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9일
세계여행 제 29일째 (3)
Barcelona, Spain


까사밀라에서 나와 이번엔 바르셀로나의 중심 시가지로 갔다.
거기서 ZARA에 들러 한껏 아이쇼핑(;;)을 하고는 바르셀로네따 해변 근처의 Vell항구에 도착했다.
왠지 모르게 벤쿠버를 떠올리게 했던 Vell항구.



아마 요트때문에 벤쿠버가 생각났었나봐.

이야기를 나누던 두 소녀.



보기만 해도 시원한 풍경 :)



잠시 시은언니와 떨어져 혼자만의 자유시간을 가지면서 여기에 앉아 Travel book을 펼쳐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서 "Hey, Girl!"하는 소리에 나도모르게 고갤 들어보니 왠 껄렁껄렁한 흑인이 내 앞에 서있는게 아닌가.
순간적으로 경계지수의 폭발적 증가!!
바르셀로나에 소매치기가 많다는 얘기와 온갖 소매치기 수법을 전해들은터라 바짝 긴장했다.
거기다 지금은 나 혼자인데다, 인종차별같아 미안한 얘기지만 어쨌든 태도가 불량한 흑인이었으니까.

차라리 영어를 못한다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긴장한 티를 내지 않으려고 썩은 미소로 웃으며 대답한게 잘못이었다.
시작은 항상 그렇듯이, 어디서 왔냐...그런데 점점 얘기가 옆으로 샌다? 친구랑 왔냐, 호텔에서 묵느냐, 남자친구 있느냐...
그래서 애인이 스페인에서 공부하고 있어서 애인 볼겸 여행왔다고 딱 잘라말했더니
갑자기 무섭게 얼굴을 들이밀면서, 그럼 흑인남자친구 한 명 더 두란다.........나 애인 있다니까???? 라고 반박했더니
지금 자기가 Black이라서 차별하는거냐며 몰아세우는거다. 워워;;;
그래서 니가 Black이든 White든 Yellow든 난 상관없고 애인이 이미 있기때문에 너랑 안사귀는거라고 설득하고 있는데
갑자기 시은언니가 다가오더니 쌜쭉하게 팔짱을 끼고는 휙 돌아서버렸다.
(멀리서보니까 왠 흑인남자랑 얘기하고 있어서 걱정되서 그랬단다...ㅠㅠ언니감사요..ㅠㅠ)

....애인있다고 그랬는데...레즈비언으로 알았으면 어쩌지...



어쨌든ㅋ 우리는 가이드책에 소개된 맛집을 찾아나섰고 생각보다 많이 헤메지 않고 찾아냈다.
(먹는 거 앞에서는 절대 길도 잃지 않으며, 처음가는 길도 척척 찾아낸다.)

이름하여 IRATI

IRATI의 내부모습.



기본적으로 슬라이스 된 바게트 빵을 파는 곳인데, 바게트 위에 갖가지 토핑이 얹어져있고 뷔페처럼 먹고 싶은 만큼 덜어먹는 거다.
대신 앉을 수 없고 Bar에 서서 먹어야 하며, 계산은 바게트에서 빼먹은 이쑤시개 갯수대로 계산한다.
가격도 괜찮고 음식도 맛있고 무엇보다도 저 IRATI분위기가 좋아서 우리는 IRATI에 푹 빠져버렸다.
나중에 바르셀로나 가실분들은 요요요요 IRATI대 추천!! 홍대나 신사동 가로수길에 하나 있어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곳.

모짜렐라 치즈토핑을 얹은 바게트!



IRATI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플라멩고 보기에 도전!
마침 IRATI 근처에 매일 밤 저렴한 가격으로 플라멩고를 공연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나섰는데...
이건 뭐..음식점 찾는 것보다 더 어렵다;;;
한참을 람블라스 거리를 북으로 남으로 왔다갔다; 안되는 에스파뇰때문에 손짓발짓 해가면서 겨우겨우 찾았다 ㅠㅠ
람블라스 거리에서 작은 골목으로 조금만 들어가니 갑자기 큰 광장이 나왔는데, 바로 여기가 Riel 플라자!


매일 밤 플라멩고 공연이 열리는 TARANTOS 공연장.



자유로운 광장의 분위기

TARANTOS내부 인테리어..


 
TARANTOS는 큰 공연장은 아니고, 무대가 있는 카페인데 술한잔씩 가볍게 하면서 플라멩고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은 멋지게 봤는데, 다만 나는 여자가 추는 플라멩고를 기대했는데 우리 때는 남자분이 추셔서.....-_ㅠ
그렇지만 멋있었어요. ㅠ 정열적이었다구요 ㅠ!

정육점조명이 인상적이었던..

 

 

어쨌든, 아무 계획없이 도착한 바르셀로나에서의 바쁜 하루가 또 이렇게 지나갔다.
사실 파리에 완전 매료되어있었는데다가 사그라다 파밀리아를 빼고는 스페인에 별로 기대하고 있는 것이 없었는데
오히려 마음을 비우고 와서 그런건지, 아니면 사전정보 없이 빡빡한 계획도 없이 여유롭게 돌아다녀서 그런건지,
아님 정말 오늘 햇살이 좋아서 그런건지 (아마 이거때문일꺼다)
도둑과 소매치기 많기로 유명한 바르셀로나가 갑자기 좋아지기 시작했다.
좋다. 출발이 좋아. :)

Posted by honey,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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