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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2.05 (5) 모스크바 - 화창하고 강렬한, 너는 모스크바

 

 

 

 

 

 

 

 

어제 크렘린과 노보데비치 수도원, 그리고 리츠칼튼 호텔의 스카이 라운지에서 내려다보는 붉은 광장의 야경까지.

알차디 알찬 모스크바에서의 첫 하루가 지나고 모스크바에서의 두 번째 날이 시작되었다.

 

호텔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관계로,

오늘도 츠베르스카야 울리차로 나와 카페거리에 가서 두리번 거리다가

가이드북에서 말하기를,

최근 러시아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샤깔라드니차 (ШОКОЛАДНИЦА) 당첨.

 

 

문을 열고 들어가 안쪽 좌석에 앉으니 메뉴판을 가져다 주는데

러시아어를 잘 모르면 가장 난감한 것은, 뭐가 뭔지 몰라서 주문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다행히 메뉴판에 음식 사진이 꽤 많아서 음식 사진이 있는 것 중에 골랐다.

나는, 따뜻한 카페 라떼와 블린을 시켰던 것 같은데........

이...이 아침에 기름기가 좔좔 넘치는 블린이라니............................

그..그림엔 이렇지 않지 않았니?

 

 

 

 

 

 

러시아에서 음식은 크게 기대하지 말자.

 

특히! 카페라떼!!!

 

스타벅스, 그리고 어제 더블비 말고는 러시아에서 제대로 된 라떼를 못마셨다.

 

충격과 공포!!!!

특히!! 따뜻한 라떼를 시키면 꼭 손잡이가 없는 유리컵에 담아주고 가운데 빨대를 꽂아준다!!!!

손잡이가 없는 머그는 뜨거워서 잡을 수도 없는데!!

 

(또) 아침 식사에서 크나큰 실망을 하고,

우리는 오늘 오전에 예정한 일정인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과 뜨레치아코프 미술관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화려한 파스텔톤의 건물 앞에서 그림이 된다. 내가 참 좋아하는 사진.

 

 

 

 

 

 

 

" 시베리아의 혹독한 겨울이 있는 나라라는 것을,

상상할 수 조차 없을만큼

강렬하고도 눈부신 햇살이

도시의 거리 구석 구석을 내리쬔다.

 

민트색, 연분홍색, 연노란색의 화사한 건물들 사이로

마치 침엽수림처럼 길게 뻗은

모델같은 여성들이,

말 그대로 샛노란색, 샛분홍색, 새파란색의 화려한 원색의 옷을 입고서

이 뜨거운 햇살 아래 당당하고 도도하게 걸어간다.

 

마치 이 짧은 여름만을 기다렸던 것처럼.

그리고 이 강렬한 햇살이 다시는 없을 것처럼."

 

 

- 2016. 8. 2. Travel note, Moscow in Russia

 

 

 

 

 

 

 

 

사실 걸으려면 걸을 수 있는 거리이기도 하지만 (그리고 나는 걷는 걸 좋아하지만)

한 여름 땡볕에서 걷는 것은 꽤 지치는 일이기도 했다.

어쨌든, 걷고 걸어서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Храм Христа Спасителя)에 도착했다.

 

 

역시나 하얀색 벽과 금색 양파모양의 돔으로 만들어진 이 러시아 정교회 대성당은

1812년 나폴레옹과의 전쟁인 조국전쟁의 승리를 가져다 준 신의 은총을 기리기 위해 지어졌다고 한다.

러시아 혁명 이후 소련당시에 소비에트 궁전 건설 계획을 수립하고 폭파, 철거하기 시작했는데

2차 세계대전으로 철거가 중단되었다가 1994년에서야 복원사업을 진행해서 2000년에 비로소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성당은 어제 크림렌 안에서 보았던 사원들과 비슷하면서도 훨씬 더 장엄하고 웅장하게 느껴졌다.

단 하나 주의할 점! 이 대성당은 이탈리아 성당들처럼 복장규제가 엄하다.

※ 민소매나 너무 짧은 바지를 입고 있을 경우, 입장을 저지  당하기 때문에

성당 내부를 관람하고 싶다면 팔이나 다리를 가릴만한 스카프나 가디건을 가지고 가는게 좋다.

안타깝게도 어린 J가 짧은 반바지 탓에 걸려서 J와 나만 성당내부로 들어갔다.  

그리고, 내부는 사진을 찍을 수 없다.

 

 

 

 

 

 

파란하늘아래 빛나는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

 

 

오늘도 역시나 햇살이 너무 뜨겁습니다.

 

 

거대한 구름 아래 모스크바 강변의 풍경. 이제야 조금 러시아 같다.

 

 

 

저 멀리 크렘린의 망루들과 이반대제의 벨 타워도 보인다.

 

 

 

 

모스크바 강을 건너, 조금 더 걸어서 드디어 뜨레치아코프 미술관(Третьяковская галерея)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미술관은 러시아인들에게 사랑받는 미술관으로 모스크바 상인이었던 뜨레치아코프가

자신이 수집한 작품을 모스크바시에 기증하면서 세워진 미술관이라고 한다.

참고로, 이 미술관은 러시아 미술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나같은 미알못은 야심차게 들어갔다가 점점 빠르게 지나치게 됨...(ㅠㅠ)

 

 

여기 러시아에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티켓자동판매기가 있는데 사람들이 굳이 줄을 서서 직원에게서 표를 산다는 것이다.

뜨레치아코프 미술관도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사람들이 표를 사려고 길게 줄을 서있는데,

1층으로 올라가보니 티켓자동판매기 앞에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결제단계에서 살짝 버벅거리긴 했지만, 옆에 있던 러시아 커플이 친절하게 도와준 덕분에

재빠르게 표를 끊고 입장할 수 있었다.

여튼, 러시아에서는 자동판매기를 이용하는게 개이득 (-_-)=b

 

 

 

 

건물양식마저 독특한 트레치야코프 미술관

 

 

 

미술관 밖에는 저런 작은 귀여운 가게들도 있었다.

 

 

 

 

 

 

때마침 점심시간이 되어서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하다가,

바로 저 상점들 바로 뒤에 비밀의 화원같이 숨겨져 있는 한 비건 레스토랑을 찾아냈다.

이름은 Sok (Кафе-студия СОК : 카페-스뚜지냐 쏰)

그냥 가까이에 있어 들어갔는데 구글리뷰 4.3/5의 나름 퀄리티가 보장되는 곳이었음!

 

 

실내에도 들어갈 수 있고, 외부에도 앉을 수 있는데

적당히 그늘져 있는 테라스 석에 앉았다. (그런데 점점 내 자리로 햇살이 침범해 들어옴)

 

 

 

 

 

카페 밖에 말로만 듣던 러시아 미녀언니(라고 쓰지만 나보다 13살은 어릴 것이다)

도시가 이쁜 여러 가지 이유 중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이뻐서 도시가 이쁘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

 

 

 

 

플레이팅도 이쁜 스프

 

단호박과 당근으로 만든 음식이었는데 너무너무 내 스타일로 맛있었다. 건강한 맛!

 

 

 

 

사실 나는 비건 음식에 별로 거부감도 없고, 건강식이라서 아주 좋아하는데

K와 J가 비건 음식을 처음 먹는 것 같아서 살짝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사실 비건 음식인거 모르고 먹으면 정말 맛있게 잘 먹을 수 있을만큼

음식 자체가 워낙 괜찮았던 것 같다.

(....물론 나만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다... )

여튼, 구글 평점이 높으니 좋은 집은 좋은 집이야.

저는 뜨레치야코프 미술관 가시는 분들께 추천드려요! :)

 

 

 

날씨만큼이나, 화창하고 화려한 여름의 모스크바.

이제는 오히려 눈이 쌓인 추운 겨울이 상상되지 않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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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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