아니야?)




하지만, 결과적으로 여행하는 동안 치안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고 다녔다.

일단, 내가 여행하는 동안에는 스킨헤드족을 보지도 못했고, (단, 4월에는 조심해야 한다고 한다)

서유럽이나 남미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게 하는 소매치기들 걱정도 없었다.

그리고 백야까지는 아니었지만 여름은 해가 굉장히 길었던 덕분에

늦은 시간에 돌아다녔어도 날이 너무 환하여서 어둡고 으슥한 곳조차 없어서 

시간적으로도 굉장히 여유로웠을 뿐만 아니라 캄캄한 길을 다닐 일이 없어 무섭지도 않았다.


하지만, 어떤 상황이 생길지 모르니 방심해서도 안되고 여행지에서는 반드시 조심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내가 러시아에서 안전했다고해서 모두가 다 안전하기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하지만 그건 세계 어느 곳을 가더라도, 심지어 한국에서도 밤늦게 돌아다니는 것은 위험하니 각자가 항상 조심해야 하지 않을까.

다만, 우리가 막연히 러시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에 비해서는 훨씬 안전하다고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파리, 바르셀로나, 로마, 남미 같은 곳이 소매치기 때문에 더 신경쓰였음!)


 



귀여운 마뜨료슈까 인형을 그려놓은 기념품 가게.





시계가 오후 8시 7분을 가리키는데, 구름이 조금 끼어서 그렇지 날 자체는 굉장히 밝다!




누가 보면 아침 8시 인줄....







숙소로 돌아가기 전, 가볍게 저녁을 먹고 들어가려고 

넵스키대로에 있는 러시아 전통 파이 가게인 슈톨(Штолле)로 들어가보았다. 

( 홈페이지 : http://spb.stolle.ru/en )



쭈삣쭈삣 거리며 들어가니 커다란 진열장 안에 두툼하게 속을 채운 파이들이 가득 있고, 

우리는 먹고 갈 거라고 했더니 안쪽의 테이블로 안내해주고 메뉴판도 가져다 주었다. 

파이 종류가 정말 많은데 고기 파이, 연어 파이, 버섯 파이처럼 식사로 먹어도 좋을 파이도 있고, 

사과 파이, 레몬파이, 럼 케잌, 치즈케잌 같은 디저트 파이도 종류 별로 있었다.

더 좋았던 건, 파이 크기가 그램 단위 별로 나뉘어져 있어서 조금씩 시켜서 다양하게 맛 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가격도 100~200루블 사이여서 부담도 없다. 


다만, 저녁 늦은 시간에 갔더니 이미 파이 종류가 많이 매진되어서 선택의 폭이 좁았다...(ㅜㅠ)

이것 저것 주문하려다 여러 번 실패하고 고기 파이와 연어 파이를 시켰습니다. 






고기 파이와 연어 파이



속을 꽉 채운 고기 파이 (250g짜리) - 맛있었다 :D 보니까 또 먹고 싶네.....






바삭거리는 빵 안에 고기가 두툼하게 꽉곽 채워져 들어가 있어서 먹고 나니 든든한 느낌!

내친김에 내일 아침에 먹겠다며 연어파이까지 테이크아웃으로 사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호스텔로 돌아왔다. 



이제 내일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가보렵니다!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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